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산업 동향

[전문가 특별기고_김윤근] 만성폐쇄성기도질환 혁신신약 개발전략

  • 2013.10.07
  • 305
만성폐쇄성기도질환 혁신신약 개발전략
 
포항공과대학교 생명과학과 김윤근
 
서론

최근 WHO에서는 2020년에 인간의 수명과 삶의 질을 결정하는 4대 질환군을 지정하였는데, 이중에 하나가 기도폐색에 의한 호흡곤란을 특징으로 하는 만성폐쇄성기도질환 (chronic obstructive airway disease) 이다. 만성폐쇄성기도질환은 가역적인 기도폐색을 특징으로 하는 천식 (asthma)과 비가역적인 기도폐색을 특징으로 하는 만성폐쇄성폐질환 (chronic obstructive pulmonary diseases, COPD)으로 구별할 수 있다. 천식은 공기 중에 있는 알레르겐 등에 의한 과민반응으로 만성적인 기도염증과 이에 따른 기도과민성에 의해 가역적인 기도폐색을 특징으로 하는 질환이다. 반면, COPD는 천식과 달리 비가역적인 기도폐색을 특징으로 하는 질환으로서 만성(세)기관지염 (chronic bronchitis/bronchiolitis)과 폐기종 (emphysema)이 비가역적 기도폐색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 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COPD로 인한 사망률은 전 세계적으로 4위를 차지하고 있고, 더욱이 10대 사망원인 질환 중에서 사망률이 유일하게 증가하는 질환이다. 고령인구의 증가로 인해 향후 유병률과 사망률이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어, WHO에 의하면 질병부담지수가 1990년 12위에서 2020년에는 세계적으로 5위로 올라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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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성폐쇄성기도질환의 산업적 중요성

천식은 전 연령층에 걸쳐 유병률이 높고, 가옥구조의 서구화와 함께 실내 생활에 보내는 시간이 증가하면서 유병률이 급증하는 질환이다. 현재까지 천식의 주 치료약제는 흡입스테로이드제, 지속성 교감신경자극제, 데오필린제제, 류코트리엔 수용체 차단제 등이 주요 치료약물이다. GSK의 흡입 스테로이드+교감신경자극제인 Advair/seretide인 경우 전 세계시장의 4위, MSD의 류코트리엔차단제인 singulair인 경우 15위를 차지할 정도로 시장규모가 매우 크다. 만성폐쇄성폐질환의 질병 경과는 만성적으로 수 십 년간에 걸쳐서 진행하고 비가역적인 기도폐색을 보이므로, 이로 인한 치료비의 부담과 사회적 손실은 막대하다. 미국의 경우 1993년 만성폐쇄성폐질환으로 인한 총비용은 239억 달러에 이르고, 질환으로 인한 평균재원기관은 6.9일, 클리닉 방문 횟수는 14.3백만 회에 이르고 있다. 이러한 사회경제적 부담은 예측되는 만성폐쇄성폐질환의 발병률 및 사망률의 증가로 인해 향후 더욱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아직까지 질병의 발생이나 진행을 억제하는 약물이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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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폐쇄성기도질환의 unmet medical need

천식은 호산구성 염증을 특징으로 하는 질환으로 알려져 있고, 호산구성 염증은 기존의 흡입 스테로이드제에 잘 반응하는 특징을 갖고 있다. 그러나 중증천식인 경우 호산구성 염증보다는 호중구성 염증이 병인에 중요하고, COPD인 경우에는 환자의 90% 이상에서 호중구성 염증이 관찰된다. 그러나 호산구성 염증과는 달리 호중구성 염증인 경우 스테로이드에 대한 저항성이 있어 이를 극복할 수 있는 약물 개발이 절실한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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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인기전을 기반으로 한 만성폐쇄성기도질환 혁신신약 개발전략

