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성’은 글로벌 제약사도 돌아보게 한다?!
미충족 의학적 수요를 정확히 타깃한 새로운 기전의 연구라면, 비록 초기단계의 연구일지라도 글로벌 시장의 눈길을 사로잡기에 충분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폐암환자의 85%를 차지하고 있는 비소세포폐암. 이중 50% 이상에서 EGFR의 과발현이 발견되는데, EGFR의 과발현은 병의 나쁜 예후와 깊은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에 세계적으로 EGFR 과발현을 타깃한 연구가 이어져 왔지만, 아직까지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
그러나 이제껏 진행된 연구들과 다른 기전으로 이를 통제할 가능성이 제시된다면 단번에 관련 분야 이목을 집중시킬 수 있을 것이다.
“EGFR T790M 변이에 의한 내성 치료제 전무”
세포의 생존과 증식에 관여하는 EGFR. EGFR 과발현 혹은 활성적 변이는 여러 가지 암의 발생과 관련이 있으며, 그 대표적 예로 꼽히는 것이 비소세포폐암 (Non-small cell lung cancer, NSCLC)이다. 특히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약 40-80%에서 발견되는 EGFR의 과발현은 병의 나쁜 예후와도 깊은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현재 비소세포폐암 치료제로 임상에서 사용되고 있는 약물은 2종. 2010년 각각의 매출의 합은 2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그러나 치료 시작 후 6-14개월 이내에 내성이 발생하며, 내성 원인의 50%에 달하는 EGFR T790M 변이는 기존의 치료제로 효과가 없어 내성이 발생한 환자는 결국 사망에 이르게 된다.
즉, 현재 비소세포폐암에 대한 표적항암제로 사용되는 일부 약들은 높은 치료효과에도 불구하고, EGFR T790M 변이에 의해 발생되는 내성암에 대해서는 치료방법이 없는 것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이 같은 한계를 보완할 치료제가 개발된다면, 최소 1조원의 치료제 시장을 형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현재 보고된 연구동향에 따르면 EGFR T790M의 과발현을 억제할 임상연구가 세계 여러 제약사에서 진행 중이지만, 모두 비가역적 억제제라는 한계점을가지고 있다. 비가역적 억제제들은 개발단계부터 예기치 못한 독성 위험의 경고에서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이다.
EGFR T790M에도 반응하고, 독성의 위험성으로부터도 자유로운 연구가 필요하다.
이 같은 미충족 의학적 수요를 충족할 수 있는 연구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진행되고 있어 국내는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도 관심을 받고 있다. 아직 초기단계 연구이긴 하지만 중앙대학교 민경훈 교수팀 (사진)이 그 가능성을 열어둔 연구를 진행 중에 있다. 범부처신약개발사업단의 지원을 받아 진행하고 있는 민 교수의 연구과제는 ‘EGFR T790M을 표적으로 하는 가역적 저분자 억제제의 선도물질 최적화 연구’. 민 교수는 EGFR Tyrosine Kinase Inhibitor(TKI)에 좋은 치료효과를 보이는 환자 중 EGFR T790M 변이에 의해 내성을 가진 환자에서도 효과를 나타낼 수 있는 물질 개발 연구를 진행 중이다.
모두가 NO라고 할 때 YES 라고 말하는 용기?…
민 교수는 EGFR T790M에 선택적이고 가역적인 저분자 억제제 전임상후보물질 개발을 목표로, 현재 EGFR wild type은 억제하지 않고, T790M에 대해서는 500배 이상 선택적으로 억제하는 mutant selective TKI 화합물군을 확보 (in vitro kinase assay)했다.
민 교수는 “기존의 비가역적 억제제는 T790M을 효과적으로 억제하지만 임상에서 효과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효과적인 치료를 위해 용량을 증가시키면 wild type EGFR의 비가역적 억제제로 인한 부작용 (rash, diarrhea)이 매우 심각하게 나타나기 때문이다”며 비가역적 억제제로 진행되고 있는 연구의 한계를 설명했다. 이어 “T790M에 선택적이고 비가역적인 억제제로 현재 2종의 물질이 임상 1상을 준비하고 있으나, 예측 불가능한 부작용의 우려와 PK parameter의 부재 등으로 개발에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부연했다.
현재까지 가역적 억제제로서 EGFR T790M을 효과적으로 억제하는 화합물은 세계적으로 보고되지 않은 상태다. 가역적 억제제의 경우, 비가역적 억제제와는 달리 메커니즘 자체가 mutant가 몸안에 가지고 있는 ATP (adenosine triphosphate)와 결합을 더 잘하기 때문에 그것을 잘 억제해 줘야한다. EGFR wild type을 건드리지 않아서 도즈는 올릴 여유는 있지만, 그 경우 다른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민 교수는 “본 연구 화합물은 T790M에 대한 선택성이 매우 높은 화합물로서, 특히 EGFR wild type을 거의 억제하지 않아 EGFR TKI의 문제인 dose-limiting toxicity에 대한 우려가 매우 적다. 또한 가역적 억제제로서 비가역적 억제제에서 예상되는 단점에 대한 우려가 상대적으로 매우 낮아 기존 연구들과의 차별성과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고 판단된다”며 과제의 경쟁력을 강조했다.
