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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DF기고_김용] 신약개발에서 Unmet Medical Needs 해결의 중요성

  • 2018.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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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개발에서 Unmet Medical Needs 해결의 중요성

NOAC 시장 사례를 바탕으로

 

(본 기고는 Nature Reviews of Drug Discovery, 2018년 6월호에 게재된 “The market for oral anticoagulants”의 내용을 바탕으로 작성하였다.)

 

TV 쇼 중 하나인 “실제상황 기막힌 이야기”에서 흥미로운 이야기가 소개되었다. 아내는 남편을 죽이기 위해 쥐약을 먹였지만 남편이 멀쩡했다던 이야기다. 사실 남편이 소장 절제 수술 후 Vitamin K3를 복용하였는데 바로 이 Vitamin K가 쥐약의 해독제였던 것이다. 아내가 사용한 쥐약의 성분은 Vitamin K antagonist (VKA)인 Warfarin이었다. 아내는 Vitamin K Antagonist를 투약했고 남편은 Vitamin K를 계속해서 복용했으니 그 효과가 없는 것은 당연한 것이었다.

 

장기집권: Warfarin

Vitamin K는 Vitamin K 의존성 응고인자인 제 II, VII, IX, X 인자, 혈액응고 조절 단백질인 Protein C, S, Z 형성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Warfarin은 Vitamin K 재활용을 경쟁적으로 억제하며 혈액 응고인자의 생성을 억제해 혈전(응고된 피 덩어리) 생성을 방지하는 역할을 한다.

 

혈관내에 혈전이 생기면 여러 질병들이 발생하게 된다. 대표적으로 이코모니 클래스 증후군이라고 알려진 정맥혈전색전증 (Venous thromboembolism, VTE)은 장시간 동안 움직임이 없어 혈액의 흐름이 정체될 시 혈관내 혈전이 생겨 혈관을 부분적으로 혹은 완전히 막아서 생기는 질환이다. PC방에서 오랜 시간동안 게임을 하다 급사하는 경우 정맥혈전색전증이 이유일 경우가 많다. 경구형 항응고제는 이 뿐만 아니라 비판막성 심장세동 (Non-valvular atrial fibrillation)의 예방, 급성관상동맥증후군 (Acute coronary syndrome, ACS) 급성관리 후 생길 수 있는 부작용 예방 등 동맥 및 정맥 혈전 관리를 위해서 60년 이상 사용되어온 약물이다.

오랫동안 활용되었지만 Warfarin은 약과 음식 상호작용 (Drug-food interactions)으로 인하여 음식물 섭취 등에 의하여 효과에 제한이 생기기 때문에 복용에 조심해야 하고 약효 유지를 위하여 혈액내의 약물 농도를 계속해서 확인해야 하는 불편한 점들이 존재한다. 이러한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하여 새로운 약물이 개발되었고 이를 Non vitamin K antagonist oral anticoagulants 혹은 New oral anticoagulant 라고 불리는 NOAC약물이라 부른다. NOAC이 나오고 Anticoagulant 시장의 판도는 변하게 된다.

 

신흥 세력 등장: Dabigatran, Ribaroxaban, Apixaban

NOAC 약물은 Vitamin K 의존성 응고인자가 아닌 혈액응고와 직접 관련된 제 X 인자 (FXa)억제 혹은 트롬빈을 직접 억제(Direct Thrombin inhibitors, DTI)하는 기전을 가지고 있다. 가장 먼저 시장에 진출한 NOAC은 DTI 기전의 Dabigatran (Pradaxa; Boehringer Ingelheim) 이다. Dabigatran 은 RE-LY 임상연구에서 비판막성심방세동 환자에서 뇌졸중 및 전신색전증의 위험을 감소하는 효능을 증명했다. 하지만 RE-ALIGN 임상 연구의 결과에서 와파린 대비 뇌졸중과 출혈부작용 발생 등 부작용 문제는 Dabigatran 시장 확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없었다. Dabigatran specific reversal agent 인 Idarucizumab (praxbind; Boehringer Ingelheim)가 출시되었지만 Dabigatran이 가지고 있는 출혈 위험을 결국 극복하지는 못했다.

 

이 후 Rivaroxaban (Xarelto; Bayer/Jassen)과 Apixaban (Eliquis; Pfizer/Bristol-Myers Squibb)이 등장했다. 두 제품은 항응고제 시장의 왕위를 두고 치열하게 싸우기 시작했다. 두 개의 품목 모두 다양한 적응증을 가지고 있었고 ROXKET-AF(Rivaroxaban)과 ARISTOTLE(Apixaban) 의 임상시험을 통해 그 효능을 증명했다.

 

2018년 5월, US FDA는 Andexanet alfa (AndexXa; Portola) 대한 허가를 승인했다. Andexanet alfa는 FXa inhibitor의 Factor X Inhibitor에 사용 가능한 Universal reversal agent이다. Idarucizumab만 존재했던 NOAC의 역전제 시장에서 Andexanet alfa의 등장은 Rivaroxaban 과 Apixaban 시장의 판도에 크게 영향을 미칠 것이 분명하다. NOAC 자체가 반감기가 짧기는 하지만 빠르게 지혈이 필요한 상태에서 역전제의 유무는 NOAC을 처방하기 주저하는 의료진들에게 큰 대안을 제시할 수 있기 때문이다.   

 

Figure 1. 2017 Global sales of antithrombotic agents, by class (left panel) or by region (right panel)

 DTI, direct thrombin inhibitor; NOAC, non-vitamin K antagonist oral anticoagulant.

