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부처전주기신약개발사업 과제탐방

[과제탐방] [한국생명공학연구원]새로운 타겟의 표적 항암제 개발 첫 시도 “주목”

  • 2013.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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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생명공학연구원, 암 표적치료제 개발에 유용한 새로운 분자표적 제시
 

“E2-EPF UCP를 표적으로 하는 항암제 개발은 전 세계적으로 아직 시도되지 않았기 때문에 연구가 성공적으로 수행될 경우, 새로운 타겟을 목표로 한 최초의 항암제 개발(first-in-class)이 기대됩니다.”


임동수(재)범부처신약개발사업단 지원과제인 ‘새로운 발암인자를 표적으로 하는 비임상 후보물질 개발’ 연구 총괄책임자인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임동수 박사(사진)의 말이다.
 
국내 연구팀 독자 개발, 신약개발 성공 시 First-in-Class
 
2012년 6월 1일부터 향후 3년간 사업단의 지원을 받는 ‘새로운 발암인자를 표적으로 하는 비임상 후보물질개발’ 연구는 발암성 단백질 E2-EPF ubiquitin carrier protein (UCP)을 표적으로 하는 전임상 항암후보물질 도출을 목표로 진행 중인 과제이다.

연구팀이 새롭게 찾아낸 UCP는 암 억제 단백질 von Hippel-Lindau (VHL)의 위비키틴화를 유도한 다음 26S proteasome을 통하여 분해시킨다. VHL은 E3 ubqituin ligase 복합체의 한 구성요소인데 VHL E3 ubiquitin ligase의 기질은 hypoxia-inducible factor-1α (HIF-1α) 및 HIF-2α이다. 세포 안에 VHL량이 적게 되면 HIF-1α 및 HIF-2α는 안정화된다. HIF-1α 및 HIF-2α는 인체 암 조직에 과발현 되어 있어 암 세포 증식 및 전이를 촉진한다.

연구팀은 UCP가 암 세포 안에 많게 되면 VHL이 적게 되고 HIF-1α 및 HIF-2α가 안정화되어 암 세포 증식 및 전이를 촉진하는 것을 밝혀 암 표적치료제 개발에 유용한 새로운 분자표적임을 처음으로 제시하였다 (Nat Med 2006). 또한 UCP 형질전환 생쥐에서 간암이 높은 빈도로 (>40%) 발생하는 것을 확인하였다 (미발표 data).

임 박사는 “E2-EPF UCP의 발암성을 처음으로 규명하고 이를 기반으로 유효물질을 도출한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연구팀은 UCP 활성을 측정할 수 있는 HTS 기반 기술을 토대로 비임상후보물질 선택 기준에 입각하여 in vitro, in vivo 항암효과 시험, 기초독성 연구, 작용기전 연구 등을 통하여 항암 효과 및 선택성이 우수한 비임상 후보물질을 도출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항암제 개발 및 허혈성 질환 치료관련 UCP 유전자에 관한 용도특허를 출원하여 국내에는 등록되었고, 일본에서도 UCP 관련 특허가 등록되었다.

그는 “연구를 통하여 E2-EPF UCP를 표적하는 비임상후보물질이 확보되면 지식재산권을 확보한 후 가능하면, 국제저명학술지에 논문 발표를 시도함과 동시에 국내외 항암제관련 학회참가를 통하여 기술이전을 추진할 계획이다”고 덧붙였다.
 
