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산업 동향

[전문가 특별기고_최성준] 심혈관계 질환 치료제 개발의 규제 현황과 나아갈 방향

  • 2015.02.02
  • 271
심혈관계 질환 치료제 개발의 규제 현황과 나아갈 방향
 
최 성 준
보령제약 종합중앙연구센터 부센터장 겸 서울연구소장
 
서 론
 
최근 새로운 심혈관계 질환 치료제 개발이 점점 어려운 상황이다. 예를 들면 2014년 미국 식약청에서 허가 받은 신약은 41개이지만, 심혈관계 신약은 vorapaxar과 droxidopa 두 가지에 불과하다. 이러한 상황은 이미 개발된 심혈관계 질환 치료제가 많은 부분의 unmet need를 해결한 이유도 있고, 기존 치료제보다 우월한 신약을 개발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반증도 된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허가측면에 어떠한 장애가 있는지 파악하고, 이를 극복하는 것이 결과적으로 신약을 개발하는데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판단이 된다. 본 소고에서는 허가측면에서 어떠한 개선을 가져올 수 있는지를 생각해보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
 
본 론
 
사례 검토에 앞서, 일반적인 허가관청의 신약허가 절차 및 제도를 알아보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한다. 2012년 Susan Thaul이 저술한 How FDA Approves Drugs and Regulates Their Safety and Effectiveness에 따르면, 미국 식약청의 허가 기조는 다음과 같이 3가지의 질문에 답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2
  
특히 Risk-Benefit에 대한 강조가 보이며, 기존의 치료법보다 우월하거나, 적어도 안전성에서 더 나은 결과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최근에는 안전성 문제 때문에 허가가 되지 않거나, 시장에서 퇴출되는 의약품이 증가하면서 미국 식약청은 4상 임상시험과 같은 허가후 임상시험을 진행하도록 하거나, Risk Evaluation and Mitigation Strategies(REMS)를 시행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 식약청은 신약의 허가를 촉진하고, 접근성을 향상시키기 위하여 다양한 검토 제도를 도입하여 시행하고 있다. 이는 다음과 같다.
4
그러나 이러한 제도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두 번, 세 번 신약허가에 도전하여 실패하는 경우도 있어서, 이 점에 유념할 필요가 있다.
 
사 례 검 토
 
조금 시간이 지난 예로 새로운 고혈압 치료제로 미국 허가를 시도했던 omapatrilat이 있다. 2000년 3월에 처음 검토가 있었고, 다음은 2002년 7월에 2차 검토가 있었다. Omapatrilat은 처음으로 개발된 vasopeptidase inhibitors였다. 처음에는 'super ACE inhibitors'라고 불리며 angiotensin-converting enzyme (ACE)과 neutral endopeptidase를 동시에 억제하는 효과를 가진 것으로 판명되었으며, 후자의 효소는 atrial natriuretic peptide, brain-derived natriuretic peptide, C-type natriuretic peptide 및 bradykinin의 대사와 관련이 있다고 한다. Omapatrilat은 losartan, amlodipine, lisinopril, 및 enalapril에 비하여 강압효과가 뛰어났으며, 이 효과는 이뇨효과와는 큰 관계가 없었다. 다만 이 약제는 bradykinin의 작용을 강화하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이 약제는 고혈압의 치료와 더불어 심부전의 치료에도 적응증을 넓혀가리라는 기대가 있었다. Inhibition of Metallo Protease by BMS-186716 in a Randomized Exercise and Symptoms Study in Subjects With Heart Failure (IMPRESS) 연구에 따르면 omapatrilat이 lisinopril에 비하여 통계적으로 유의한 결과변수의 감소(hospitalizations for heart failure or mortality)를 보였다.

이후 더 큰 규모의 임상시험이 진행되었는데, OVERTURE (Omapatrilat Versus Enalapril Randomized Trial of Utility in Reducing Events)로 대조약은 enalapril이었으나 일차 결과변수(death and hospitalization for heart failure)에서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못하였다. 두 번째로 OPERA (Omapatrilat in Persons With Enhanced Risk of Atherosclerotic Events) 임상시험이었으나 omapatrilat의 안전성 문제로 끝까지 진행되지 못했다.
 
