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부처전주기신약개발사업 과제탐방

[과제탐방] [한독] ‘IL-1 저해제’로 희귀 자가염증질환 정복?!

  • 2015.03.02
  • 330

‘IL-1 저해제’로 희귀 자가염증질환 정복?!
hyFc 융합 단백질 치료제로 개발…반감기 증가·치료효과 향상 기대

  
 
최근 10년 이내에 새로이 알려진 질환군인 자가염증성질환은 자가면역질환과 마찬가지로 인체의 면역계가 정상조직이나 장기를 공격하고 이로 인해 염증이 증가하는 것이 특징이지만 전통적인 질환구분에는 정확하게 부합하지 않는다. 자가염증성질환은 인체의 면역계 중 선천성면역계(innate immune system)의 이상에 의해 염증이 일어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항원이나 자가항체가 없는 상태에서도 염증반응이 일어난다.

CAPS (Cryopyrin-associated periodic syndromes)와 SoJIA (Systemic onset Juvenile Idiopathic Arthritis) 등 자가염증성질환과 관련하여 미국에서 허가를 받은 약제가 있기는 하나 국내에서는 허가된 약물이 없다. 증상에 따라 진통제와 스테로이드 등의 고전적 치료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며 그나마도 치료 효과가 없거나 장기간 사용시 부작용이 수반됨으로 새로운 치료약제의 개발이 시급하다.
 
2▣ CAPS 등 희귀질환을 타겟으로 한 세계적인 단백질 신약 개발
한독은 앞서 언급된 자가염증질환 분야의 희귀치료제 개발을 목표로 임상시험을 수행하고 있다. 범부처신약개발사업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되고 있는 ‘자가염증질환 치료제의 임상 개발’ 연구는 CAPS와 SoJIA를 1차 적응증으로 하며, 2017년까지 3개 희귀질환 적응증(CAPs, SoJIA, AOSD)에 대해 국내 2상을 완료한 후 허가 및 글로벌 기술이전을 하는 것을 최종 연구 목표로 하고 있다.

CAPS의 경우, 보통 항히스타민제, 비 스테로이드성 항염제(NSAID), 코르티코스테로이드 및 기타 면역억제제로 치료되어 왔다. 하지만 고용량 사용도 치료 이득이 크지 않으며 종종 부작용이 질병보다 심한 경우도 있어 새로운 치료제에 대한 요구가 절대적인 상황이다. SoJIA의 경우도 스테로이드가 효과적이라고는 하나 소아, 청소년에 장기간 사용하기에는 한계가 있으며, 효과가 있다고 해도 대개 일시적이다. 또한 스테로이드를 줄이면 다시 악화되는 경향을 보여 SoJIA 만을 대상으로 한 치료제 개발이 필요한 실정이다.

‘자가염증질환 치료제의 임상 개발’의 책임연구자인 한독 조영규 박사(사진)는 “과거에는 하나의 면역질환으로 생각되던 것이 과학의 진보와 함께 원인분석이 이루어지면서 다양한 질병들로 구분되어지고 있다”며, “연구 중인 IL-1Ra - Fc 융합 단백질은 IL-1을 표적으로 하는 IL-1 수용체 저해제(Anakinra)보다 뛰어난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는 단백질 치료제이다”고 소개했다. 그에 따르면 IL-1Ra - Fc 융합 단백질은 많은 자가염증성 희귀질환에 대하여 병인에 따른 적절한 치료를 하고자 하는 측면에서 아주 유용한 약효를 가진 가능성이 많은 약물이다

특히 본 연구는 약효뿐 아니라 Fc 융합에 따른 생체 내 반감기를 증가시킴으로 경쟁력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짧은 반감기로 인해 매일 주사를 해야 하는 불편함과 이로 인한 효능의 문제점을 해소함으로 경쟁약물 대비 편의성과 약효가 뛰어날 것이라는 판단이다.

조 박사는 “반감기를 늘린다는 것은 유효농도를 얼마나 오랫동안 지속시킬 수 있는가와 지속시켰을 경우의 안전성 등 다양한 변수들이 고려된다”고 했다. 그에 따르면 연구 중인 IL-1 저해제는 이미 검증된 치료표적을 개발에 사용함으로써 리스크를 낮추었고, 짧은 반감기로 하루 한번 투여해야 하는 단점을 가진 기존 치료제와는 달리 새로운 hybrid Fc 기술을 도입하여 융합된 단백질인 FcRn에 의해 체내 반감기가 크게 증가되었다. 조 박사는 “융합된 단백질 치료제의 활성을 유지하면서도 원하지 않는 ADCC와 CDC 기능은 제거되는 장점을 보유하여 안전성과 환자 편의성을 크게 개선했다”고 강조했다.

국내 벤처기업인 제넥신의 hyFc 기술은 플랫폼 기술로서, 다양한 치료 단백질 및 펩타이드에 적용이 매우 용이하다. 또한 각 단백질/펩타이드 의약품마다 서로 다른 정제 공정을 필요로 하지 않고 친화도 정제과정을 통해 단백질 정제가 매우 쉽게 가능하므로 기술의 다변화 가능성이 극대화된다. 한독은 본 과제에 대한 hyFc 융합 단백질의 독점적 권리를 확보하고 있다.