1) 면역학적 병인기전에 근거한 치료약물 작용점 설정

가역적인 기도폐색을 특징으로 하는 천식인 경우 집먼지진드기 등에서 분비되는 흡입 알레르겐이 주요 원인인자로 생각한다. 그렇지만, 알레르겐 이외에도 천식을 유도할 수 있다는 증거가 최근 주목받고 있다. 또한, 천식의 면역학적 병인과 관련해선 Th2 면역반응에 의한 호산구성 염증이 중요하다고 알려져 있으나, 반 수 이상의 천식환자에서 보이는 비호산구성 천식의 면역학적 병인을 Th2 면역반응보다는 Th1 및 Th17 면역반응이 중요하다는 연구결과가 주목받고 있다.
한편, 비가역적 기도폐색을 특징으로 하는 COPD인 경우에는 흡연, 대기오염 등의 자극물질이 원인인자로서 중요하다고 알려져 있으나, 담배연기를 반복 흡입 시 뚜렷한 COPD의 병리소견을 보이지 않고, 특히 중증 COPD 환자에서 보이는 T cell의 침윤소견이 흡연 등의 자극물질로는 유도되지 않는다. 그래서 COPD의 병인에 흡연 등의 자극물질보다는 감염성 인자의 중요성이 최근 부각되기 시작하였다.
또한, 감염성 인자에 의한 호중구성 염증의 주요 면역학적 병인기전으로 Th17 면역반응이 중요하다는 여러 증거가 대두되고 있다. 따라서 혁신적인 신약을 개발하기 위한 전략으로서 스테로이드에 잘 반응하지 않는 Th1/Th17 면역반응을 조절할 수 있는 신약개발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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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단일 약물작용점 (single target) 대신에 여러 약물작용점 (multiple target)에 작용하는 후보약물 발굴

신약개발은 크게 경험적으로 효능이 있는 후보약물에서 출발하여 약효를 검증하는 효능기반 약물발굴 (phenotype-based drug discovery)과 병인기전에 근거하여 therapeutic target에 작용하는 후보약물을 도출하는 표적기반 약물 발굴 (target-based drug discovery)로 대별할 수 있다. Target-based drug discovery인 경우, 주로는 single target에 작용하는 후보약물을 발굴하는데 초점을 두고 있다.
그러나 만성폐쇄성기도질환과 같은 만성 염증질환인 경우에 single target 보다는 multiple target이 질병의 병인에 작용하므로, magic bullet (single drug) 전략이 적합하지 않으며, multiple target에 대한 약리작용을 갖는 물질을 발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를 위해선 single target에 초점을 둔 약물 스크리닝보다는 병인기전을 잘 대변하는 약물 스크리닝 시스템을 통해 유효물질 (hit)을 발굴하고, 질병상태를 잘 반영하는 질환동물모델에서 효능을 평가하여 선도물질 (lead compound)을 발굴하는 것이 중요하다.
 
결론

20세기 후반 분자생물학이 의생명과학분야 연구의 대세로 자리 잡으면서 만성폐쇄성기도질환을 포함한 난치성 만성질환에 대한 혁신신약 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많은 사람이 예상하였다. 분자생물학을 기반으로 한 만성 염증질환의 병인을 분자수준에서 이해하고자 하는 연구결과 새로운 약물작용점이 도출되었지만, 단일 약물작용점에 작용하는 약물개발이 한계를 보이고 있다. 따라서 만성폐쇄성기도질환에 대한 혁신신약을 개발하는데 있어 단일 약물작용점보다는 여러 약물작용점에 작용하는 후보약물을 발굴하는 것이 좀 더 효율적인 신약 개발전략이라 생각한다.
또한, 스테로이드에 잘 반응하는 호산구성 염증 보다는 스테로이드 저항성의 주요 병태생리인 호중구성 염증을 타겟으로 하는 것이 혁신신약 개발의 핵심사항이다. 따라서 만성적인 원인인자 노출에 의해 발생하는 호중구성 염증을 특징으로 하는 만성폐쇄성기도질환을 치료하는 약물을 개발하기 위해선 정확한 원인인자와 이로 인한 면역학적 병인기전을 잘 이해하고, 이를 기반으로 새로운 약물 스크리닝 방법과 질병동물모델을 통한 효능 평가를 통해 효율적인 후보물질을 발굴하는 것이, 혁신신약을 개발하기 위한 선결조건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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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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