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산업 동향

[전문가 특별기고_정혜자] CMC 와 글로벌 의약품 개발

  • 2014.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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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MC 와 글로벌 의약품 개발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상임컨설턴트 정혜자

치열한 경쟁에서 선두주자가 되기 위해 신약개발사들은 짧은 시간 내에 인허가를 받고 곧바로 마켓 런칭을 하려는 전략적인 개발계획을 시도 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신약개발 커뮤니티로부터 지대한 관심을 받고 있는 것이 임상개발 분야인데 그 이유는 임상시험 비용이 많이 들어가고, 임상결과가 그 개발 프로그램의 성패를 좌우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임상시험을 디자인 할때 함께 진행해야 하는 일 중에 CMC 파트가 있다. 결코 간단하게 생각할수 있는 분야는 아니나, 임상개발에 쏟는 노력에 비하면 CMC 개발에 대한 관심은 그다지 높지 않아 보인다. 허나, 임상시험은 임상약이 있어야 시작되는 것이고 임상약을 생산 공급하는 곳이 CMC 부서인지라 시간 싸움일수 있는 신약개발에서 임상전략과 CMC 전략은 신약개발 전략 시초부터 함께 세워져야 하는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신약개발 역사가 짧은 국내 신약개발사들은 US와 EU 인허가에 필요한 CMC 파트를 아예 해외 CMO들에게 위탁하여 준비하는 것이 근래 추세이다. 해외로 갈수 밖에 없는 이유가 국내에는 CMC 파트를 맡아 cGMP화 된 공장에서 글로벌 임상약 (미국과 유럽 인허가 임상약)이나 선진국에 판매할 Commercial 의약품을 생산할수 있는 곳이 극히 적기 때문인데, 사실은 CMC 개발 캐파에 한계가 있는 미국의 중소 의약품 개발사들도 외부 CMO에게 이들 개발품목의 CMC 파트를 거의 100% 맡기고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막강한 CMC 그룹을 운영하는 다국적 제약사들 역시 점차적인 CMO 활용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어, CMC 관련 글로벌 CMO 사업은 지난 10여년 간 빠른 속도로 성장해 왔다.

Drug discovery에서 발견된 약효물질의 임상시험용 샘플을 만드는것부터 인허가 받은 의약품이 의사와 환자에게 전달되기까지 믿고 먹을수 있는 의약품을 누군가가 책임지고 만들어 주어야 하는데, 그들이 바로 CMC 전문가들이다. 공장에서 대량생산에 들어가면, 크고 작은 실수로 의약품 생산이 실패할 수 있고 간혹, 오염되거나 동등하지 않은 제품 생산으로 품질관리에 문제가 생기곤 한다. 

특허기간 만료까지 수년에 걸쳐, 동등한 quality 의약품의 계속적인 생산을 추구하다 보니 CMC가 생겨났고 오늘 이 기고를 통해 CMC 역활과 중요성을 논해보고자 한다.
 
1.    CMC 란 무엇인가

CMC는 의약품 개발과정에서 원료의약품 (Drug substance 또는 Active Pharmaceutical Ingredient, API)과 완제의약품 (Drug Product)의 생산 부분을 다룬다. Chemistry, Manufacturing, Control의 약자로 원료와 완제의약품을 만드는 ‘Process Development (공정개발)’과 ‘Quality Control (품질관리)’이 핵심 비즈니스이며,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임상용 샘플과 Commercial용 의약품을 제조 생산하는 것을 책임지고 있다.
 
예를 들면, CMC에 원료의약품 (API)의 순도 스펙이 99.0% 이상에 3개의 불순물질 A, B, C(각각 0.1 % 미만)를 허용한다고 가정해 보자. 미국에서 출시될 의약품이며, 다국적제약사라서 생산량 수요가 높아 3개의 공장 (한국, 중국, 미국)에서 API 생산을 하려할때, Quality control이 잘 된 CMC에 기반한 공정서를 가지고 의약품 생산을 한다면, 서로 다른 대륙에 위치한 3개 공장이더라도 기존 스펙에 맞는 일정한 순도와 quality를 갖춘 프러덕트를 무난하게 생산해야 한다는 논리다.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CMC에서 다루는 key 내용은 API 구조규명, 합성방법, 분석방법, 안정성시험, 공장생산절차, CMC 안전정보 등으로 이에 관련한 연구개발 자료를 종합한 다큐먼트를 CMC Package라고 부른다.
 
2.    CMC 는 어떻게 운영되는가

대부분의 제약사는 CMC 부서가 원료공정 개발부서와 제제개발부서로 나누어 운영하고 있다.  예를 들어 임상약을 준비하기 위해서는 먼저 원료공정 부서에서 API (또는 Drug substance)를 만들어 제제개발부서로 넘긴다. 제제개발을 통해 완성된 완제품 (또는 Drug product)이 비로소 임상환자들에게 전달되는 순간, 임상시험이 시작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CMC 운영에 문제가 발생하여 임상시험 날짜가 지연될 경우, 전체 의약품 개발과 인허가 등록 스케줄에 치명적인 타격을 주게 되므로, Timeline에 맞춘 일사불란한  CMC 개발과 수행은 정말 Critical 할 수밖에 없다.  