가역적 억제제가 바람직하기는 하지만 타깃을 억제하기는 비가역적이 연구보다 더 어려운 것이 사실. 이에 민 교수도 처음 연구를 시작할 때는 고민을 했다고 한다. 그러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기존의 비가역적 억제제로 가지 않고 가역적 억제제로 연구를 시작했고, 그것이 mutant가 EGFR wild type보다는 더 좋다는 것을 확인하고, 그 가능성을 판단했다. 실제로 마켓에 나가기까지 어려운 개발 단계가 산재해 있지만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생각했으며, 범부처신약개발사업단에서도 그 가능성을 인정해 과제를 준 것이라는게 민 교수의 해석이다.
특히 이는 기존 약물에 대한 내성을 타깃으로 하는 표적이 아주 명확한 연구라는 점도 경쟁력이다. EGFR wild type도 아니고, 내성 mutant를 잡는 것으로 표적이 분명하다.
민 교수는 “이 표적을 평가할 수 있는 셀 모델도 이미 나와 있으며, 이는 동물실험도 가능한 수준이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환자의 구성도 정확하게 설정할 수 있으며, 적응증도 분명하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암에 좋다는 것이어도 실제로 어떤 암 환자에게 적용할 것인지 막막할 수 있는데, 본 연구의 경우 이 같은 조건을 모두 정확하게 할 수 있어, 전임상 후보물질 개발에만 성공한다면 이 후의 개발단계에서의 속도는 훨씬 빨라질 수 있다는 이점도 가지고 있다는 것. 민 교수는 “본 연구는 임상에서 확보된 결과를 가지고 실제 암환자로부터 EGFR T790M mutant가 발견되는 것을 보고 접근하는 거니까 임상에서도 그것을 억제하면 분명히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보는 것이다. 모델도 있고 적응증도 분명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진보성과 신규성을 경쟁력으로 가지고 온 가역적 억제제 개발 과제인 만큼 연구가 계획대로 진행되어 전임상 후보물질이 도출되고, 전임상 연구가 시작된다면, 가역적억제제는 다른 변수의 고려 없이 그 동안 해왔던 방식대로 빠른 속도로 연구가 진행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민 교수는 “독성 여부를 계속해서 검증해야 하는 등 가이드라인 없는 비가역적 억제제와 달리 가역적 억제제는 가이드라인이 있어 개발의 용이성이 있다”며, “전임상 후보물질만 도출되면, 비가역적으로 나타날 수 있는 독성의 위험을 안는 것보다는 가역적 억제제가 훨씬 안전한 약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초기 단계 연구이기에 위험요인 또한 산재해 있다. 현재 연구진행 단계에서의 관건은 전임상 후보물질 도출이다. 이는 신약개발에서 시간이 가장 많이 걸리는 전임상 후보물질 최적화 단계로, 활성 뿐 아니라 물성, pk도 유지해야 하는 등 시간도 가장 많이 걸리고 많은 아이디어가 필요한 힘든 과정이다.
그는 “지금은 pk 개선을 위해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것이 이 연구의 1차적 관문이다”고 언급했다. 일반의약품 보다 ATP와 경쟁을 해야 하기에 흡수도 잘 되고 혈루에 오랫동안 머물러야 한다. 더 오래 혈중 농도가 일정하게 유지되어야 효과적으로 갈 수 있는 것이다.
민 교수는 “시기적으로는 1년 이내에 전임상 후보물질 도출하는 것이 목표이다. 1년 이내에 나와 주면 상당한 경쟁력을 가지게 된다. 이 고지만 넘어가면 스피드 업을 할 수 있는 만큼, 학교라는 한계를 가지고서도 최선을 다해 전임상 후보물질 개발을 완성할 계획이다”고 했다.
'KDDF에 바란다'
협약 후 연구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내용 변경이 필요한 부분이 간혹 있을 수 있다. 예를 들어, 학교 연구소라서 발생되는 인건비 변경 같은 경우가 대표적이다. 통상은 변경승인서만 첨부하면 되는데 사업단은 그렇지 않은 번거로움이 있다.
연구 진행에 있어 이슈가 발생했을 때의 대응은 굉장히 빠른 편이다. 속도는 빠른데 작업해야 하는 분량이 많다. 연구비 사용 규제가 까다로운 점도 있다.
연구의 용이성을 위해 개선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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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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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8.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