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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제탐방] [신풍제약] 심근세포 수축 타겟…심부전 치료의 명사수 '기대'

  • 2014.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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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근세포 수축 타겟…심부전 치료의 명사수 '기대'

효과 불구 부작용에 발목 잡혔던 심부전 치료 시장...새 기전으로 승부
 

병을 치료하기 위해 복용하는 약.
그러나 어떤 약도 내성 또는 부작용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부작용이 곧 치료제 시장의 미충족 의학적 수요가 된다.

 

막대한 시장 규모, 미충족 의학적 수요도 크다

심부전 (Heart Failure) 약물치료의 근간으로 사용되어 왔던 강심제(inotropics)는 혈역학적으로 불안정한 환자에 대해 임상증상에서의 빠른 호전과 혈역학적 안정을 가져올 수 있다는 장점에도 불구하고, 부정맥, 심근허혈, 심근 산소소모량 증가 등에 연관된 부작용과 사망률 증가로 그 사용이 제한적으로 적용되고 있다. 
이는 새로운 다른 형태의 강심제 필요성을제기하였고, 최근에는 이와 관련한 많은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WHO 통계에 의하면, 심혈관계 질환으로 해마다 평균 1,670만 명이 사망하고 있는데, 이는 전체 사망의 1/3에 해당한다. 국내에서도 심혈관계 질환은 증가하는 사망률로 인해 전체 사망 원인의 2위에 해당하며, 특히 이는 식생활의 서구화, 운동부족 및 인구의 고령화 등을 고려할 때 심혈관질환의 증가 양상은 지속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특히 심부전은 미국의 경우, 약 500만 명의 환자가 있으며, 처음으로 심부전 진단을 받는 경우가 매년 55만 명에 달하고, 매년 심부전으로 병원을 방문하거나 입원하는 경우가 증가한다고 알려져 있다. 또한 2001년 한해에만 심부전이 주된 원인으로 53,000명이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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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규모를 살펴보면 전 세계적으로 사망의 주요 원인인 심혈관질환의 시장규모는 2005년 727억 달러에 이르며, 이는 전체 약물 소비 비용의 1/8에 달하는 수치이다. 뿐만 아니라 심혈관질환에 소요되는 사회적 비용만도 전 세계적으로는 3935억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주요 사망원인인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회, 경제적 비용은 암과 관련한 사회적 비용에 버금가고 최근에 심혈관질환에 의한 병원 이용률 증가로 사회적 비용은 훨씬 클 것으로 예상된다.

비용면에서도 미국의 경우 심부전과 관련된 직, 간접적 총비용으로 2005년에 279억불이 소요되었다. 심부전은 주로 노인의 질환이며, 유럽에서 70세 이상 환자 입원 원인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미국에서는 65세 이상 노인 입원의 가장 흔한 원인이 심부전으로 입원한 환자의 80%가 65세 이상이며, 연령의 증가에 따라 심부전의 발생이 증가하며 특히 75세 이상에서 급격히 증가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평균 수명의 급속한 연장으로 노인 인구의 증가 속도가 매우 빠르며, 관동맥질환의 발생도 계속 증가 추세에 있음에 비추어 심부전의 발생이 크게 증가될 것으로 추정된다. 

유제만 신풍제약 연구소장(확인)은 “통계상으로 보고 또는 예측되고 있는 미래 전망은 현재 사용 중인 의약품을 기준으로 한 것이다. 따라서 심부전 치료를 위해 개발되고 있는 신약들처럼 임상적으로 현재의 미충족 의학적 수요가 극복이 된다면 시장 규모는 더 커질 것이다”라고 예측했다.
 

