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부처전주기신약개발사업 과제탐방

[과제탐방] [현대약품] 신규 기전 당뇨 치료제 개발, 저혈당 부작용 늪에서 탈출할까?

  • 2014.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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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 기전 당뇨 치료제 개발, 저혈당 부작용 늪에서 탈출할까?

 

혈당조절능력 상실의 이차무효...난제 산적

제 2형 당뇨병은 현대에 접어들어서 일반적으로 발생하는 성인병 중 하나이다. 2010년 기준 제 2형 당뇨병의 전 세계 이환율은 6.4 %에 달하며, 전문가들에 의하면 오는 2030년경에는 전 세계 이환율이 7.7 %에 달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Diabetes Research and Clinical practice 2010, Diabetes Care 2004). 국내 실정은 2009년 기준 30~70세의 연령에서의 이환율이 9.9 %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Diabetes Metab. J. 2011)되는 등 더 심각하다.

제 2형 당뇨병 환자에 대한 치료는 항당뇨 약제들의 단독 또는 병용투여로 이루어지며, 국내 임상에서의 처방 및 치료는 ‘미국당뇨병학회(American diabetes association, ADA)’의 가이드라인 등을 참고한다. ADA에서 제시하는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초기 제 2형 당뇨병환자에 대한 처방은 metformin과 sulfonylurea를 기반으로 한 단독 투여나 별도의 작용기전을 가진 alpha-glucosidase inhibitor나 incretine hormone 기반 약물들 및 rosiglitazone 등의 조합으로 각 환자의 증상에 맞춰 처방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ADA standards. 2012).

그러나 제 2형 당뇨병 환자의 치료가 이루어지는 임상에서의 처방에서 큰 비중으로 사용되고 있는 metformin이나 sulfonylurea, rosiglitazone 등은 설사나 복통, 저혈당 유발, 체중 증가, 심혈관 장애 등 각기 다른 부작용을 동반한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다. 특히 sulfonylurea 계열의 약물들은 췌도의 베타세포로부터 세포막의 칼륨 채널의 차단을 통한 인슐린의 분비를 촉진하고, 이것은 환자로 하여금 강력한 혈당 강하 작용을 일으킨다. 그러나 sulfonylurea에 의한 인슐린의 분비는 혈중 포도당의 농도와 관계없이 촉진되기 때문에 환자에게 있어 저혈당 유발이라는 부작용을 야기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제 2형 당뇨병의 특성상 치료과정에서 약물들의 장기투여를 동반하게 되는데, sulfonylurea의 장기투여에서 나타나는 이차무효 (secondary failure)라 불리는 약효의 저하현상 또한 부작용만큼이나 임상에 있어서 큰 난제로 여겨지고 있으며, 현재 당뇨병 치료제들이 당면해 풀어야할 숙제들로 남아있다.

제 2형 당뇨병을 처음 진단 받는 환자들의 상당수가 이미 췌도 베타세포의 인슐린 분비능이 50 % 이상 감소된 상태이며, 병세가 지속됨에 따라 베타세포의 인슐린 분비능과 세포의 양 그 자체도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약물투여를 지속함에도 불구하고 환자의 혈당조절이 점점 어려워지고, sulfonylurea의 강력한 혈당조절능력이 상실되는 이차무효는 이러한 베타세포들의 기능 및 양적 감소와 깊은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여 진다.

이에 따라, 최근에 혈당 조절뿐만 아니라 베타세포의 보호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incretine hormone 기반의 약제들이 개발되고 있다. 혈당을 떨어뜨리는 목적으로 사용되는 당뇨병 치료제의 가장 치명적인 약점은 혈당이 너무 떨어져 버리는 부작용에 맞닥뜨리는 것이다. 이는 특히 강력한 혈당조절능력으로 가장 많이 사용되어지고 있는 sulfonylurea 계열의 약물에서는 넘지 못할 벽이 되고 있다. 당뇨병 환자 수가 급격히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는 만큼 저혈당 부작용이 없는 신규 당뇨병 치료제 개발은 그 무엇보다도 절실하다.

강력한 혈당조절능력 & 저혈당 부작용도 없다?!”
 
의료계 수요를 반영한 저혈당 부작용이 없는 신규 당뇨병 치료제 개발에 대한 연구는 전세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특히, 국내에서도 그 경쟁대열에 당당히 나서고 있어 눈길을 끈다.

범부처신약개발사업단의 지원을 받아 연구 중인 현대약품 ‘저혈당의 부작용이 없는 신규 당뇨병 치료제 GPR40 agonist, HD-6277 개발’이 바로 그것이다.
 