늘어나는 간암 환자, 표적치료 세계 시장의 성장 ‘기회’
 
전 세계적으로 간암은 5번째로 빈번하게 발생하는 암 종으로 매년 50-60만 명의 간암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 간암에 의한 사망은 폐암, 위암 다음으로 많다 (Hepatology 51, 1820-1832, 2010). B형 간염 바이러스(HBV)에 의한 간암은 HBV 백신 및 바이러스 증식억제제 (예, 라미부딘)에 의해 감소되고 있지만, C형 간염바이러스 (HCV) 진단시약이 개발되기 이전에 수혈에 의해 감염된 환자들은 간암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고 (HCV 감염자의 약 20%가 간경화/간암으로 진행되며 이는 HBV의 경우보다 높음), 마약 사용자들에 의한 HCV 감염이 증가하고 있다. HCV 백신은 아직 개발되지 않고 있고, 비만 등에 의한 지방간/간경화/간암 환자수가 북미, 유럽, 일본 등의 선진국에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므로 간암치료제에 대한 수요는 더욱 증폭되고 있는 상황이다.
 
세계 항암제 시장 또한 2013년 약 90조원으로 예상 (Cutting Edge Information 2009 자료)되며, 이중 표적항암제 시장은 2014년에 약 14조원이 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또한 인간유전체분석기술의 경제성이 향상됨에 따라 질병 발생기전에 근거한 맞춤치료가 일상화되는 시대가 도래될 것이고 이에 따른 암 표적치료제의 시장은 확대 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우수한 간암 표적치료제 (targeted therapeutics for liver cancer)의 부재 또한 E2-EPF UCP를 표적으로 하는 항암제 개발이 기대되는 이유다.
암의 발생경로에 근거하여 정상세포의 손상을 최소화하고 암 세포 선택성을 높게 하여 치료 효율성은 높이고 부작용을 적게 하여 암 환자의 삶의 질을 저하시키지 않는 다양한 암 종에 대한 표적 치료제들이 개발되었고, 현재도 개발되고 있으나 (예, gleevec, sprycel, nexavar, tarceva, rituxan, herceptin, erbitux, avastin 등), 간암 치료제로서 허가받은 약은 nexavar (넥사바) 하나뿐이고 넥사바의 간암환자의 평균 생존기간 증가 효과는 약 3개월 정도이다. 폐암, 대장암, 신장암 등의 치료를 위해 허가 받은 Sunitib, Avastin, Erlotinib, Gefinitib, Lapatinib 등의 타이로신 카이네이즈 저해제들이 간암 치료제로서의 적합한지를 판단하기 위한 임상 시험이 진행되고 있으나 치료 효율, 부작용 측면에서 개선이 요구되고 있다.
 
왼쪽부터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정초록 박사, 임동수 박사, 임정화 박사

임 박사는 “기타 암에서 사용을 허가받은 암 표적치료제 중 Sorafenib 만이 유일하게 간암치료제로 적용되고 있으며, 그 밖의 치료제들은 간암 환자의 생존율에 의미 있는 효과를 나타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새로운 표적을 근거로 간암표적치료제를 개발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며, “이런 측면에서 국내 독자적으로 발굴한 E2-EPF UCP를 표적으로 하는 First-in-Class 간암 치료제 개발 전략은 국제적인 경쟁력이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평가했다.
 
연구팀은 전임상 후보물질이 도출되는 시점을 2014~2015년 쯤으로 예상하고, 이때 1차 기술이전을 한 후, 2017년 경 후보물질의 전임상 실시 후 2차 기술이전을 한 뒤, 2022~2024년 경 시장출시를 예상하고 있다.

임 박사는 “기초분야 연구를 통해 얻어진 결과물이 추후 국내제약사와의 공동연구를 통해 신약개발로 이어진다면 외국의 거대제약사에 비해 영세성을 지닌 국내 제약사가 국제 경쟁력을 키우는 데에 일조를 할 것으로 기대되고 동시에 일자리 창출 및 국부 창출에 기여하게 될 것이다”고 기대했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임동수 박사팀의 주목할 만한 다른 연구는?