새로운 기전으로 접근, 기존 부작용 한계 넘어 선다
 

심장 수축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약물로 사용되는 강심제. 
지금까지 개발되어온 강심제는 심부전 치료를 위한 심장 조직에 대해 선택적으로 작용하지 못했고, 이로 인한 심각한 부작용 유발로 그에 대응하는 다른 약을 같이 복용하여야 했다. 유일하게 경구 약물인 디곡신  (digoxin)은 200년 이상 되었고, 정맥 주사제인 밀리논 (milrinone)은 사용되어진지 20여 년이 되었다. 이러한 사실에도 불구하고, 선택적인 심부전 치료제 개발의 어려움 때문에 계속 사용되어 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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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범부처신약개발사업단의 지원을 받아 연구개발 중인 신풍제약의 ‘액틴-마이오신 사이클에 직접 관여하는 새로운 급성심부전치료제 개발’은 기존의 치료제와는 다른 새로운 기전의 접근에 관한 연구이다. 기존의 강심제가 칼슘의 농도 변화에 따른 많은 부작용이 수반되고 있는 것과는 달리 심근세포 중 칼슘의 농도에 비의존적인 강심제를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신풍제약은 충남대학교 정상헌 교수팀이 사업단의 지원을 받아 진행 중이었던 연구 과제를 ‘라이센싱 인’하여 후속단계인 ‘선도물질 최적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유 소장은 “심부전은 새로운 작용 기작을 이용하여 단기 및 장기적 증상의 경감, 안전성 및 환자 사망률의 견지에서 더욱 나은 결과를 나타내는 약제에 대한 요구가 크다”며, “본 과제는 선행연구를 통하여 발굴된 cardiac myosin activator로 유효 활성을 나타내는 유효물질 군의 신약개발 가능성과 시장성을 인지하였고, 선도물질 최적화로 이를 입증하는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본 과제에서 타겟하고 있는 것은 급성심부전 치료제. 심장을 수축할 수 있는 심근세포를 어떻게 수축시킬 수 있는 자극을 하느냐가 목표다. 기존 약물은 심근세포 수축을 직접 유도하기 보다는 심장세포를 수축하게 하는데 필요한 여러 단계에 공히 영향을 끼치면서 칼슘 농도의 변화 등 새로운 부작용을 야기했다. 이 연구는 선행 실험에서 선택적으로 심근세포에 작용하는 칼슘의 농도 변화 없이 가역적으로 심근세포를 수축시키는 작용을 나타내며, 현재까지의 연구에서 세포에 대한 급성독성은 나타나지 않았다. 이 같은 결과는 기존에 개발된 심부전 치료제와는 다른 기작으로 작동한다는 것을 알 수 있으며, 기존 심부전치료제의 미충족 의학적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부분이다. 

이와 관련 유 소장은 “효율도 떨어지고 부작용도 많아지다 보니, 심장 수축력을 직접 관리할 수 있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했던 것이 앞선 연구의 개발 이론이었다. 심근 수축의 기본 단위인 근육원섬유마디를 구성하는 수축단백의 활성을 직접 증가시키는 cardiac myosin activator들이 개발됐는데, 이는 세포질 내 칼슘의 농도 증가없이 심근 수축을 향상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소개했다.
 

33앞서 말했듯이 이 같은 기전에 대한 연구는 세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실제로 한 글로벌제약사에서는 이미 임상 2상을 완료한 상태. 신풍제약은 글로벌 시장의 측면에서 보면 패스트 팔로워로 연구를 수행하고 있는 것이다. 
유 소장은 “우리 보다 앞선 다국적 제약사의 연구과제는 3상을 고민하고 있고, 우린 전임상 전 단계라 4년 정도의 차이가 난다”면서 “제일 먼저 나오는 약이 확실히 기회는 많겠지만, 바로 따라가서 그것보다 경쟁력을 가진 약이 개발된다면 처음이 아니더라도 충분히 큰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앞선 과제보다 차별성을 가지게 된다면 경쟁력은 배가될 수도 있다. 현재 연구개발 과정 중에 얼마나 좋은 후보물질을 도출하느냐가 관건이다”고 부연했다. 

