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산업 동향

[전문가 특별기고_이병완] 당뇨병 약제 개발의 안정성: 현재의 심혈관 질환 안정성 규제와 암 관련 안정성 규제에 대한 전망

  • 2014.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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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병 약제 개발의 안정성: 
현재의 심혈관 질환 안정성 규제와 암 관련 안정성 규제에 대한 전망

연세의대 내분비-대사 내과 이병완
 
당뇨병환자들의 혈당 조절을 위해 제약산업 쪽에서는 최근 새로운 계열의 당뇨병 약제와 그 계열을 여러 신약들을 다른 어떤 질환 약제들보다 활발히 개발하고 있고, 의료계에서는 현실을 반영하는 진료 지침을 빠르게 적용 발전시키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당뇨병 환자 수가 세계적으로 계속 늘고 있고, 현재 처방 되어지고 있는 약제가 치료 및 관리 목표혈당치인 당화혈색소(HbA1c) 7% 이하를 도달하는 경우가 아직 50% 내외로 보고된다는 점을 잘 반영한다. 현재의 당뇨병 약제의 전임상 및 허가1/2 임상연구 등록 현황은 의료계의 수요와 제약산업의 공급 필요성을 잘 반영하는 현상이라고 해석 할 수 있다. 양 분야의 노력이 궁극적으로는 혈당 조절과 이를 통한 당뇨병성 합병증 예방이라는 약물 효과에 대한 환자의 만족도와 동시에 최소한의 약물 부작용을 가진 약제 안정성이 보장되어야 한다는 관점에서 정부의 안정성 규정(regulation)은 반드시 요구된다. 항-당뇨병 약물계열인 치오졸리딘다이온(thiazolidinedione)의 대표적 약제인 아반디아(상품명 Avandia: 성분명 rosiglitazone)의 심혈관 질환 발생과 액토스(상품명 Actos: 성분명 pioglitazone)의 방광암발생에 관한 일련의 논란들에 대한 예시를 통해 당뇨병 약물에 대한 안정성 규제의 현황을 살펴보고자 한다.

항-당뇨병 약제인 아반디아 사건이 발생하기 이전의 미국 FDA (Food Drug Administration)의 신약 허가 규정(regulation)을 우선 살펴 보고자 한다. 아반디아 사건 이전의 항-당뇨병 신약 허가용 임상시험들은 신약 효과면 에서 당화혈색소(HbA1c) 감소를 충족해야 했으며, 허가 후 시장에서 처방되기 위해 약제 사용 6개월 후의 식전, 식후 혈당 변화 치와 단독/병합 요법 시 효과에 대한 임상시험을 시행해야 했다. 그러나 임상시험 환자군 등록 관점에서 심혈관질환이 있는 피험자들은 종종 등록 제외 기준으로 사용되기도 하였으며, 신장질환 피험자는 거의 포함하지 않았다. 또한 약물 치료 기왕력이 없거나 짧은 당뇨기간을 가진 피험자를 포함하였으며, 구제요법을 위한 임상 시험 중단을 포함하기도 하였다. 연구자에 의한 심혈관계 합병증 보고는 중앙집중 관리나 맹검이 잘 시행되지 않았으며, 의뢰자는 계획서에 명시한 계획된 분석도 하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이러한 과거 의료 상황은 연구자들이 특정 약물에 대해 후향적 메타분석의 연구방법들로 약물의 효과 및 안정성을 조사하게 만든 빌미가 되었다.

