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의약의 역사와 미래
스크립스코리아 항체연구원 송병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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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항체치료제, 바이오의약의 중심
바이오의약에는 단백질, 항체, 백신, 유전자, 세포 치료제 등이 포함될 수 있으나 유전자와 세포치료제는 기술적인 한계로 아직 시장이 형성되지 않은 상태이다. 단백질, 항체, 백신이 바이오의약시장의 주류를 이루고 있으며 특히 항체치료제의 성장이 두드러진다.
항체치료제는 2012년도에 전세계적으로 약 500억불의 매출과 9.3%라는 고성장을 이루었고 2015년까지 매년 10% 이상 성장하리라고 예측하고 있다. 매출액 기준으로 2012년도 세계10대 의약에 항체치료제가 6개 있었으며, 2014년에는 8개 이상을 항체치료제가 차지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저분자 화합물 의약이 약 4700개 정도이고 항체치료제는 30여 개에 불과하다는 것을 감안할 때 놀라운 수치이다. 1위는 관절염 치료제인 휴미라(Humira, Abbott사)로서 95억불의 매출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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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바이오의약의 역사는 원천기술의 역사
바이오의약의 특성은 선택성과 안전성이라고 볼 수 있다. 그리고 바이오의약의 중심에 있는 항체치료제 개념은, 100년 이상 전에 이미 독일의 면역학자 폴 에리히(Paul Ehrlich)에 의해 magic bullet으로 제안된 바 있다. 사람의 몸에는 병원균을 선택적으로 결합하고 제어할 수 있는 수용체가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현대 면역학에서 말하는 항체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개념을 바탕으로 폴 에리히와 에밀 본 베링(Emil von Behring)은 디프테리아균을 말에 주사하여 말의 혈청으로 디프테리아 치료제를 개발하였다. 이 일로 베링은 노벨상이 수여되기 시작한 첫 해에 생리학 또는 의학 분야의 첫 수상자가 되었다. 항체치료제의 개념이 오래 전에 제시되었지만 항체치료제가 거의 100년이 지나서야 약으로서 개발된 이유는 이를 가능케 하는 기술이 없었기 때문이다.
현대적 의미의 바이오의약의 시작은 인슐린이라 할 수 있는데, 인간 인슐린 유전자를 대장균에서 발현-정제하여 사람의 당뇨병 치료제로 개발된 것은 1973년에 개발된 유전자 재조합 기술 덕분이다.
항체치료제는 단순한 유전자 재조합기술로는 실현 가능하지 않으며, 세포융합기술(hybridoma technology, 1973년)의 개발로 단클론 항체를 지속적 생산할 수 있게 되어 가능해졌다.
이런 방법으로 탄생된 첫 항체치료제는 OKT3인데, 쥐에서 만들어져 사람의 몸에 투입되기 때문에 외부물질로 인식되어 면역반응을 일으키게 된다. 쥐에서 만들어진 항체의 면역원성을 줄이기 위해, 1984년에 chimerization 기술 그리고 1988년에 CDR부분만을 인간항체 구조에 넣은 인간화기술이 개발되었다. 나아가서 인간항체를 직접 만들기 위해 인간항체 집합체를 파아지 표면에 발현하는 기술이 1990년에 개발되어서, 쥐에서가 아니라 시험관에서 인간 항체치료제 후보를 찾아내는 길이 열렸다.
그리고 1994년에는 항체를 만드는 면역체계가 사람의 것으로 치환된 유전자 변형 쥐가 만들어져 쥐로부터 바로 인간항체를 만들 수 있게 되었다. 항체치료제 개발의 문이 열린 이래, 면역원성이 없는 인간유래 항체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한 노력이 이어져 왔다. 앞으로는 항체의 어떤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해 어떤 기술들이 개발되어야 할까 생각해보아야 한다.
3. 항체치료제의 한계와 한계 극복을 위한 기술
현재 항체치료제 개발에 있어서의 한계점들 중 중요한 문제는 질병목표물질의 제한성과 항체기능의 제한성이라 할 수 있다.
항체치료제는 세포 밖으로 분비되는 것 혹은 세포막에 있는 단백질에 대해서만 목표로 하여 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다. 특히 세포막에 있는 목표물질들 중에서도, 세포막을 여러 번 통과하는 복잡한 구조의 목표물질에 대한 접근은 쉽지 않다.
질병목표물질의 구조에 관계없이 항체치료제의 개발을 가능케 하는 기술의 개발이 필요하다. 현재의 초기후보물질 발굴기술은, 목표물질에 결합을 잘 하는 항체들이 선택적으로 선별되게 되어 있다. 그러므로 저해제 개발에는 유용하지만 길항제를 포함한 조절제 개발에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만일 저분자 화합물 집합체에서 초기후보들을 찾아내는 선별법을 항체에도 적용 가능하다면, 위의 두 가지 문제는 어느 정도 해결될 수 있으리라 본다. 저분자 화합물 선별의 경우 각각의 화합물이 개별 분리 보관되고, 화합물 하나 하나를 세포에 기반하여 효능검사를 하기 때문에, 세포막에 있는 목표물질의 구조에 관계없이 무엇이든 접근이 가능하다. 저분자 화합물 선별기법을 이용할 경우, 저해제 뿐만 아니라 조절제 개발도 가능하여 진다. 다만 저분자 화합물 선별기법을 항체 치료제 초기후보 발굴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대규모의 항체 집합체를 혼합된 상태가 아니라 저분자 화합물처럼 개별 분리된 상태로 만들고 보관할 수 있어야 한다. 여기에서 기술적 한계에 부딪히게 된다. 항체는 단백질이기 때문에, 발현-정제과정을 거쳐 저분자 화합물 집합체처럼 수 십만 개 크기의 집합체를 만들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만일 개별 분리 보관된 대규모의 항체 집합체를 쉽게 만들 수 있다면, 항체 치료제의 목표물질의 구조적 한계성과 기능의 한계성을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최근에는 수십 만개의 정보화된 항체들을 수 개월 안에 만들어 개별 분리 보관할 수 있는 원천기술이 개발되어서, 저분자 화합물에만 쓰던 고속선별방법을 치료제 발굴을 위한 항체선별에도 적용 가능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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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송병두, 바이오의약 산업 성공전략, 과학과기술. 2011, 506,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