베타세포에서의 GPR40 agonist의 작용은 혈당 조절과 깊은 연관이 있으며, 실제로 GPR40 agonist에 의한 베타세포에서 인슐린 분비를 촉진은 제 2형 당뇨병 모델 동물의 효능시험에서 sulfonylurea 보다 강력한 혈당강하 효과를 보인바 있다. 특이한 점은 GPR40 agonist의 강력한 혈당강하 효과에도 불구하고 작용 메커니즘의 특성상 GPR40 agonist에 의한 베타세포의 인슐린 분비는 고혈당 상태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으로 밝혀짐에 따라 sulfonylurea와는 달리 임상에서의 약제에 대한 저혈당 부작용의 발생을 배제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강력히 시사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GPR40 agonist를 통한 소장 및 대장에 분포하는 L세포에 발현하는 GPR40의 활성화는 혈당강화와 베타세포의 보호 및 체중 감소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진 GLP-1 (glucagon-like peptide-1)의 분비와도 깊은 연관이 있으며, GPR40 agonist의 베타세포에서의 인슐린 분비와 L세포의 GLP-1의 분비의 이중 촉진 효과는 강력한 혈당 조절뿐만 아니라, 장기 투여를 거치는 당뇨환자들의 베타세포의 기능저하와 체중 증가를 예방할 수 있는 가능성도 제시하였다.
 
이와 관련 연구 책임자인 현대약품 이재걸 연구소장(사진)은 “현대약품에서 개발하고 있는 HD-6277은 Fasiglifam을 대조약물로 사용한 다양한 당뇨 질환 동물 모델에서 우수한 혈당 조절능력을 보여 주었을 뿐만 아니라 HD-6277 투여 시 혈중 GLP-1의 분비가 증가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고 설명했다.
 
획기적인 가능성을 둔 본 연구를 진행하면서 이 소장은 긍정적인 자료를 도출하기까지 연구진들의 많은 고민이 거듭되었으며, 그 가운데 있었던 아찔한 경험도 소개했다. 앞서 같은 기전에 기인한 연구를 수행 중이던 A제약사가 임상 3상에서 간독성이 발견돼 실패를 선언한 사건이다.

선행 연구가 간독성에 의한 임상실패를 선언한 뒤, 현대약품은 연구 진행 자체에 대한 심각한 문제점이 될 수도 있기에 거의 
모든 학회를 빠지지 않고 가서 의견을 듣는 등 원인 파악에 적극 나섰다. 간독성은 현상이고 그 원인은 분자적으로 규명해야 인정을 받는데 현재까지 밝혀진 것은 현상뿐이다. 특히 이 과정에서 이 소장은 사업단과의 긴밀히 의견을 주고 받았으며, 연구 중인 화합물에서의 간독성 여부를 위한 연구도 추가를 진행하는 등 확실한 중간점검의 시간을 가졌다.

이 소장은 “다행스럽게도 연구계에서는 간독성의 원인이 집단적 효과(class effect)가 아니라 화합물의 영향일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며, “우리는 HD-6277을 타겟하는 것으로 화합물의 구조가 달라 동일한 부작용이 나타날 것이라고 볼 수 없다”고 했다. 덧붙여 그는 “다양한 노력 중에 전문가 그룹을 구성하여 이에 대한 의견을 묻기도 했는데, 공통적인 의견은 연구를 중단해야 할 이유는 아니라는 입장이었다”고 말했다.

이같은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현대약품은 HD-6277에 의한 GLP-1의 주요 작용으로 알려진 베타세포의 사멸억제 및 신생 촉진 효능등의 가능성을 확인하여 다른 경쟁약물들과의 차별화 포인트를 강화하는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소장은 “앞으로 HD-6277에 의한 음식물 섭취 시 증가되는 혈당 감소율 확인 및 안정적인 혈당강하능 유지 등을 확인함으로써 Incretin류의 작용 potency를 확인할 예정이다”며, “병용투여 시 생체내 대사작용 등에 의한 대사체 생성 여부와 대사체의 규명을 통한 HD-6277의 안전성 및 병용투여 가능성 등도 파악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사업단에 바란다.
 
범부처신약개발사업단의 장점은 2개월마다 지원을 할수 있다는 것이다.
기존 정부 과제들은 연초 또는 말에만 지원할 수 있어 중간에 물질이 도출되는 경우 정부 지원을 받을 수 없는데 사업단의 수시 공고 시스템으로 연중 언제든 물질이 도출되어도 우수 연구를 진행이 지체 없이 진행될 수 있다는 것은 사업단 만의 경쟁력이다. 
 
반면 연구자 입장에서 사업단 관리체계에는 많은 부담감을 느끼는 것이 사실이다. 
정부 지원 과제를 다수 해 본 경험에 비추어 보면, 타 지원과제들은 1년 단위로 관리를 한다. 현재 사업단에서 하고 있는 월보고 및 격월 단위의 미팅은 없던 것이다. 또한, 일단 심사를 통과하고 나면 지원 받게 되는 금액 내에서 연구비를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는데, 사업단은 연구비 사용에 있어 유연성을 인정하고 있지 않아 부담이 된다. 물론 불가능하지는 않지만 당초 계획과 달라진 연구비 사용을 위해서는 별도의 승인을 거쳐야 하는데, 이와 관련해, 승인 절차를 없애거나 그럴 수 없다면 의사결정이 더 빨라졌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