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개발에서 중개의학의 영향력 극대화 방안
(본 기고는 Nature Review Drug Discovery (18, 248~249) 2019년 4월호에 게재된 “Unlocking the power of translational medicine”의 내용을 바탕으로 작성하였다.)
임상 1상에 있는 물질 중 약 90%는 신약허가를 받는데 실패한다 (Ref 1). 이런 높은 실패율은 바이오제약 산업의 큰 장애물이다. 이런 도전에 응하기 위해 많은 제약회사는 중개의학 (translational medicine; TM) 분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이 분야에서 이루어진 발전을 이해하기 위해 미국과 유럽의 상위 50개 제약 및 바이오텍 회사 중 25개사의 중개의학 담당 임원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하였다. 설문조사를 위해서 중개의학을 폭넓게 보아 전임상부터 후기 임상개발까지 포함시켰다. 중개의학은 과학적 (예: 바이오마커), 기술적 (예: in vitro 시험), 방법론적 (예: in silico 임상) 발전을 통합시켜, 이를 통해 연구개발 과정에서 더욱 효율적인 의사결정이 가능하게 하고 제약회사 내부뿐만 아니라 산업체, 학계, 정부기관 간의 협동성을 증가시킨다.
설문결과
종합적으로 볼 때 응답자들은 중개의학이 임상결과를 개선하고 연구개발 활동을 빠르게 만들며 맞춤의학을 더욱 발전시키는 중요한 수단인 점에 동의하였지만, 현재 중개의학이 신약개발에 있어 중심적인 역할을 한다는 의견과 연구개발의 중심부에는 해당하지 않는다는 의견상의 차이를 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설문에 응한 전체 회사 중 67%의 회사에서는 아래의 9개의 팀이 중개의학 팀장에게 보고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preclinical drug metabolism and pharmacokinetics, preclinical toxicology, clinical pharmacology or pharmacokinetics/pharmacodynamics, modelling and simulation, biomarkers and assays, biostatistics, imaging, early clinical development, and phase I–II clinical operations).
중개의학이 직면한 가장 큰 어려운점이 무엇인가?
이 질문에 대하여 76%의 응답자가 (1) 전체 연구개발과 임상시험 성공에 중개의학이 얼마나 영향을 주는지 명확히 측정하기 어렵다고 답했다(Fig 1). 응답자중 10% 만이 중개의학이 연구개발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력이 분명하고 구체적으로 그 영향력이 조직내에서 인지되고있다고 답했다. 중개의학의 영향력을 측정할 수 있는 방법없이 그 가치를 전체 조직에 알리기는 매우 어렵다는 뜻이다. 다른 중요한 도전은 (2) 핵심인재의 발굴과 (3) 중개의학팀의 보고 및 의견이 의사결정 과정에서 확실하게 반영될 수 있는 조직구조의 확립이라고 응답자의 48%가 말했다.
Fig 1. 상위 50개 제약 및 바이오텍 기업중 25개 기업의 중개의학 담당임원 설문조사 결과 중개의학이 갖는 가장 큰 한계는 중개의학 업무의 영향도를 측정할 수 있는 정량적 잣대가 없다는 것이다. 25개중에는 상위10개 회사중 7개기업, 상위 11-20개 회사중 9개, 상위 21-30개 회사중 4개, 상위 31-40개 회사중 3개, 그리고 상위 41-50개 회사중 2개 기업이 속해 있다. 25개 회사 중 52%는 미국에 있고 나머지 48%는 유럽에 있는 기업이다. 설문응답자는 2014년 이후부터 현업에 있었다. 그 역할과 직급은 초기임상 리더이거나 중개의학의 임원부터 정밀의학 전문가와 정밀의학 과학자이다. 설문응답은 개별기관별로 같은 비중으로 기록되었다. POC는 proof of concept (개념증명). TA는 therapeutic area (질병영역).
