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부처전주기신약개발사업 과제탐방

[과제탐방] [에이비온] 인터페론 베타-1a의 차세대 버전 ‘카비페론’에 주목

  • 2016.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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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페론 베타-1a의 차세대 버전 ‘카비페론’에 주목

약물 효과, 투여 주기, 부작용, 높은 약가 등 기존 약물의 한계 개선

 

“젊은 여성에서 빈번히 발생하는 다발성경화증은, 치료가 어려운 질병이기 때문에 20대에 발병한다면 남은 수십 년의 삶 동안 많은 고통을 겪는다.” 이것은 다발성경화증이라는 질환의 미충적 의학적 수요와 시장 환경을 동시에 예측할 수 있게 하는 말이다.

 

다발성경화증은(Multiple Sclerosis, MS) 중추신경계에 발생하는 대표적인 자가면역질환으로, 병리학적으로는 중추신경계의 염증, 탈수초화(demyelination), 아교세포흉터형성(glial scarring)을 특징으로 하지만, 정확한 발병기전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인구 1천 명 중 한 명꼴로 발병하며 남자보다는 여자에게 흔히 일어나고, 보통의 발병 범위는 20세와 40세 사이이지만, 포괄적으로 보자면 어느 연령에서도 발병할 수 있다.

 

다발성경화증의 일반적인 유형 중 85-90% 환자는 재발 완화형 MS(relapsing-remitting MS, RRMS)이며, 이는 악화된 신경증상이 심각해졌다가 부분적, 완전히 완화되는 특성을 보인다. 하지만 대부분 재발 완화형 MS 환자는 20-40년 후 이차 진행형으로 전환되기 때문에 치료가 어려운 질병 중 하나이다.

 

현재 다발성경화증 치료는 인터페론 및 Copaxoneⓡ 등의 치료제를 통해 이루어지고 있다. 하지만, 기존 치료제들은 약 20여년 간 환자 치료에 사용되어왔기 때문에 장기 안전성은 입증된 반면 낮은 약물 효과, 투여 주기 및 투여 방법의 문제로 인한 환자 순응도 저하, 중화항체 생성에 의한 1차 약물의 사용 제한, 장기 투여에 따른 부작용, 약물 병용요법의 한계 및 높은 약가에 따른 경제적 부담 등 많은 한계점이 지적되고 있다. 이에 따라 치료 효과 및 경제적 효율에 있어 이 같은 한계를 극복한 새로운 약물의 등장이 시급한 상황이다.

 

카비페론, 다발성경화증 치료의 새로운 대안될까

전 세계적으로 다발성경화증 치료에 있어 새로운 대안이 되어 줄 다양한 연구들이 수행되었으며, 현재도 진행 중에 있다. 이들 연구는 주로 1세대 천연 단백질 인터페론 베타 및 Copaxoneⓡ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

 

현재 에이비온이 (재)범부처신약개발사업단의 지원을 받아 진행하고 있는 ‘다발성경화증 치료를 위한 차세대 인터페론 베타, 카비페론의 비임상 연구개발’ 또한 같은 맥락에서 진행되고 있는 연구이다. 카비페론은 다발성경화증 환자 중 조기 진단된 CIS 환자 및 재발 완화형 다발성경화증(RRMS)을 타겟 환자군으로 하며, 결과적으로 이 사업은 1세대 단백질 치료제(Biosimilar)를 뛰어넘는 2세대 단백질 치료제 바이오베터(bio-better) 개발을 목적으로 한다.

 

에이비온(주) 송경 박사(사진)는 “현재 인터페론 제제의 약물에 대한 치료효과는 투약 받은 환자의 30~50%에서만 나타나고 있다. 따라서 환자 맞춤형 치료에 필수적인 patient selection biomarker의 발굴 및 이를 기반으로 한 동반진단 키트가 필요하며, 또한 환자의 순응도를 높이기 위해 기존 치료제 대비 반감기를 늘리는 연구도 중요하다”라고 밝혔다.

 

카비페론의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히는 것은 현재 표준 치료제로 사용되는 Rebif(R)에 비해 환자 투약 편의성, 약효증대, 이에 따른 부작용 감소와 생산수율 향상에 따른 낮은 약가로 공급이 가능하다는 측면이다.

 

송 박사에 따르면, 카비페론은 선행연구를 통해 SJL/J를 통한 RRMS 동물 모델에서 유의미한 약물효과를 관찰하였으며, 기존 천연형보다 열역학적 안정성이 높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또한 항바이러스 및 면역조절 효과는 Rebif(R)와 동등한 효과를 보였으며 항 세포증식 영향은 카비페론이 2~3배 정도 우월한 효과를 나타냈다. 아울러 피하주사 및 근육주사에 있어서도 약동력학적으로 2배 정도 향상됨을 확인하였다.

 

송 박사는 “카비페론은 다발성경화증 치료제인 인터페론 베타-1a의 차세대 버전”이라며, “선행연구를 통해 투여 횟수가 일주일에 한번 정도는 가능하다는 결론을 얻을 수 있었다”고 소개했다. 만성질환에서의 환자 순응도는 약효와 직결되는 주요 요인 중 하나인데 젊은 환자들에게 주 3회 투여를 한다는 것은 그 자체가 순응도를 낮추는 원인이 되고 있다는 것. 그는 “피하주사로의 주 1회 투여로, 기존 주 3회 투여하는 Rebif(R) 보다 환자의 투약 편의성을 높이고 환자의 순응도를 개선함으로써 약효는 높이면서 부작용은 감소시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언급한 기존 약물대비 투약 편의성 및 약효증대, 부작용 감소뿐만 아니라 생산수율의 향상을 통해 생산단가를 획기적으로 낮춤으로써 가격 경쟁력 있는 약물로 개발 가능할 것이라는 점도 카비페론의 주목할 만한 글로벌 경쟁력이다.