 
E2-EPF UCP 유전자를 이용한 허혈성 질환 치료기술 (Molecular Therapy 20, 778-787, 2012)

현존하는 의약학적 수단으로 치료가 가능하지 않아 사지절단술을 받아야만 하는 critical limb ischemia (CLI) 질환, 관상동맥질환 (coronary artery disease)을 포함하는 허혈성 질환 (ischemic diseases)은 매년 전 세계적으로 일천오백만 명 이상 발생하고 이중의 50%는 사망하며, 연간 의료비 지출은 50∼150조원에 달한다. 국내에서도 허혈성 질환은 높은 사망률을 나타내고 있으며 당뇨병환자의 증가, 인구의 고령화와 더불어 허혈성 환자 수는 증가하고 있다.

HGF (hepatocyte growth factor), VEGF (vascular endothelial growth factor), FGF (fibroblast growth factor), HIF-1α와 같은 유전자를 이용하여 허혈성 질환을 치료하는 많은 시도가 있었으나, 대부분의 경우 기대했던 만큼 효과적이 않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런 이유로 새로운 혈관생성 촉진 유전자를 이용하여 허혈성 혈관 질환을 치료하는 연구가 필요하다.

연구팀이 기능을 처음으로 규명한 E2-EPF UCP는 HIF-1α 및 HIF-2α 의 안정화를 유도하여 VEGF를 포함하는 혈관 생성에 관여하는 다양한 인자들의 발현을 증가시켜 혈관의 신생을 촉진할 수 있으므로 UCP가 혈류의 부실에서 발생하는 허혈성 질환의 유전자 치료에 적용 가능할 수 있다.

연구팀은 이 가능성을 알아보기 위하여 마우스 뒷다리의 대퇴부 동맥을 절단하여 마우스 하지 허혈 (mouse hindlimb ischemia) 모델을 만든 후 UCP 유전자를 아데노바이러스 유전자 전달체를 이용하여 허혈조직에 주사하였다. 연구 결과, HIF-1α가 안정화되었으며, VEGF 및 FGF-2 등의 혈관생성관련 유전자의 발현이 증가하였고, 허혈조직의 근육세포의 퇴화가 많이 일어나지 않았으며, 결과적으로 허혈에 의한 마우스 하지 (hindlimb)의 절단 (auto-amputation)이 일어나는 빈도가 유의하게 감소되는 것을 관찰하였다. 향후 지속적이고 심화된 UCP를 이용한 허혈성 질환의 유전자 치료기법 연구를 통하여 실용화 가능성이 제고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암 표적 치료제 개발에 유용한 새로운 타겟 Enigma (Journal of Clinical Investigation 120, 4493-4506, 2010)

발암성 단백질 Mdm2는 암 발생억제단백질 p53의 위비키틴화를 유도한 후 분해시켜 암 세포의 발생 및 진행을 촉진한다.

연구팀은 에니그마 (Enigma) 단백질이 Mdm2의 자가 위비키틴화를 억제하여 Mdm2를 안정화/활성화시키고 이로 인해 암 p53의 기능을 무력화시켜 암 세포의 증식을 촉진하는 것을 발견하였다. 또한 사람의 간암 및 위암 조직에서 에니그마와 Mdm2가 암 세포내에 같은 곳에 자리 잡고 있으며, 에니그마와 Mdm2가 많으면 p53이 적게 존재한다는 사실도 밝혔다.

에니그마가 많이 발현되는 암 세포의 경우 항암제 독소루비신을 투여해도 지속적으로 증식하지만, 에니그마 발현을 차단하면 독소루비신에 의한 암 세포의 증식이 현저하게 감소되는 것을 생쥐종양모델에서 실험적으로 입증하였다.

이 결과는 인체 암 세포의 증식에 에니그마가 실질적으로 관여하고 있음을 나타내 주고 있으며, 또한 에니그마가 암세포의 항암제 내성을 유발하는데 관여하고 있음을 제시한다. 이러한 연구 결과는 에니그마가 암 표적 치료제 개발을 위한 새로운 타겟임을 입증해 주고 있다. 향후 에니그마 단백질과 Mdm2 단백질간의 상호 작용을 차단하는 저분자 물질이 개발되면 암 표적치료제로서 다양한 종류의 인체 암 치료에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