Omapatrilat의 가장 큰 문제는 유해사례였다. 미국 식약청은 2000년 3월에 9372명의 자료를 검토하였을 때, 사망례는 없었으나 혈관부종(angioedema)가 0.5%의 환자에서 발견되었으며 4명은 생명이 위험한 상황임을 알 수 있었다. 이는 다른 ACE inhibitor보다 매우 높은 발생률을 보였으며, 고용량에서 더 발생하는 것을 발견하였다.

따라서 OCTAVE[9] (Omapatrilat Cardiovascular Treatment Assessment Versus Enalapril) 임상시험이 진행되었으며, 25,000 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enalapril과 omapatrilat의 다양한 용량을 비교하는 연구였다. 일차 가설은 omapatrilat의 혈관부종 발생률이 enalapril의 2배가 넘지 않는 것이었는데, 증명에 실패하였고, 실제로 omapatrilat군에서 혈관부종이 3.2배나 증가하였고, 유해사례가 더 중증이었으며 입원이 필요한 경우가 9.5배가 증가하였다. 따라서 advisory committee는 risk-benefit을 평가하기 시작하였으며, 일부 고혈압이 조절되지 않는 군에서 사용을 추천할 수도 있었으나, 위원회는 여러 가지의 고려를 통하여 이 약을 허가하지 않기로 결정하였다.
 
고 찰
 
위의 예에서도 결국은 안전성 문제로 신약이 허가를 받지 못하였다. 즉 risk-benefit assessment가 약제 개발에 가장 중요한 요소임을 알게 되었고, 이는 동물모델로 시작하여 실제 장기간의 임상시험을 통하여 risk보다 benefit이 상회함을 증명하여야 하는 결론을 맺게 된다. 실제로 심혈관계 질환의 위험도는 가장 많이 서구에서 사용하고 있는 Framingham Risk Score에서도 10년 위험도를 고려하기 때문에 5년의 장기 임상시험을 하더라도 약제가 가지고 있는 risk와 benefit을 충분히 검증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또한 기존의 심혈관계 질환 치료제들이 충분한 유효성, 안전성 검증을 거쳐 사용되고 있는 효과적인 치료제이며, 이에 부수적인 보존적 치료법도 날로 발전하고 있어서, 기존의 치료제보다 유효성이 우월하거나, 안전성이 개선된 신약을 개발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Biomarker로 surrogate를 정하는 임상개발이 그 동안 대세를 이루었지만 효과적인 질병의 억제나 예방과 일치하는 좋은 biomarker의 개발이 쉽지 않아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근 개발되고 있는 여러 약제들이 똑같이 혈중 콜레스테롤치를 내리는 효과가 있더라도(예로 statin과 PCSK9 inhibitor) 새로운 약제는 장기간의 임상시험을 통하여 안전성 및 위험인자를 통제함을 통한 임상적인 장기 유효성을 보여주어야 하는 어려움이 있어,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드는 단점이 있다. 따라서 규제기관과 긴밀한 논의가 있어야 하며, 의학적 고려와 허가규제 과학 사이에 어떠한 교류가 있어야 함을 생각해볼 수 있겠다.

여러 가지 이유로 최근 항고혈압제의 개발이 매우 부진하며, 심부전 치료도 한계에 도달한 것을 비롯하여 심혈관계 신약을 개발하려는 다국적 제약회사의 노력이 매우 미약한 것에 비추어볼 때, 전 세계적인 제약사, 학계 및 규제기관의 연대 및 공동노력이 절실하다고 생각하며, 해결책을 위한 한 단계 전진이 필요한 상황이다.
 

참 고 문 헌
 
1. Thaul S. How FDA Approves Drugs and Regulates Their Safety and Effectiveness. Congressional Research Service 7-5700 R41983, June 25, 2012
2. Musser B et. al. Early Clinical Development Planning via Biomarkers, Clinical Endpoints, and Simulation: A Case Study to Optimize for Phase 3 Dose Selection. TIRS 1-10, 2014
3. Pickering TG. The Rise and Fall of Omapatrilat. Retrieved from http://www.medscape.com/viewarticle/443224 on January 20, 2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