아반디아는 2007년 5월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 (NEJM)에 발표된 Nissen 박사의 논문으로 인해 심혈관계 질환 유발 논란에 휩싸였다. 논란의 핵심은 아반디아 관련 42개의 논문을 후향적 메타 분석한 결과 아반디아 사용시 심근경색 위험의 odds ratio가 1.43 (p=0.03)이었고, 심혈관계 질환으로 인한 사망의 odds ratio를 1.64 (p=0.06) 높인다는 것이었다. Nissen 박사의 논문으로 인한 파장은 미국 정부까지 영향을 주었다. 미 의회는 아반디아 안전성 문제에 대한 청문회를 개최했으며, FDA는 이례적으로 즉각적인 발표를 통해 면밀한 분석을 통해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심근경색 문제에 대해 6개월 동안의 FDA 자문위원회 논의를 거쳐 2007년 11월 최종 투표를 통해 일부 허혈성 심장 질환의 위험이 있을 수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인정하고 아반디아 약제정보에 경고문구를 삽입하기로 결정하였지만, 참석위원 23명은 아반디아의 시장잔류를 결정하게 된다. 그러나 FDA는 rosiglitazone와 pioglitazone 두 약제를 대상으로 심혈관 안정성에 대한 head-to-head 임상시험을 요구하였고, 이후 새로운 결과가 나오자 2010년 9월 FDA 2차 자문위원회는 아반디아에 대해 위험평가 및 완화전략(REMS: Risk Evaluation and Mitigation Strategy) 방침을 발표 하여 아반디아를 사실상 미국 시장에서 퇴출시켰다. 이후 FDA는 산하 2개 독립 위원회인 Endocrinologic and Metabolic Drugs Advisory Committee (EMDAC)와 Drug Safety and Risk Management Advisory Committee (DSRMAC)와의 모임에서 RECORD (Rosiglitazone Evaluated for Cardiovascular Outcomes and Regulation of Glycemia in Diabetes) 연구 결과를 상의 후 아반디아가 심혈관질환을 증가시키지 않은 다는 결론을 내리고, 2013년 11월 아반디아에 대한 규제를 해제하여 다시 시장에서 처방 될 수 있게 되었다.

이러한 아반디아의 일련의 사태는 당뇨병 신약의 개발에 관한 규정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당뇨병 치료를 위한 다양한 약제군을 포함한 임상시험 결과들이 발표되었으나 (ACCROD, VADT, BARI-2D), 복합제 군을 포함해서 어떠한 단독약제도 대혈관 합병증을 결과적으로 감소시킨 보고는 없었다. 2008년 7월 FDA 자문회의(내분비 및 순환기 전문가 참여)에서 당뇨병신약의 허가 시판 전후에 심혈관 평가에 관한 논의를 하게 되면서 당뇨병의 미세혈관 합병증과 혈당조절(HbA1c의 변화)의 중요성은 재확인을 하였다. 또한 당뇨병은 심혈관계 위험을 증가시키는 다양한 사망 위험을 갖는 대표적 대사질환이지만, 여러 임상결과물 임상시험에서 보았듯이 혈당조절 하나 만으로 심혈관계 위험을 감소시키는 것을 증명하기는 어렵다는 점도 모두 동의하였다. 그리하여 심혈관계 위험에 대한 약제의 장점은 당뇨병약제의 승인에 필수사항은 아니라는 점도 확인하였다. 자문회의 결과 "당뇨병신약은 허가용 2/3상 임상시험에서 장기적인 심혈관계 위험도 연구를 포함하도록 하면서 좋지 못한(unacceptable)심혈관계 위험은 보이지 않아야 한다" 라는 투표에서 의견을 승인 (14대2)하면서 새로운 당뇨병신약 임상시험 허가 기준이 생기게 되었다. 2008년 2월 초안이 마련된 후에 12월에 “The FDA Guidance Diabetes Mellitus-Evaluation of Cardiovascular Risk in New Antidiabetic Therapies to Treat Type 2 Diabetes” 를 발표하였다. December 2008 Guidance는 당뇨병 신약을 개발한 의뢰자가 신약은 받아드릴 만한(acceptable) 심혈관계 위험도를 가지지 않는다는 것을 입증하도록 하였다. 유럽 EMA(European Medicines Agency)에서도 2010년 1월 당뇨병 치료약제의 신약 임상시험 연구에서는 심혈관계 위험을 평가하는 항목을 요구하는 문서를 발표하였다.
FDA에서 정한 심혈관 위험도를 높이지 않는 Guidance 기준은 신약의 임상시험이 완료된 후에, 허가용 임상 2/3상 시험 메타분석과 단일 대규모 안정성 연구 자료를 통한 시험약과 대조군 사이의 심혈관질환 발생건수(event)를 비교하는 것이다. 그 결과가, 95% 신뢰범위에서 위험도가 1.3 이하, 1.3부터 1.8사이, 1.8 이상 군으로 나누어서 아래와 같은 권유를 하게 된다(Table 1).
 