그는 “HyFc 기술을 도입하여 하루 한번 투약을 해야 하는 기존 제품과 달리 1주 또는 2주에 한번으로 편의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면서 “늘어난 생체 내 반감기로 인해 유효농도를 오랫동안 지속시킴으로써 치료 효능에 있어서 뛰어난 결과가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시판되어 있거나 연구가 진행 중인 경쟁 물질의 경우, 대부분이 항체치료제로 이는 연간 치료비가 일억 원이 넘는 고가이면서, IL-1 alpha 또는 IL-1 beta에 특이적인 저해제이다. 반면 IL-1 수용체 저해제 (Anakinra)는 연간 치료비가 3000만원 정도이나 특히 짧은 반감기로 인해 매일 주사를 하여야 하는 불편함과 이로 인한 효능을 극대화 하지 못하는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조 박사는 “기존 제품들이 연간 치료비가 일억 원을 상회하는 고가이면서 IL-1 alpha 또는 IL-1 beta에 특이적인 항체 치료제라는 것과 달리 IL-1 저해제는 alpha와 beta를 동시에 저해 할 수 있으므로 좀 더 다양한 자가염증질환 및 만성염증질환에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약효와 “생산 비용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본 과제는 약물가치를 평가하는 외부 컨설팅 과정에서 일조 원에 이르는 가능성을 평가 받기도 했다. 조 박사는 “1차 목표로 하는 적응증이 희귀질환 분야이긴 하나, 시장 규모가 작은 편이 아니다”라며 “조단위의 시장 규모를 가진 희귀질환 분야를 시작으로 아직 치료제가 없는 AOSD (Adult-Onset Still Disease) 및 류마티스성 관절염 등으로 적응증이 확대될 경우 더 큰 가능성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3▣ 효율성 높인 임상디자인& 글로벌 라이센싱 아웃 전략 주목
본 연구의 최종목표는 2017년까지 3개 희귀질환 적응증에 대해 국내 2상을 완료한 후 허가 및 글로벌 기술이전을 하는 것이다. 희귀질환에 대한 국내 품목허가를 바탕으로 글로벌 기술이전 및 글로벌 임상을 공동으로 수행함으로서 타 자가염증질환 및 자가면역질환에 대한 적응증을 확대하고 특히 약물에 잘 반응하는 환자 subtype을 발굴함으로써 시장성을 확보해 나갈 예정이다. 현재 임상 1상 IND 승인 후 서울대병원에서 건강한 피험자를 대상으로 임상 1상 시험을 진행 중이다.

주목할 것은 한독의 임상디자인 능력이다. 기존에 단백질 치료제의 개발이 어려운 이유는 기존 약물만큼 충분한 안전성 데이터를 확보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기존 약물들은 사례가 있어 안전성을 확보했지만 새 약물의 경우 안전성 확보에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들기 마련이다. 이것이 개발과정에서 전략적 임상디자인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결국은 비용/시간과의 싸움이 되는 글로벌 신약개발. 약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변수로 인해 불가피한 시행착오를 겪게 되는 경우가 많다.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해서는  초기개발부터 임상까지 전체를 아울러 보며 각각의 설정이 나중에 임상에 미칠 영향까지도 고려되어야 한다. 임상시험의 경우 방향을 어떻게 잡는지에 따라 시간과 비용에 큰 차이가 날 수 있다. 한독은 이를 위해 공격적으로 인재를 영입하고 효율적인 커뮤니케이션을 지원하고 있다.

조 박사는 “탄탄하게 구성된 임상디자인과 개발 계획에 따라 글로벌 파트너들이 원하는 임상데이터들이 나오기 시작할 것”이라며, “국내에서는 개발단계에서 희귀 질환인 CAPS, SOJIA에 대하여 희귀 지정을 받은 후 임상 2상을 수행하여 가능한 빨리 품목허가를 받을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임상시험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다국적 제약회사와 동동 개발 또는 전략적 제휴를 통해 기술수출 및 판권계약, 시장확대, 적응증 확대에 적극 나설 예정”이라며, “지난해부터 본격화 된 기술이전 계획에 따라 올해 임상 데이터들이 나오면 더욱 적극적인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 KDDF에 바란다.
범부처신약개발사업단은 단순히 과제를 선정하고 연구비를 지원하는 곳이 아니라 같이 가는 동반자로서 과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같이 고민하는 곳이다.
신약개발의 리스크를 정부에서 나눠지는 것에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며, 특히 신약개발 경험을 가진 전문위원들로 구성된 프로젝트 관리의 경우, 다른 사업단에 비해 전문성이 뛰어나다. 

그러나 연구비 집행의 유연성이 떨어지는 것에 대해서는 개선이 되길 바란다. 예를 들어 동물실험을 할 때에는 연구 환경을 조성하기까지 예측하기 힘든 변수가 있을 수 있는데 이 같은 경우를 보완할 유연성이 없다는 점은 개선이 필요하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