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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censing Story_이정규] 기반기술 확립 과정에서의 눈물과 첫 결실(올리패스의 사례)

  • 2015.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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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반기술 확립 과정에서의 눈물과 첫 결실 
(올리패스의 사례)
이정규. 올리패스 사업개발 자문
 
올해 10월 말에 국내 바이오업계에 그리 알려지지 않은 뉴스가 해외 매체들을 통해 나갔다.
 
OliPass announces a worldwide discovery alliance with Bristol-Myers Squibb for PNA based therapeutics
(http://www.prnewswire.com/news-releases/olipass-announces-a-worldwide-discovery-alliance-with-bristol-myers-squibb-for-pna-based-therapeutics-211287021.html)
 
필자는 2013년 3월부터 올리패스 기술의 기술이전 (Licensing)을 위한 사업개발 자문으로 참여하면서 관심있는 다국적제약회사들을 발굴하고, 협의 및 협상을 하고, 그리고 최종적으로 계약서를 마무리하는  일련의 과정을 올리패스와 함께 진행하면서 더욱 더 올리패스의 기술에 대해 자긍심을 가지게 되었다. 또한, 이러한 기술의 초기단계에서 이제 다국적제약회사들과의 협력을 통하여 본격적인 기술의 성숙을 보고 있으면서 참으로 뿌듯하고, 보람을 느끼며, 그 내용과 과정에 대해 간략하게 나누고자 한다.
 
보도자료의 내용으로 보면 그 제휴의 내용은 아래와 같다.
(1)  PNA(Peptide Nucleic Acid,펩타이드 핵산) 기술 기반한 안티센스 업체인 올리패스와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퀴브와 전략적 제휴를 체결하여 올리패스 기반기술을 이용하여 다수의 표적에 대한 치료제를 발굴하고 개발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2)  BMS는 이에 대한 댓가로 업프런티 지급, 마일스톤과 추후 제품에 대한 경상기술료를 받게 된다고 설명하고 있다.
(3)  그리고 이러한 올리스패의 기술은 세포흡수성이 매우 뛰어나고, 별도의 제형의 도움이 없이도 매우 낮은 용량에서 약효를 보인다고도 설명하고 있다.
 
모든 사람들이 궁금해 하는 재무조건에서의 구체적인 숫자는 명시되지 않았다.

1올리패스는 2006년 11월에 씨티아이 바이오 (CTI BIO)라는 이름으로 설립되었다. 설립초기부터 안티센스나 RNA간섭현상과 같은 핵산기반 치료제들의 가장 큰 기술적 난제로 여겨지고 있는 세포투과성 개선을 목표로 기반기술을 확립하였다.
 
2006년말 설립부터 3년전까지 거의 5년간을, 자금난과 인력난에 늘 시달리며  막 석사를 마친 연구원들 몇명을 데리고 교육을 시키면서 동시에 본인이 직접 실험을 하며 연구를 했다고 한다.  초기에 기술을 믿고 투자한 CKD창투 등 일부창투가 있었지만, 규모가 그리 크지 않았다.  
 
그후 2012년 전략적투자와 함께 본격적인 창투사 투자를 받았고,  작년부터 시작한 사업개발의 활동의 첫 결실로 올해 10월 핵산기반 치료제를 꽤 오랜기간 연구해온 브리스톨-마이어스 스퀴브(Bristol-Myers Squibb )의 까다로운 기술 평가를 거쳐서 전략적 제휴를 체결할 수 있었다.
 
현재는 경기도 수원시 광교테크노밸리내에 입주하고 있으면 30명의 직원들 (대부분 연구원들)이 일하고 있다. 

과연 올리패스가 이번에 비엠에스와 계약한 기술은 어떤 기술일까?
 
질환의 원인 혹은 주요한 역할을 하는 단백질이 mRNA로부터 만들어지기 전에 mRNA상에 상보적인 짧은 유전자 조각으로 결합시켜서 단백질 생산과정을 막아보자는 간단한 아이디어가 1980년대 초에 제안된 안티센스 기술의 시작이었다. 그 후 외부에서 주입되는 유전자 조각에 의한 RNA간섭현상 (RNA interference)이 발견되고 또한 마이크로RNA까지 밝혀지면서 mRNA의 기능조절을 통한 치료제 개발은 폭발적인 관심과 함께 엄청난 속도로 새로운 생물학적 지식이 축적되고 있다.
 