 

 2017년, 항혈전제 시장은 US$33.8B로 보고 되었다. 이는 2016년도 대비 14% 증가한 수치이다. 항혈전제 시장에서 대부분은 NOAC 계열이 차지하고 있으며 그 비중은 51%에 육박한다. 2017년, 전체 Antithrombic agents 시장의 56%를 차지하는 미국 시장에서 Ribaroxaban $7.6B (40%), Apixaban $6.9B (36%), Dabigatran $2.0B (11%), Edoxaban $571M (3%)을 나타냈다. 이는 NOAC이 미국 전체 시장의 90%를 차지함을 나타낸다. 미국에서 Apixaban 매출은 2016년대비 2017년에서 53%가 증가했으며 Ribaroxaban 은 19% 증가했다. Warfarin의 한달 공급가는 약 $20로 약 $350 들어가는 NOAC보다 매우 저렴 (17.5배)하기 때문에 단순 매출보다 처방건수는 적음을 알 수 있다.

 

본 NOAC의 시장 진출 사례를 바탕으로 신약개발에서 Medical Unmet needs를 공략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다. Warfarin이 가지고 있는 미충족수요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 진다.

1.     환자순응도 떨어짐 (약물과 음식물 상호작용, 긴 반감기, 효과 농도 모니터링 필요 등)

2.     약물 부작용 우려 (출혈 부작용)

 

첫번째로 Warfarin의 경우 음식물과 약물과 상호작용이 높기 때문에 음식물 섭취에 주의를 요한다. 하지만 NOAC은 혈액 응고 단백질을 직접 저해하기 때문에 음식 상호작용에 영향을 덜 받는다.

 

두번째로 와파린은 약물 투여 후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72시간~92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빠른 효과를 보기는 제한적이다. 또한 치료효과를 나타내는 범위(International Normalized Ratio, INR)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해야 하는 불편한 점도 존재한다. 하지만 NOAC은 치료 효과가 나타나는 시간이 1.5시간~4시간으로 와파린보다 매우 빠르게 나타난다. 또한 와파린이 가졌던 혈중 내 약물의 농도 확인을 위한 정기적 검사도 필요하지 않다.

 

Figure 2. Time to peak concentration of each oral anticoagulant

 

와파린의 긴 반감기는 수술 전 복용을 중지하고 프로트롬빈 시간을 측정해야 하는 불편함을 야기했다. 하지만 NOAC은 짧은 반감기는 이러한 불편한 점을 해결했다.

 

 

Figure 3. Half-life of each oral anticoagulant

 

마지막으로 NOAC은 와파린의 출혈 부작용의 위험을 상당수준에서 낮추었다. NOAC의 대표적인 세가지 약물 (Dabigatran, Ribaroxaban, Apixaban)은 모두 와파린 대비 출혈 위험을 유의하게 감소시키는 결과를 입증했다.

 

Figure 4. Outcomes of new oral anticoagulant trials

D150/D110, dabigatran 150 mg/110 mg group; SUP, superior; NI, non-inferior; W, warfarin group; R, rivaroxaban group; A, apixaban group.

 

Apixaban은 아스피린의 아성에도 도전했다. AVERROES 임상 연구를 수행하여 아스피린보다 출혈위험이 적다는 것을 증명한 것이다. 이러한 자료는 Apixaban의 시장 진입을 가속화 할 수 있었을 것이다.

 

정리하며: Market Challenger

성공적인 신약개발을 위해서 First-to-market으로 진출하는 것도 분명 중요한 전략 중에 하나이다. 하지만 본 케이스에서는 시장에 가장 먼저 진입했던 NOAC인 Dabigatran 보다 Rivaroxaban 과 Apixaban의 시장 점유율이 더 높은 것을 확인 할 수 있다. 이는 기존에 Anticoagulant 시장이 가지고 있었던 미충적 수요를 누가 더 잘 해결했는지가 중요한 점으로 작용 했을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Lancet 2014 383:955-62의 Meta-analysis 결과 Apixaban의 Dabigatran 과 Ribaroxaban 대비 낮은 출혈 부작용의 결과가 Apixaban의 급격한 성장을 이끌었을 것으로 해석된다.

 

Figure 5. Major bleeding

 

Data are n/N, unless otherwise indicated. Heterogeneity: I²=83%; p=0·001. NOAC=new oral anticoagulant. RR=risk ratio.

*Dabigatran 150 mg twice daily. †Rivaroxaban 20 mg once daily. ‡Apixaban 5 mg twice daily. §Edoxaban 60 mg once daily.

 

NOAC시장을 필립 코틀러 (Philip Kottler) 교수의 경쟁시장 전략으로 해석하면, NOAC은 60년간 Anticoagulant 시장을 지배해오던 Warfarin (Market leader)의 아성에 도전한 Market challenger로 해석할 수 있다. Market Challenger로서 NOAC은 기존 시장이 가지고 있는 한계점에 집중하여 차별화 전략을 구사했다. Apixaban 과 Ribaroxaban은 기존 치료제인 Warfarin이 가지고 있는 Unmet medical needs 해결을 목적으로 제품개발, 임상연구 등을 진행하여 제품 차별화를 성공적으로 이끌었기 때문에 anticoagulant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었다. 이는 약물개발에 있어 기존시장의 미충족수요를 잘 이해하고 해결하는 것이 신약개발 성공에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다.

 

Reference

1.       Nat Rev Drug Discov. 2018 Sep;17(9):617-618.

2.       J Korean Med Assoc. 2013 Jan;56(1):57-61.

3.       N Engl J Med. 2011 Mar 3;364(9):806-17.

4.       Lancet. 2014 Mar 15;383(9921):955-62.

5.       N Engl J Med 2011; 364:806-817.

6.       N Engl J Med. 2013 Sep 26;369(13):1206-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