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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DF 기고_신상훈] 희귀의약품 동향 및 전망

  • 2013.12.02
  • 1,504

희귀의약품 동향 및 전망

 

 

평가관리팀 신상훈 전문위원

 

 

희귀의약품의 정의


FDA에 의하면 희귀의약품은 미국 총 인구 중 20만명 이하 (만 명당 7.5명꼴) 환자가 앓고 있는 질환의 치료, 진단, 예방에 효과가 있는 의약품을 의미한다. 유병인구 외적으로 추가적으로 환자수가 20만명 이상일지라도 개발 소요 비용이 판매를 통해 회수될 것으로 기대할 만한 합리적 근거가 없는 경우거나 NCEs 혹은 기허가 제품의 적응증이 희귀질병 치료에 새로 추가된 품목을 의미한다.

애초에 효소대체치료제의 임상시료 생산을 촉진하는 과정(ref 1)에서 이루어진 입법사례를 소개하여 보면, 타겟 환자수가 적어서, 대부분의 제약회사는 희귀질환에 집중하는 것을 회피하여 왔기 때문에, 1983년에 미 의회에서 개발진흥책으로 희귀의약품법령(Orphan Drug Act)을 제정하여 기업체에게 7년간의 독점 매출권, 조세 감면, 규제기관의 협조, 최종 승인 이전에 의약품의 위급환자들에 대한 동정적인 이유로의 사용을 허용함 및 우선심사 바우처 등을 제공하도록 하였다.

 

희귀의약품 시장 전망


빅 파마(Big Pharma)는 고부가 가치의 치료제 영역으로 파이프 라인을 활성화 시키기 위한 전략으로 희귀질환 타겟 비즈니스 계약에 관심이 많다. 빅 파마가 희귀의약품을 이토록 탐내는 이유는 종래의 1차 진료에 의한 블록 버스터 모델이 더 이상 통하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현재의 추세는: (1) 화이자처럼, 기업전략에 맞는 희귀질병에 특화된 기업과 점진적으로 계약을 체결하거나, 또는 (2) 사노피가 젠자임을 매입한 예처럼, 큰 규모의 인수합병을 통하여 피인수 기업이 보유한 희귀의약품 포트폴리오에 빠르게 접근한다. 또한 기업역량을 극대화 시키기 위하여 기허가된 희귀의약품을 비희귀 적응증으로 차후에 2차적으로 확장하여 출시하는 기회를 잡고자 하기 때문이다.

희귀의약품 개발은 전통적으로 작은 희귀질병 특화기업이 주도 해 왔다. 이런 기업들은 종종 출시된 약품이 없더라도 임상시험 결과 발표나 FDA의 승인 만으로도 주가가 폭등하거나 흥분상태를 일으키곤 하여서 빅 파마의 구매 대상이 되곤 한다. 궁극적으론, 큰 회사에 합병되면 특화기업에는 출구 전략을 제공하고, 또한 빅 파마가 가진 글로벌 영업력의 혜택을 받을 수도 있다. 하지만, 최고의 투자를 위한 최고의 기업들을 어떻게 선정해야 하는가는 여전히 큰 숙제로 남아 있다.

 

희귀의약품 시장 분석 (2011~2017)


치료제 영역에서는 항암제가 2011년 기준 전체 희귀의약품 매출의 42%를 달성하여 최대 시장을 형성하고 2017년 까지 53억불의 전체 매출증가가 예상된다. 면역과 염증분야는 희귀의약품분야의 두번째 시장을 형성하는데 23% 매출 규모와 36억불의 매출증가가 예상된다. (ref 2)

 

빅 파마가 2011년 승인된 희귀의약품 기준으로 77%의 매출을 달성하여 희귀의약품 시장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며, 중견 및 신흥 제약기업에서의 희귀의약품 분야로의 돌격이 기대된다.  2011~ 17년 기준으로 66억불이 예상되는 반면 빅 파마의 경우에는 같은 기간에 44억불이 예상된다.

 

베스트 셀러


2011년 최대매출을 기록한 희귀의약품은 죤슨앤죤슨社의 레미케이드 (Remicade: infliximab)인데 시장에서의 성공적인 위치를 점유할 수 있는 이유는 효과적인 적응증 확장 전략이다. 죤슨앤죤슨이 1998년 레미케이드를 출시할 때는 희귀적응증인 크론병의 치료제로 였는데 반해, 점차적으로 비희귀 적응증인 류마티스관절염, 강직척추염, 건선 관절염, 궤양성대장염, 건선 등으로 확장 승인을 받아서 매출 증대에 기여하였다. 레미케이드는 2015년 출시 예정인 바이오 시밀러 카피약의 제한적이지만 위협아래에 있고 또한, 애보트社의 휴미라(adalimumab) 같은 약품이 매출 1위를 노리고 있다.