하지만, 치료제를 뒷받침할 만한 물질의 화학적 측면을 보면 사실 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큰 진전은 없었다.
 
아래의 그림에서 보는 바와 같이 DNA나 RNA 자체는 세포안의 핵산가수분해효소들에 의해 분해되기 때문에 포스페이트의 산소원자를 인산(S)으로 치환한 포스포로싸이오에이트(phosphorothioate) 구조를 골격으로 유지하면서 라이보즈 고리의 2번 위치에 변형을 가해서 물성이나 결합력을 개선하려고 시도하였다.  대부분의 핵산기반치료제 회사들이 ISIS가 1980년대부터 개발한 이러한 핵산화학을 기반으로 핵산기반치료제(Nucleic acid-based Therapy, NAT)들을 연구개발하고 있는 게 현재까지의 상황이다.

2

올리패스는 포스페이트 골격이 아닌 펩타이드 결합을 골격으로 하는 핵산인 펩타이드핵산 (Peptide Nucleic Acid, PNA) 기술을 기반하고 있다. 물론 PNA자체도 알려진 지 20년이 넘었고, 세포 안으로 흡수가 잘 안되는 단점이 있다는 것도 잘 알려진 사실인데, 올리패스는 핵산의 분자구조 자체를 변형하여 (아래의 그림 참고) 상보적인 염기서열과의 결합력을 높이면서,세포투과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하였다.  



올리패스의 PNA기반 기술은 mRNA의 조절 그리고  마이크로RNA의 조절 등 RNA의 기능조절 관련 다양한 분야에 응용할 수 있고,  뛰어난 세포투과성으로 인해 매우 다양한 장기/기관에 분포가 될 수 있다. 또한, 그 유효 농도가 현재 나와 있는 어떠한 핵산기반 기술보다 낮아서 향후 원가측면에서도 매우 장점이 있다.
 
2013년 3월 사업개발자문으로 회사와 일을 시작하면서 기술에 대한 소개를 위해 개인적인 네트워크와 함께 BIO2013, BioEurope, 그리고 JP Morgan Healthcare Conference 등을 통해 다양한 회사들을 접촉하였다. 
 
시카고에서 개최된 BIO 2013이 올리패스의 기술을 다국적 제약회사들에 소개하는 첫 무대였다.  당시 핵심 메시지를 두가지로 하고, 자료를 준비하였다.
1) 기존의 핵산기반치료제들이 사용하는 것과는 전혀 다른 화학적 구조의 기반기술이다.
2) 기존 약물들이 전임상 시험동물 모델에서 수~수십 mg/kg의 복용량에서 약효를 보였지만, 개선된 세포 투과성으로 인해  수~수십 ng/kg으로 약효를 보였다.
 
주로 첫 미팅의 표적들은 다국적 제약회사들로 잡았다. 특히 오랜 기간 siRNA나 안티센스 분야에 투자했던 Roche, Sanofi 그리고 BMS 등을 주요 잠재고객으로 삼았다.   또한 이 회사들의 사업개발 담당자들이 필자와 오랜 기간 알고 지낸 터라 핵심인력들과 쉽게 만날 수 있었다.
 
변형된 핵산을 가진 PNA를 이용한 바이오텍 회사들이 그 동안 전무하였고, 2013년 후반부터 다국적 제약회사들이 다시 핵산기반 치료제 분야에 대한 관심이 점증하였고, 동물모델에서의 약효가 매우 낮은 점이 매우 좋은 매력포인트여서 다수의 다국적 제약회사들과 기밀유지계약서를 맺고 기술적 검토를 진행할 수 있었다.  
 
하지만, 여러 회사들이 다만 “믿기에는 너무 실험결과가 좋다”는 말로 표현하였듯이, 개선된 세포투과성과 독특한 작용기전이고, 약물의 개발단계가 아직 본격적인 전임상을 시작할 단계가 아니었기 때문에 머뭇거릴 때 몇개의 회사들에게 “시료제공계약서 Material Transfer Agreement” 하에서 직접 실험해 볼것을 제안하였다.  아무래도 다국적제약회사들이 직접 몇가지 실험을 해서 긍정적인 결과들을 얻으면 과학적 신뢰도를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참고로 현재까지 올리패스의 변형된 핵산을 기반한 PNA에 대한 논문은 현재까지 없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최종적으로 BMS와 올해 10월 24일에 계약할 수 있게 되었다.
 