 

다발성경화증은 단순한 치료 및 약물 비용뿐만 아니라 장애로 인한 기타 의료 장비 및 시설 설치비 등의 직접적인 비용이 발생하고, 생산성 감소, 결근 및 병가, 조기 퇴직으로 인한 간접적인 비용이 함께 수반되어 'Social Burden'으로 여겨질 만큼 여러 질환군 중에서 경제적 부담이 높은 질환이다. 특히 일반 질환에 비해 젊은 나이에 발병하기 때문에 평생 비싼 치료비를 부담해야 하는 다발성경화증은 높은 약가에 따른 환자의 경제적 부담이 의료계 미충족 수요 중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송 박사는 “인터페론 제제의 경우, 응집이 쉽게 되는 물성으로 인해 낮은 생산수율 및 높은 생산 단가가 형성되어 있고 이러한 높은 생산단가가 약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지난 몇 년간의 시장 변화를 살펴보면 주요 인터페론 치료제의 약가가 메이저 3사에 의해 연간 15%이상 뛰고 있는 굉장히 특수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했다.

 

그는 “카비페론은 기존 제품의 생산성에 비해 10배를 웃도는 수치이며, 배지 및 공정최적화를 통해 생산-정제효율을 높인다면 최종 제품 가격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을 것”이라며 카비페론의 높은 생산성 가치를 거듭 강조했다.

 

급변하는 치료제 시장, 성장 가능성 커

인터페론 베타 및 Copaxoneⓡ을 중심으로 진행되어 온 다발성경화증 치료제 개발 시장에서 2010년 전후 경구투여용 치료제가 개발되어 현재 시판되고 있고, 이에 더해 항체 치료제 개발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특히 주사제에 의존해 왔던 다발성경화증 치료제 시장에서 경구용의약품의 개발은 시장 확대 및 시장 재편성의 가장 주목할 만한 변화를 이끌 것으로 보인다.

 

현재 다발성경화증 치료제 시장에서의 주 제품들이 주 3회 투여해야 하는 자가 주사형 제품으로 개발되어 있으며, 각 개발사는 주사 기간의 간격을 늘리기 위해 후속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또한 경구용 치료제도 시장에 출시되어 점유율이 점차 높아지고 있는 상태이긴 하나 안전성 측면에서 아직 주사제 시장을 완전히 대체하지 못하고 있다.

 

송 박사는 “현재 경구용 의약품은 기존의 주사제에 비해 환자의 투약 편의성을 획기적으로 높임으로써 시장에 빠르게 진입하고 있으나 장기 안전성 및 높은 약가 등으로 인해 시장진입이 낙관적인 것만은 아니다”라고 내다봤다.

 

이어 “인터페론 베타 제제의 임상적 안전성 입증은 젊은 나이에 발병하여 평생 약물을 투여해야하는 환자에게 있어 중요한 요인으로, 시장에서 1차 치료제로써 약물의 입지는 현재 개발 중인 약물이 시장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되는 2022년경에도 계속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특히 20개 주요 치료제 영역별 향후 매출 성장률 중 특수 치료제(Specialty medicine)는 제약 산업의 성장 동력으로 부각되고 있어 특수 치료제 시장인 다발성경화증 시장 또한 지속적인 성장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실제로 특수 치료제의 매출은 2006년~2010년 CAGR 10~20%로 고성장 하였으며 2011~2015년에도 CAGR 7% 전후의 양호한 성장률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아울러 질환 진단법의 개발과 주요 진단장치인 MRI의 보급이 확대될 경우 다발성경화증의 시장규모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송 박사는 “실제 나라별 소득 수준에 따라 MRI 보급률은 현격한 차이를 보이고 있으며, 기존에 높은 소득 수준을 보인 나라들보다 소득 수준이 중하위권의 나라들의 경우 MRI 보급률이 2008년 대비 2013년에 인구 수 대비 2배 가까이 증가, 이에 따라 이러한 나라들에서 다발성경화증의 진단증가로 인해 환자수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부연했다.

 

송 박사는 “일반 질환에 비해 높은 치료비를 부담해야 하는 다발성경화증 환자들의 발병률과 분포가 주로 선진국 위주로 높게 나타남에 따라, 치료제 시장의 성장성이 높으며 새로운 치료제 개발 시 거대 품목으로의 성장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비임상 연구를 위한 시료 생산을 진행 중인 에이비온은 오는 3분기 비임상 연구를 시작으로 내년 IND 파일링까지 완료한 후 글로벌 기술이전에 나설 계획이다. 이와 관련 송 박사는 “비임상 연구를 마무리 하고 신속히 IND 승인을 받기 위해 EMA(유럽의약국)와도 긴밀히 논의하고 있으며, 비임상 이후부터는 기술이전 논의도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2017년 말 즈음 임상 1상 진입을 기대하고 있다는 송 박사는 “카비페론의 시장 출시 시점으로 국내는 2022년, EMA(유럽의약국) 시판 승인은 2023년까지 완료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했다. 아울러 “기술이전 계획에 대해서도 시장을 주도하는 글로벌 제약사 및 나라별 다른 양상을 반영하여, 파트별 라이센싱 아웃 전략을 가지고 접근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업단에 바란다.

연구자 입장에서 범부처전주기신약개발사업을 진행함에 있어, 선정 평가 과정 부터 최종 협약에 이르기까지 많은 부분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부족한 만큼 사업을 진행함에 있어 다양한 부분을 배웠으며 또한 협약 이후 연구를 수행할 때에도 실질적인 진행에 많은 도움을 받았다. 과제를 진행하면서 가능하다면 다음 단계의 연구도 같이 진행하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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