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산업 동향

[특허 기고_유정민] 에버그리닝 특허 전략

  • 2015.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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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버그리닝 특허 전략

 

 유정민. 변리사, 특허법인 다나


I. 에버그리닝 특허전략이란
신약개발자는 의약용 신규 화합물에 대한 물질특허를 등록한 후, 이 화합물을 개량한 형태의 광학 이성질체, 신규염, 결정다형, 제형, 복합제제, 새로운 제조방법, 대사체, 신규용도 등의 후속 특허를 지속적으로 출원하여 특허에 의한 시장독점적 범위 및 기간을 확대함으로써 수익을 극대화하는 경영 전략을 취하게 된다. 이를 일컬어 특허권이 늘 푸른 나무처럼 살아 있게 하는 전략이라 하여 ‘에버그리닝 전략(evergreening strategy)’이라고 부른다.
 
II. 에버그리닝 특허전략의 예시[1]
1. 오메프라졸(Omeprazole)
오메프라졸(Omeprazole)은 아스트라제네카(Astrazeneca)사가 개발하여 미국에서 위궤양 치료제인 오리지널 의약품 Prilosec을 1989년 9월 허가받아서 아스트라제네카가 발매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유한양행이 라이센싱을 통해 유한로섹캅셀로 발매하였다.
 
2. 개발 단계별 특허출원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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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트라제네카는 위궤양 치료제인 프릴로섹을 원천기술 연구 과정에서 1978년최초로 오메프라졸 물질특허를 등록하였고, 1982년 3월 임상 시험 연구 과정과 같은 해 12월 임상 2상, 1985년 임상 3상 후 경구제형 특허를 출원하여 등록받았다. 이는 임상 과정중에 새로운 제형을 지속적으로 개발할 수 있는 사례를 보여준 것이다.
 
III. 에버그리닝 특허 전략의 양면성
에버그리닝 전략에 대해 다국적 제약회사 등 오리지널 의약품 발매사는, 에버그리닝 전략은 특허법에 따라 개량된 특허의 신규성 및 진보성을 인정받은 정당한 행위라고 주장한다. 또한 기존 물질을 개량한 2차적인 개량특허는 기존보다 특허권리범위가 좁으므로 제네릭 업체에게 절대적인 장벽이 되는 것은 아니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제네릭 제약사 등은, 에버그리닝 전략은 오리지널 제약사가 개량의 정도가 극히 미미한 발명을 대상으로 실질적으로 특허 독점권을 연장함으로써, 제네릭 제약사의 시장 진입을 어렵게 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리하여 오리지널 제약사들의 에버그리닝 전략에 따른 후속 특허에 대해 제네릭 회사들의 특허도전이 이루어지고 있다. 예를 들면, 사노피사는 1983년 '플라빅스' 물질특허를 등록한 뒤 이성체와 황산수소염 특허를 순차적으로 획득하였다. 그리고 우리나라 제약회사들은 이 이성체와 황산수소염 특허를 무효시킨 바 있다.
 
IV. 각국의 적용 예
오리지널 의약품 개발사의 입장에 우호적인 선진국과는 달리, 자국 내 신약 개발 능력이 약한 개발도상국 및 저개발 국가의 경우, 자국의 공중 보건을 보호하기 위해 에버그리닝의 부작용을 줄이기 위한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인도의 경우, 인도 특허법에서 특허를 획득하기 위한 조건으로 ‘enhanced efficacy’을 추가로 요구하여 후속 개량발명에 대한 특허 허여의 기준을 높여서 에버그리닝 목적의 특허출원은 특허 허여를 하지 않겠다는 직접 입법을 통한 방법을 채택하고 있다.
 
호주의 경우, 에버그리닝을 목적으로 특허소송을 제기하여 패소할 경우 막대한 벌금을 물게 하는 제도를 도입하여 에버그리닝의 부작용에 대해 대처하고 있다.
 
미국은, 청구항 해석시, 선행기술의 화합물에 대하여 선행기술에 고유적으로 존재하는 용도, 기능 또는 알려지지 않은 특성에 대한 발견은 신규한 것으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해석론인 ‘Inherent anticipation’을 인정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기준을 토대로, 특허권 존속기간 연장만을 위한 에버그리닝 특허에 대한 특허등록을 허여하지 않고 있다.
 
V. 결론
신약을 개발하는 입장에서 에버그리닝 특허 전략은 반드시 검토해야 할 부분이다. 반대로, 신약 개발의 후발 주자는 오리지널 제약사의 에버그리닝 전략에 따른 특허를 무효화시키기 위해 노력할 필요도 역시 존재한다.
 
각국의 경우, 에버그리닝 특허 전략의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특허법을 적용함에 있어서 운용의 미를 발휘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올해부터 허가-특허연계제도가 시행되고 있다. 이 제도와 관련되어서 에버그리닝 특허 전략이 잘 이용될 수 있도록 충분한 검토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1] 제약분야의 에버그린 특허전략과 분쟁 사례 연구보고서, 2009년, 특허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