 

기업분석


1.     사노피 (Sanofi)

젠자임 합병으로 희귀의약품 분야의 선두주자가 됨. 10개의 출시약품이 이미 FDA에서 승인되고 세가지 후보물질들이 파이프라인에 있슴. 고셔병, 파브리병 등을 포함하는 라이소좀 저장성 질환 (lysosomal storage disorder, LSD) 분야를 선점하고 있는 젠자임의 위치를 잘 활용하고 있다. 2년간 생산시설 문제가 발생하여 샤이어(Shire)에게 경쟁력 증가를 허용한 바 있다. LSD분야의 경쟁이 치열하여 추가 기업인수와 인라이센싱 활동이 예상됨

고셔병의 효소대체 치료제(Enzyme replacement therapy: ERT)인 세레자임 (Cerezyme: imiglucerase alpha)과 희귀의약품 지정을 받은 Eliglustat이 현재 파이프 라인에 있다. 세레자임은 현재 사노피의 최대매출을 기록하는 희귀의약품임. 1997년에 고셔병 치료제로 첫번째 출시된 의약품으로 2017년 까지 그 위치를 유지하리라 예상됨. 25%의 약가 인하를 받고 출시한 샤이어(Shire)의 두번째 고셔병 치료제 Vpriv 2012년 승인된 화이자의 세번째 제품 Uplyso가 경쟁하고 있다. 세레자임의 2013년 특허만료와 세레자임이나 Vpriv 의 혈액내에서의 빠른 불활성이 문제가 되기 때문에 새로운 클래스의 경구용 소화합물인 기질감소치료제 Eliglustat2013년 임상3상 결과가 강력하게 나와주면 현재 60분간의 정맥 infusion에 의한 ERT 투약방법의 불편함을 대신하고, 또한 현재 시판중인 Actelion의 경구제 Zavesca (miglustat)의 심각한 부작용을 극복한, 싸고 빠르고 편리한 복용방법을 가진 치료제로 대두 될 가능성이 있다.


2.     화이자

이스라엘계 프로탈릭스(Protalix)에서 개발된 Uplyso 2012년에 고셔병 치료제로 승인됨. 사노피와 샤이어의 ERT에 이어 유전공학적으로 당근에서 생산되므로 생산단가가 저렴하기도 하여 사노피의 세레자임 대비 25% 할인가격으로 판매 예정. 2009년도에 화이자가 프로탈릭스에게 600억원의 업프론트과 550억원의 추가 규제단계 마일스톤을 주고 이스라엘 외 전세계 독점 라이선스을 구입함. 향후 수입은 60/40으로 화이자와 Protalix가 배분함.

2010년도에 단백질 이상접힘(misfolding)질병에 특화된 FoldRx社를 합병함. 직후 낭성섬유증(Cystic fibrosis, CF)재단과는 개발 파트너쉽 협약을 체결하여 가장 흔한 돌연변이인 ΔF508(30명의 백인중 1명의 보인자)에 대한 향후 6년간 580억원 규모의 치료제 개발 추진 중. 낭성섬유증 재단은 이미 Vertex사가 CF의 드문 유전형태 (4%, G551D 돌연변이)의 첫번째 치료제인 Kalydeco를 신약 승인 받는데 협력하는 성과를 도출한바 있다.

 

2011년에 미국 Glycomimetics sickle cell disease환자가 나타내는 혈관 막힘 위기 (vaso-occlusive crisis)에 대한 선도화합물인 GMI-1070에 대한 전세계 독점 라이센싱을 계약함. 다발성 골수증 (myeloma)의 임상 1에도 같은 물질이 적용 가능하므로 화이자의 특수의약품 분야의 전문성이 실력을 발휘하리라 예상함

 


3.     샤이어 (Shire)

진입장벽이 높은 전문질환 특화기업이 되기 위해서 제품 포트폴리오와 다양화를 유지하기 위해 공격적인 인수합병과 인라이센싱 활동을 거쳐 성장하여 옴. 자체의 희귀질환 전담부서를 갖추고 희귀의약품 분야를 선점하고자 노력 중.  LSD분야에 특화되어 있는데 이 질환은 자주 심각한 퇴행성 신경질환 증상을 나타내는데, 이 때문에 샤이어는 기존 중추신경계 질환분야의 전문성 활용이 가능해짐.