Upper bound of 95% CI for risk ratio Conclusion
1.8  Inadequate to support approval 
1.3 but <1.8 Postmarketing trial(s) needed to show definitively <1.3
1.3 Postmarketing cardiovascular trial(s) generally not necessary

또한 신약승인을 위해서는 최소한의 임상 시험 등록 환자수를 요구하고 있다. 허가 2/3 임상의 경우 최소한 2,500명 이상 피험자 등록, 최소 1년 이상 1,300-1,500명, 18개월 이상 300-500명의 피험자가 약물에 노출 되고, 광대한 자료에서 특정 관심 안정성 조사를 요구하였다.

마지막으로 항-당뇨병 약제의 새로운 규제가 예상 되는 부분은 암 발생일 것이다. 이러한 향후 문제에 대해 아반디아아 같은 계열인 액토스의 방광암의 위험성을 살펴 보고자 한다. 피오글리타존(상품명 액토스) 복용이 방광암 발생을 증가시키는지에 대한 논란을 시간적으로 이야기 해보면, 약물 개발단계 시점인 쥐 동물실험에서 피오글리타존이 방광암 발생률을 높였다. 그리고 이러한 양상은 용량이 높을수록 위험성이 더 높았다. 이러한 위험성의 간접적으로 유추할 수 있었던 대규모 임상 연구는 PRO-active연구 였지만, PRO-active는 피오글리타존과 심혈관 질환의 연관성을 증명하려는 연구였지 방광암과의 연관성을 보여 주려는 연구가 아니었다. 2003년 미국 FDA (Food and Drug Administration)에서는 제조사인 다케다에게 피오글리타존이 방광암 위험과 관련된 안정성 연구를 시행하라고 요구를 하였다. 이 연구의 중간 분석이 2011년 Diabetes Care 학술지에 ‘Risk of Bladder Cancer Among Diabetic Patients Treated With Pioglitazone: Interim report of a longitudinal cohort study’ 제목으로 보고되었다. 이 연구 결과에서 단기간의 피오글리타존의 사용은 방광암과의 연관성은 없으나, 2년 이상 사용시 약하게 방광암 위험성과 연관된다는 결과를 발표하여 피오글리타존과 방광암에 대한 논란에 불을 지폈다. 이러한 결과로 2011년도에 미국 FDA은 이 약을 제조하는 다케다 북미 제약회사에 액토스 제품에 약의 복용으로 인하여 방광암 발병 위험성이 증가할 수도 있다는 경고문을 삽입하라고 주문하였다. 여러 나라에서 피오글리타존이 처방되면서 지속적인 임상 자료가 축척이 되었다. 각 나라에서 피오글리타존가 실제로 방광암 발생률을 높이는지에 대한 연구가 있었으나 조사 기법에 따라 의견이 분분했다. 여러 국가의 피오글리타존과 방광암의 역학 연구들 중에서 프랑스 건강제품위생 안전청(AFSSAPS)가 가장 강력하게 2012년 Diabetologia에 실린 프랑스 국민 대상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시장에서 피오글리타존 사용 허가를 취소하였다. 그리고 2014년 미국 법원은 발매 당시 액토스가 방광암 발생 위험 가능성을 환자들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는 혐의로 징벌적 의미관점에서 60억 달러의 배상 평결을 내려 국내외로 논란이 일었다. 이 논란은 다케다가 공지의무를 지키지 않은 것이지, 피오글리타존이 방광암을 높인다는 결과가 아니라는 점을 우선 주지할 필요는 있다.

요약: 심혈관 위험도를 최소한 높이지 않는 당뇨병 신약을 개발해야 한다는 신약 허가 요건(December 2008 Guidance to diabetes therapy)제약에도 불구하고 혈당을 조절하기 위한 새로운 항-당뇨병 약제의 개발 요구는 환자 수가 세계적으로 계속 늘고 있고, 혈당 조절 목표치에 도달하지 못하는 당뇨병환자가 50% 내외인 현 상황에서는 항-당뇨병 약제 개발은 현실이다. 또한 제2형 당뇨병환자의 높은 심혈관 위험도를 고려 하면 개발되는 당뇨병신약은 분명히 심혈관계 위험도를 높히는 약제는 허가될 수 없다는 점은 윤리적으로 합리적인 규제로 받아 드려지고 있다. 아직 새로운 당뇨병약제의 개발과정에서 암 발생에 대한 규율을 없지만 향후 항-당뇨병 약제의 신약 개발에서 이 부분에 대한 준비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