[People&_박윤정] 범부처, 전주기로 시도된 첫 사업 의미
‘People &’ ‘글로벌 신약개발 국가로의 도약 이끄는 숨은 리더를 만나다’
2011년 9월 시작된 범부처전주기신약개발사업.
본 사업은 신약개발 분야를 지원해 온 미래창조과학부, 산업통상자원부, 보건복지부가 글로벌 신약개발 국가로의 도약을 목표로 부처 간의 경계를 허물고 효율을 극대화 하고자 출범시킨 국내 첫 정책모델이다.
‘People &’에서는 신약개발 분야 다양한 전문가들을 만나 글로벌 신약개발 국가로의 도약을 목표로 하는 한국의 오늘과 내일에 대해 듣고, 또 이를 실현시키기 위한 사업단의 역할을 알아본다.
[박윤정 (재)범부처신약개발사업단 운영위원]
'범부처', '전주기'로 시도된 첫 사업의 의미
박윤정 교수, “효율적 지원, 이례적 성과...지나온 길이 신약개발 옥토 만들 재산”
(재)범부처신약개발사업단의 운영위원과 이사진은 효율적인 사업 운영을 위한 논의에 참여하여, 실질적인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2기에 이어 3기 운영위원으로도 참여하고 있는 박윤정 운영위원(서울대학교 치의학대학원 구강생화학교실, 사진)을 만나 범부처전주기신약개발사업에 대한 제언을 들었다.
이화여자대학교 약학대학을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미국 미시간대 약대에서 포스닥 과정을 거친 후 동대학 연구교수로 재직하며, 미국 바이오벤처에서 책임연구원으로도 활동했다. 국내외를 넘나들며 다양한 연구 경험을 쌓은 박 교수는 현재 치의학대학원에서 생화학, 재생치의학 등 기초 과목을 강의하고 있다.
박 교수는 “뼈 재생과 관련된 약리활성 펩타이드 물질 개발을 많이 했다. 일찍이 연구의 상용화에 관심을 두고 펩타이드 및 바이오 소재를 이용한 융합 의료기기쪽에 많은 개발 경험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도 학내 벤처와 함께 골다공증 치료, 골관절염 및 치주염에 대한 연구를 하고 있다.
실제로 R&D 지원에 대해 관심도 많고 실제로 연구비를 지원받기 위한 신청도 하고 있다는 그는 국내외 연구 현장에서의 다양한 경험을 가지고 있기에 국가차원의 정책 지원 방향을 설정함에 있어 그 자체로 현장의 목소리가 되어 주고 있다.
“범부처전주기신약개발사업의 의미”
사업 초기 과제 평가에 참여하면서 사업단과의 첫 인연을 맺었다는 박 교수. 그는 당시 첫느낌이 굉장히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사업단은 과제접수 이후, 서면검토→발표평가→현장실사→투자심의→협약협의의 과정을 거쳐 최종 선정에 이른다. 과학적 측면은 물론 시장성 측면까지 고려한 평가를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었다고 판단되는 연구를 지원한다.
그는 “20분 발표와 40분 질의라는 시간을 꽉 채워 평가위원들은 연구자에게 지극히 전문적인 코멘트를 주고, 그에 대해 연구자와 평가자가 의견을 나누는 것이 굉장히 놀라웠다”고 했다. 또한 “과학적 측면의 평가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이후 투자심의위원회를 통해 사업성 평가를 또 받는 것도 인상적이었다”고 덧붙였다.
사업단과 박 교수는 평가위원에서 운영위원으로 그 인연이 이어졌다. 그는 지난 5년간의 사업 운영에 대한 평가에 대해 “개별 부처로 진행되던 신약개발 분야의 지원을 한 곳에서 연결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었다는데 가장 큰 의의가 있다”고 했다. 그는 “기존에는 R은 학교 D는 회사에서 한다는 것이 통념이었다. 그리고 그 사이의 N을 몰랐다. 그걸 하나로 묶은 것이 사업단의 순기능이다“고 강조했다. 하나의 사업에서 신약개발이라는 분야의 처음부터 끝까지, 그것도 마일스톤 방식이라는 형식으로 갈 수 있게 하는 체계는 사업단 뿐 이라는 것이다.
박 교수는 “사업단은 지난 5년간 총 16건의 국내외 기술이전 성과를 보여준 바 있는데 단기간에 이처럼 우수한 성과 나타날 수 있었던 것의 원동력은 사업 운영의 시스템에서 비롯되었을 것”이라고 지목했다.