 

적응증 확장 전략


1.     신약개발기업에 있어서 희귀의약품 개발은 재무적, 규제적인 인센티브뿐만 아니라 싸고 빠른 연구개발 그리고 일반 의약품 대비 최소의 영업마케팅 비용 등의 잇점이 있다. 더군다나 출시된 후에는 환자수가 훨씬 많은 다른 비희귀 의약품 적응증으로 확장하여 승인을 받으면 수입이 급격히 증가할 수 있다. 아래에 세가지 다른 적응증 확장전략의 예를 의약품의 실례를 들어서 설명해 본다.


2.     희귀의약품에서 비희귀의약품으로 확장: 아바스틴(Avastin, 로슈)의 경우에서 보면 2003년 최초 신장세포암종(renal cell carcinoma)치료제로 희귀의약품으로 승인받았으나 2004년에는 화합치료제와의 병용 요법으로 비희귀 적응증인 전이성 대장암(metastatic colorectal cancer) 1차 치료제로 승인 출시 된 이후 추가적응증이 계속 확대됨. 아바스틴은 혈관내피성장인자(VEGF, vascular endothelial growth factor)에 대한 최초의 단클론항체인데 그 기전은 희귀 또는 비희귀 고형암에 광범위하게 적용 가능하다. 2011년 기준으로 글리벡이 7개의 희귀 적응증을 근거로 미국내 13억불을 달성, 아바스틴은 2개의 희귀 적응증과 3개의 비희귀 적응증을 근거로 31억불을 달성함. (ref 3)


3.     비희귀의약품에서 희귀의약품으로: 어비툭스(Erbitux, cetuximab, BMS, Lilly, Merck)는 표피성장인자수용체(EGFR, epidermal growth factor receptor)에 결합하는 단클론 항체. 2004년 출시 당시엔 전이성 대장암 환자를 대상으로 2차 치료제 비희귀의약품으로 승인 받음. KRAS 동반진단과 함께 투약됨. KRAS 돌연변이가 있는 환자에게 Erbitux가 잘 들어서 65% 의 약효능을 보임. 그 이후 희귀질환인 두경부 편평세포암종 (SCCHN, squamous cell carcinoma of the head and neck)에 방사선 치료와의 병용 요법으로 2006년 승인. 기존의 시스플라틴이 가진 독성등의 부작용 대비 안전한 대안으로 각광을 받음. 이후 말기 위암(advanced gastric cancer)이나 몇 가지 비소세포폐암(non small cell lung cancer)에서 병용요법제로 현재 비희귀 질환 임상 3상 시험중임.


4.     희귀의약품으로만 적응증 확장: 글리벡 (Gleevec, imatinib mesylate, Novartis

관계되어 있지만 생물학적으론 상이한 적응증에서 단일 약물이 여러가지 다른 희귀 의약품 지정/승인을 받으면 어떤 특정 치료 영역에서의 시장 독점성을 확실하게 할 수 있다. FDA에서 최대 기록인 7개의 희귀의약품 승인을 받은 2011년 기준 글로벌 매출 44억 불을 기록함.

2001년에 만성골수성 백혈병 (chronic myeloid leukemia, CML) 치료제로 승인됨. 2002년에는 위장관 기질 종양 (gastrointestinal stromal tumors, GIST), 2005년에는 추가로 5개의 적응증에 승인을 받음.

 

결론


라이소좀 저장성 질환에 대한 효소대체 치료법 개발과 발 맞추어 마련된 희귀의약품 법령은 제정 후 30년이 지난 현 시점에서 돌아 보면 치료단백질에서 소화합물과 항체의약품으로 치료제 영역이 확장되었고 항암제와 면역염증계 적응증 분야에서 매출이 신장되었다. 빅 파마는 적응증 확장을 목표로 희귀질환 특화기업의 구매를 위한 옥석을 가르고 있다. 국내 제약 기업들도 희귀의약품 개발을 기업 전략으로 수립하고 있다. 국내 희귀질환 환자가 50만명 수준이고 희귀의약품은 대부분 수입되고 있다. 희귀의약품 개발을 위해서는 (1) 희귀질환을 연구하는 임상 전문가와 (2) 신규약물을 검색하거나 기존 약물을 재창출(repurpose) 할 수 있는 전임상 단계의 전문가간의 생산적인 논의가 필요하다. 국내 제약산업의 글로벌화를 위한 전략으로 희귀의약품 분야에 대한 논의가 더욱 활성화 되기를 기대한다.

 

 

참고문헌

1.     효소대체 치료법: 발상부터 완성까지, 2013, 신상훈
http://www.kddf.org/bbs/bbs.asp?mode=view&IDX=558&p=1&cateId=39

2.     Orphan Drug Market Outlook to 2017, 2013, Musciacco. M, Datamonitor

3.     Orphan Drug Trends, 2011, Coleman. K, Datamonito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