CMC팀과 임상팀과의 긴밀한 협업

다시 요약하면, CMC 부서는 임상팀의 임상시험 플랜을 잘 이해하고 공정개발과 생산, 공급 계획을 세워 임상시험 endpoint 평가를 차질없이 진행토록 협조하고, 임상팀은 임상시험 디자인에서 결정된 formulation, packaging configuration 정보를 CMC 팀에 전달하여 원하는 임상약을 제공 받도록 해야 한다. CMC 팀이 임상용 DS (Drug substance) 와 DP (Drug product) 연구, 생산을 하는데 9개월-1년 간의 기간이 필요한 게 보통이므로 임상팀은 시간적 여유를 갖고 CMC 부서와 협업하는 것이 필요하다.

원료의약품 (Drug Substance) 과 완제품 (Drug Product) 연구와 생산

미국 FDA 신약 인허가 준비를 위한 다국적 제약사 CMC 부서들의 활동을 한 예로 들어보자. 원료의약품(drug substance) 생산시설은 대략적으로 개발단계와 필요 물량에 따라 Kilogram Lab (전임상, First in Human), Pilot plant (임상 1-3상), Manufacturing plant (임상 3상, Commercial)로 나뉘어 있다. 임상단계가 높아지고, FDA 인허가 신청이 가까와 올수록 생산 스케일은 증가하게 되는데, 몇 그램 단위로 연구실에서 시작한 공정개발이 수년 후, 임상 3상을 끝내고 NDA 신청을 할 즈음에는, 많게는 ‘톤’ 단위로 바뀐다. 이쯤에 의약품 출시를 전제로 생산공장에서 Process Validation이라는 것을 하게 된다. 이는CMC (Drug substance, Drug product 포함) 공정에 대한 확신을 FDA에 보여주는 절차로. 스펙에 맞는 Qualified된 의약품을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입증하는 절차이다.  

같은 맥락에서, 제제 연구자들도 formulation dosage form 생산에 대한 자체적 Process Validation을 하게 된다. 완제품(drug product) 제제개발이 늦어질수록, 그리고 연구결과의 확고한 이해가 부족할수록, 임상시험부터 인허가 등록절차에 차질을 가져올 수 있어 과학이 뒷받침하는 CMC 자료준비가 중요하다.
 
3.    CMC, Regulatory Affair, cGMP

CMC 개발 동안, Regulatory Affair (인허가 업무) 전문가들과 긴밀히 소통하여 등록국가의 가이드라인에 맞는 CMC Package 준비가 필요하다. 특히, 선진국으로 출시하고자 하는 의약품의 CMC는 cGMP (Good Manufacturing Practice) 하에서 준비되어야 하는데, Regulatory Affair 전문가들의 자문이 요구된다. 인허가 받기에 취약한 CMC 데이터를 준비한다든지 cGMP 운영방식에서 일탈하게 되면 의약품의 글로벌 런칭에 브레이크가 걸리게 되는 경우가 있다. 문제해결이 될 때까지 그 의약품 (신약과 제네릭 통합) 출시가 연기될 수 밖에 없고, 결국 그사이에 경쟁 제약사가 제품 출시를 하면서 선두주자의 기회를 잃어버리게 되는 케이스가 간혹 있어 안타까울 뿐이다.

Non-GMP 생산 방식에 비해 다큐멘테이션 해야 할 일이 많고 운영비용도 더 많이 드는 cGMP 가이드라인을 따르면, 분명히 임상시험약과 commercial용 의약품 생산 일정이 길고 복잡해지는 것은 분명하다. 빨리 진행하려던 임상 1상시험이 cGMP 에 묶여 임상시험 출발이 늦어진다고 걱정하는 사람도 있으나, cGMP하에서 만들어진 임상약을 사용하여 얻은 임상시험 결과는 신뢰될 수 밖에 없다.

의약품 수출 진입장벽은 국가별 인허가 등록 절차에 따라 높낮이가 다르나 세계적으로 공인 된 cGMP 생산시설과 운영체재에서 제조되는 품목들은 선진국은 물론이고, 그 외 세계국가들에게 판매할 수 있는 수많은 기회를 받을 것은 확실하다.  
 
끝맺는말

지난 6개월동안 50개의 국내 제약사를 만나 CMC 관련 해외제약 컨설팅 (한국보건산업 진흥원 소속)을 하면서 느낀점은 제네릭 개발사업에 전념해왔던 국내 의약품 개발사업이 빠르게 글로벌 의약품 (신약, 제네릭, 개량신약 포함) 개발사업 쪽으로 움직여가고 있다는 것이다. 이를 뒷받침하는 글로벌 스탠다드 CMC 운영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생산공장을 cGMP화 하려는 회사들을 자주 만나게 되는 것은 매우 반가운 일이며, 고무적이다. 앞으로 5-6년후를 예상해 볼때, 우리나라 제약사업은 오늘의 모습과는 많이 달라져 있을것으로 전망되는데, 글로벌사업 활성화와 함께 CMC 분야도 급속도로 변모될 것을 의심치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