대부분의 응답자(92%)는 회사내의 중개의학 부서들과 질병분야(therapeutic area: TA)들간 밀접한협력관계가 있어야 특화된 전문역량을 구축하고 아이디어를 적절한 시기에 적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응답자중 60%는 중개의학 부서가 질병분야 (예: 종양 또는 중추신경계 질병)와 밀접한 협력을 위하여 연구소장 또는 개발실장에게 직접 보고한다. 반면에 응답자중 32%는 각 질병분야의 중개의학 업무담당자는 질병분야와 밀접하게 협력하지만 보고는 중개의학 부서장에게 한다. 나머지 응답자인 8% 만이 전체 질병영역을 총망라하는 중개의학 팀을 운영하고 있다(Fig 2a). 현재까지 특별히 정해진 중개의학 관련 보고체계는 없지만 설문에 응한 대부분의 회사는 다음 두 모델 중 하나를 따른다: (1) 회사 중 52%는 중개의학 부서장이 특정 질병영역의 연구 부서장에게 보고하고, (2) 회사 중 28%는 중개의학, 연구, 개발 세 부서의 부서장 모두 같은 직급에 있고 이 세 부서장 모두 그 상급자인 연구개발 부서장에게 보고한다(Fig 2b). 보고체계와는 상관없이 중개의학이 반드시 연구개발의 전체 가치사슬에 걸쳐서 협력해야 신약개발의 속도가 빨라진다고 응답자는 입을 모았다. 반면에 연구개발 전체과정에 중개의학이 참여하도록 엄격하게 운영하는 회사는 거의 없었다. 예를 들면, 응답자의 88%가 중개의학 인력이 pre-POC (proof of concept) 과제의 핵심인력이지만, 응답자의 단지 38%만이 과제팀의 의사결정에 있어서 중개의학측 보고 및 의견이 중요한 고려사항이라고 답했다. 이런 추세는 명확한 수치적인 잣대없이 전임상 또는 초기 임상개발에 미치는 중개의학팀의 영향력을 확고하게 만드는 것이 어렵기 때문으로 보인다.
Fig 2. 제약산업에서 중개의학부서의 조직체계 및 구조. 주요 25개 대형 바이오제약 기업의 임원들의 설문결과 중개의학부서는 주로 질병영역부서와 연계 되어있고 (part a) 다양한 조직구조를 구현하고 있다 (part b). * 어떤 경우에는 질병영역 부서장(TA)은 연구소의 질병영역 부서장이고 다른 경우에는 개발실의 질병영역 부서장이다.
권고사항
단기적으로 중개의학의 기반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1) 회사는 중개의학이 미치는 영향도를 수치화 할수 있는 잣대를 정의하고, (2) 중개의학, 연구, 개발(pre-POC와 post-POC) 부서간의 협력이 가능한 최적화된 조직구조를 만들고, (3) 여러 질병분야 간의 지식공유를 육성하고, (4) 핵심역량을 발굴 및 유지하는 등의 경영을 할 수 있다.
장기적으로는 세가지 핵심방안을 제안하고자 한다.
첫번째, 중개과학의 혁신주체인 학교, 정부기관, 그리고 기술기업과의 파트너링 역량을 구축해야한다. 이런 파트너쉽이 구축되면 충분한 데이터셋이 구축되고 상호 심층 토의하게 되어, 그 결과 실험실로부터 임상으로 적용할 의학혁신을 촉진시켜, 새로운 중개 의학적인 아이디어가 과제에 투입될 수 있게 한다. 응답자중 64%는 자신의 소속기업이 그런 파트너쉽 구축 및 운영에 있어서 선구자적인 기업이 아니라고 말했다.
두번째, 기업은 빅데이터와 머신러닝을 더욱 잘 활용해야 한다. 비록 그 중요성을 인정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가용한 데이터를 연결 짓고 첨단 컴퓨팅 파워를 활용하여 신규약물 타겟을 찾는 방법을 채택한 회사의 수는 몇 개뿐이다.
세번째, 기업은 중개의학을 더욱 지속적으로 post-POC 과제에 참여시켜야 한다. 한 응답자만이 환자와 질병에 대한 통찰력, 즉 중개의학이 연구개발 가치사슬에 통합되어 있다고 말했다. 중개의학이 제시한 변혁적인 아이디어를 post-POC팀이 구현시킬 경우 이에 대한 인센티브를 제공하도록 연동시키면 중개의학이 전체 연구개발 사이클에 깊숙히 내재하게 된다. 현재의 중개의학을 강화시키고 미래의 중개의학의 발전에 대비함으로써, 제약기업은 중개의학의 파급효과를 증가시킬 수 있고 전체 연구개발 생산성에 미치는 중개의학의 영향력을 늘릴 수 있다.
참고문헌
1. Nature Review Drug Discovery, 15, 379~389, 2016. Trends in clinical success rat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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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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