아직은 초기 단계 연구이기에 가장 큰 이슈는 ‘안전성’과 ‘약효’이다. 
유 소장은 “앞으로 선행연구를 통하여 발굴된 cardiac myosin activator로써 유효 활성을 나타내는 화합물들을 기반으로 최적화 연구를 수행케 된다”며, “새로운 심부전 치료제로서의 비임상 후보물질을 도출하기 위한 연구를 완료하고, 최적의 후보물질 도출을 위해서는 추후 농도-반응 연구까지 수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직은 갈 길이 멀지만, 심혈관계 질환 신약으로 허가되고, 당초 계획대로 기존의 필요를 충족할 수 있는 약이 개발된다면 타겟할 수 있는 시장은 훨씬 더 커질 것”이라고 낙관했다.

 

신풍제약, 글로벌 경쟁에 뛰어들다
 

33현재 신풍제약에서 수행 중인 신약과제는 10여개. 
임상 1상을 진행중인 경쟁력 있는 뇌졸중 치료제를 시작으로, 골다공증 치료제, 출혈 위험이 없는 혈전치료제 등이다. 특정 질환군에 집중되어 있지 않은 것은 질환이 아니라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타겟의 경쟁력에 더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가운데 대부분이 글로벌 시자을 염두에 두고 진행되는 과제들이다. 국내 제약회사들도 더 이상은 제네릭이나 유사약품으로 살아남을 수 없다는 위기의식을 깊이 체감한 신풍제약은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해 신약개발 아이템 선정에서부터 개발전략 구성까지 글로벌 제약사의 니즈를 고려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신풍제약이 적극적인 ‘라이센싱 인’에 나서는 이유이기도 하다. 

유 소장은 “급변하는 제약환경에서 살아남으려면 화두는 두 가지다.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전략과 혁신신약으로 경쟁하는 것”이라고 단언했다. 

결국은 기존 치료제 시장에서 해결하지 못한 부분을 커버할 수 있는 FIC (First-In-Class)가 정답. 기초 연구의 역량이 부족한 국내 제약사의 입장에서는 산학연이 함께 가는 것이 대안이 될 수밖에 없고, 이에 신풍제약은 혁신성을 가진 물질을 라이센싱 인하기 위해 국내 유수의 대학과 국책연구소의 개발 물질을 유심히 들여다보고 있다.

유 소장은 “앞으로는 국내 시장으로는 안된다.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갖추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 신풍제약은 자체 파이프라인을 강화하는 한편, 적극적인 라이센싱 인/아웃 또는 공동연구 파트너와의 협력 방안도 적극 모색, 글로벌 경쟁력을 구축해 나갈 것이다”고 밝혔다.
 

사업단에 바란다
 

“신약개발사업의 지원에 대한 생각을 보다 전향적으로 해달라는 말을 정부와 사업단에 공히 전하고 싶다. 

신약개발에 정부지원이 필요한 이유는 무수한 위험 상황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어느 정도는 실패를 전제한 지원 체계가 필요하다. 정부에서 과제를 지원할 때에도 그런 시각은 분명히 있어야 한다. 세금이 낭비되지 않도록 지원금의 오용에 대한 관리는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성공에 대한 과도한 압박으로 실패를 지연시키게 해서는 안된다. 연구의 성패에 대한 결정은 실패 과정에서 주관연구기관이 최선을 다했느냐로 판단해야 한다.

또 하나는 라이센싱 아웃을 위한 컨설팅 그룹이 있어야 한다. 글로벌 빅파마와의 미팅에 참여해보면, 이런 비즈니스를 20년 이상 한 경험을 가진 수십 명이 한 팀으로 기술이전에 나선다. 그들이 논리를 만들어 오는 것은 정말 대단하다. 정부에서도 그런 쪽에 대한 풀을 만들어서 소중한 우리나라의 자원이 세계 무대에서 제대로 평가 받을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마지막으로, 사업단이 과제 진행에 있어 관리를 잘해 주는 것은 좋은데, 지식재산이니 만큼 비밀유지가 필요한 부분에 대한 이해의 폭이 보다 더 넒어져야 할 필요가 있다. 사업단의 인큐베이션 기능은 높이 사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보다 완화된 기준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