기술 및 특허 실사, 주요한 계약조건에 대한 협상등은 자체적으로 진행하였고, 계약서의 검토를 위해서는 미국의 기술이전 전문변호사를 고용하였다.  기술이전 전문변호사는 Foley Hoag이라는 미국 법률회사에서 생명과학 분야를 총괄하는 Hemmie Chang이라는 분을 채용하였는데, 마지막 계약서 협상 단계에서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필자도 어느정도 경험이 있지만, 이러한 라이센스 전문 변호사 (licensing lawyer) 들은 다양한 계약 상황들에 대해 법률자문하면서 축적된 경험이나 노하우를 제공해 주었다. 
 
BMS와의 계약을 협의하는 과정에서 개인적으로 오랬동안 구축된 네트워크가 많이 도움이 되었다.  협상 실무 담당자는 필자의 친구와는 시애틀에 살 당시 옆집에서 살던 사람이었고, 사업개발 부사장은 필자가 LG에 있을 당시 Factive를 기술이전했던 SmithKline Beecham 출신이었고 또 같이 알고 있던 사람들이 많아서 협상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 
 
하지만, 이러한 주변적 요소보다, 기술이전에 결정적 영향을 끼친 것은 전임상 동물모델에서 약효가 입증된 고유한 과학 (novel science)이다.  올리패스 연구진들이 그 동안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만들어낸 과학적 자료 하나하나들이 그 만큼 큰 의미가 있었기 때문에, 필자나 주변 다른 사람들의 약간의 도움으로 의미 있는 계약을 할 수 있었다고 말하는 것이 가장 정확하다. Business follows science^^
 
필자가 알기로는 올리패스-BMS 계약은 몇가지 측면에서 주목할만 하다.
 
첫째,  기반기술(platform technology)에 근거한 다국적제약회사와의 계약이라는 점이다. 그 동안 국내 제약/바이오 – 다국적제약사와의 계약들이 특정화합물들에 대한 계약이었다.  그래서 거의 대부분 임상단계에서 기술이전이 되었다. 이에 비해 올리패스의 기술은 상당한 파급력이 예상되는 기반기술이어서 전임상 전단계에서 계약할 수 있었다.
 
둘째, 기반기술 전체를 기술이전한 것이 아니고 특정갯수의 표적유전자에 대한 활용만 독점권을 준것이기에 다른 회사들과 비슷한 형태의 계약을 계속 할 수 있다는 점이다.
 
세째,  기존 기술을 응용한 me-too 나 개선신약이 아닌 완전히 전세계에 유일한 과학 (novel science)로 일궈낸 기술이전이다. 
 
12월 초에 첫 JRC (Joint Research Committee)를 진행하면서 작은 국내의 바이오텍 회사가 다국적 제약회사들의 일하는 모습과 시스템들을 직접 경험할 수 있었던 것은 분명히 올리패스의 역량을 한단계 끌어 올리는 계기가 되었다.
 
한 기업이 성장의 중요한 변곡점을 지나 급격히 성장하는 모습을 볼 수 있는 것은 매우 행복한 일이다. 그리고 그 과정에 참여해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은 더 행복한 일이다. 이제 시작한 올리패스의 변형핵산 기반 PNA 기술이 BMS와의 계약을 통해 한단계 성장하면서, 한국 바이오 산업의 발전에 새로운 사례로 기여하길 바라며 글을 맺고자 한다. 
 

[첨부 1. 보도자료]
OliPass announces a worldwide discovery alliance with Bristol-Myers Squibb for PNA based therapeutics
 
OliPass, a privately held biopharmaceutical company focused on developing antisense medicines based on peptide nucleic acid (PNA) technology, today announced a worldwide strategic alliance with Bristol-Myers Squibb Company to discover and develop therapeutics against multiple targets using OliPass’ technology platform.
 
Under the terms of the agreement, BMS will make an up-front payment and will provide certain research support payments to continue development of the technology. OliPass will be eligible to receive additional payments upon completion of certain objectives.
               
In addition, OliPass will be eligible to receive development milestones and royalties on the sales of each product licensed to BMS under the Agreement as well as other milestones based on the level of licensed product sales.
 
 “We are thrilled to announce our first collaboration with a major multi-national pharmaceutical company,” said Dr. Shin Chung, founder and chief executive officer of OliPass. “This strategic alliance with Bristol-Myers Squibb demonstrates that our innovative PNA platform has the potential to generate novel antisense therapeutics.  We look forward to collaborating with Bristol-Myers Squibb to validate our platform and advance our unique PNA-based compounds into develop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