아울러 “우수 과제 선정을 위해 지원 체계를 이원화 하고, Joint R&D program 및 C&D 지원사업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은 물론 사업 초기부터 수행하고 있는 사전/사후상담 등 사업단만의 독특한 활동들은 앞으로 더 많은 성과 창출의 원동력이 되어 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또한 그는 실질적인 성과 이외에도 사업 초기부터 신약개발 분야의 특성상 성실실패를 인정할 수 있어야 한다는 공감대를 형성하고자 노력한 점도 높이 평가했다.
그는 “신약개발 분야에 적극적인 국가 지원이 이뤄지고 있는 만큼 High Risk-High Return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는 것도 필요하다”면서 “그런 측면에서도 사업단이 많은 기여를 하고 있다는 것은 과제 지원을 위한 기관 이상의 역할을 해준 것”이라고 했다.
“국내 신약개발 토양 가꾸기,
사업단의 주요 역할”
지난해 말 국내 신약개발 분야에서의 그야말로 빅딜이 성사되면서 한껏 고무됐었다. 반면 최근에는 잇달아 연구에 차질이 생겼다는 뉴스가 보도되며, 위축된 분위기다. 박 교수는 “예기치 못한 실패 소식에 연구계는 위축될 수 있다”면서, “하지만 사업단은 지금이 더 많은 파이프라인 구축을 위해 더 적극적으로 지원에 나서야 할 때이다”고 주문했다.
박 교수는 적극적인 지원의 구심점으로 현재 사업단에서 추진하고 있는 Joint R&D program 및 C&D 지원사업 등을 꼽았다. R&D에서는 오픈 이노베이션을 얼마나 성공시키는 가가 관건인 만큼 국내 연구자들에게 더 많은 연구의 기회를 줄 수 있는 사업들이 그 중심에 서 있어야 한다는 판단이다.
Joint R&D program은 글로벌 기술이전 가능성 극대화를 위해 글로벌 제약사와 연구 과제를 공동으로 공모하고 투자하는 공동 연구개발 프로그램으로, 지난해 존슨앤드존슨 이노베이션을 시작으로 올해 MSD와의 공동 공모를 진행한 바 있다.
C&D 지원사업은 국내 혁신신약 파이프라인 강화를 위한 사업으로, 국내 벤처기업, 제약기업들이 해외의 우수한 신약 후보물질을 도입하여 글로벌 신약으로 개발하는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을 지원하기 위한 사업이다. 지난해 이어 오는 12월, 제2회 테크페어 개최를 앞두고 있다.
박 교수는 “오픈이노베이션에서는 사업단의 역할이 제일 클 것”이라며, Joint R&D program 및 C&D 지원사업에서의 보다 적극적인 사업단의 역할을 요청했다. 아울러 박 교수는 Joint R&D program에서 국내 연구를 소개함에 있어 지적재산권 등을 사업단이 보호해줄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할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그는 “사업단이 대학이나, 벤처기업, 연구소 등이 보유하고 경쟁력 있는 연구들을 연계해서 다음 단계의 연구가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 형식의 중개역할을 많이 했다면, 이제까지의 경험을 바탕으로 여러 가지 모델을 샘플 형식으로 만들어 사업단이 안내를 해주는 방안도 좋은 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아울러 신약개발에서의 실패 사례를 통해 다른 연구자들이 실패를 줄일 수 있는 노하우를 공유할 수 있는 자리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지원 과제가 늘어나면서 사업단이 쌓아온 다양한 사례를 통해 긍정적인 영향력을 끼쳐주길 바랐다. 그는 “실패율을 줄이는 것이 곧 성공률을 높이는 것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제 진주알을 하나씩 찾아 놓은 단계,
꿰다가 말게 될까 걱정“
3개 부처가 동시에 재원을 투입해서 하나의 목표로 간 사업이면서 신약 개발에 특화된 케이스가 없다. 거기다 이제는 각 대학에서도 사업단을 알고 있을 만큼 그 위상 또한 높아졌다.
3개 부처가 큰 뜻을 품고 처음 시도한 사업이라 힘든점도 많았지만 지금까지 온 히스토리를 재산 삼아 연구자에게 울타리 역할을 해주길 바라는 바람을 드러냈다. 그는 “앞으로 더 많은 사업이 나오게 하는 롤모델이 될 것 같다”며, “가급적이면 많은 파이프라인을 이미 가지고 있는 사업이기에 연구자의 입장에서는 본 사업의 종료 후에도 연결될 수 있는 후속 사업이 마련되었으면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