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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제탐방] [녹십자] 항암항체 신약, 기존 치료제 대비 차별성으로 승부

  • 2016.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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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암항체 신약, 기존 치료제 대비 차별성으로 승부

다양한 치료제 등장에도 무반응·저항성 등 미충족 의학적 수요 여전

녹십자 ‘GC1118’ 과제, EGFR 리간드에 대한 폭넓은 억제효과 주목

 

두경부암, 대장암, 위암, 난소 암, 유방암, 뇌암, 폐암 등 상당히 넓은 범위의 암 종에서 과발현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EGFR(epidermal growth factor receptor). EGFR의 발현증가 및 활성화는 세포 사멸, 이동, 성장, 부착, 분화, 혈관 생성 등 암의 발생 및 진행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실제로 대장암과 위암에서 분석된 임상 시험의 67%와 50%에서 EGFR의 과발현과 전체 생존률(Overall Survival)의 감소가 서로 상관관계에 있는 것으로 보고됐다.

 

현재까지 치료제로 허가된 EGFR 타깃 항체치료제는 Erbitux, Vectibix, Biomab이다. Erbitux는 대장암 및 두경부암 치료제로 허가를 받았으며, Vectibix는 대장암, Biomab은 두경부암 치료제로 허가를 받았고, 아직도 여러 다른 암 종에 대한 임상이 활발히 진행 중이다.

 

그러나 허가된 치료제에도 반응이 없거나 치료 후 저항성이 발생하는 경우 등 한계점은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실제로 대장암으로 진단 받은 환자는 기본적인 표준치료제와 더불어 또는 표준치료제 다음으로 표적치료제를 받게 되는데, 가장 먼저 KRAS 변이 여부를 검사하여 비변이 환자에게는 Erbitux를, 변이 환자에게는 Avastin으로 처방한다.

이때 Erbitux를 처방 받은 환자에서의 치료 반응율은 20%에 불가하기 때문에 Erbitux에 대해 반응성이 없거나 치료 후 저항성이 발생한 경우 유의한 치료 효과를 보이는 표적 항암 치료제가 필요하다. 또한 KRAS 변이 환자에서 Avastin을 처방 받은 경우도 이후 적용할 수 있는 표적 치료 약물이 제한적인 상황이다.

 

표준 항암화학요법 및 기존 EGFR타깃 치료제에 불응하는 환자들에 대해 치료효과를 기대 할 수 있는 새로운 기전의 EGFR 표적 항암항체의 개발이 필요한 이유이다.

 

녹십자 ‘GC1118’ 과제, 기존 치료제 대비 차별적 경쟁력 기대

 

“GC1118은 EGFR의 리간드 6종에 대해 폭넓은 억제효과를 보인다. 이는 분명 일부 리간드에서만 억제효과가 제한되는 기존 치료제 대비 차별적 경쟁력이 될 것이다.”

 

녹십자 원종화 박사는 현재 (재)범부처신약개발사업단의 지원을 받아 임상 1상 연구를 수행하고 있는 ‘신규 EGFR 표적 항암항체의 개발’ 과제에 대해 이같이 소개했다. 개발 초기부터 가장 신경 쓴 부분은 기존 치료제 대비 GC1118이 어떤 차별성을 가지고 있는가에 대한 부분이었다. 그는 단순히 효과가 좋은 것이 아니라, 암 치료에 있어 주요인자가 되는 EGFR 리간드를 ‘어떻게’ 차단하는가에 대한 분석에 많은 공을 들였다고 설명했다. 그 결과, 저친화 EGFR 리간드의 발현이 높은 환자일수록 Erbitux의 효과가 더 좋은 반면, Erbitux 치료 후에 종양 진행이 일어난 환자에서는 고친화 EGFR 리간드가 높은 수준으로 발현되고 있음을 발견했다.

 

원 박사는 “오래전부터 알려진 EGFR은 이를 타겟한 치료제만도 이미 3개 정도가 개발되어 있다”며, “이에 개발에 나서면서부터 가장 주목한 부분은 기존 치료제 대비 차별성이다”고 부연했다. 녹십자에서 진행 중인 GC1118 연구의 핵심은 고친화 EGFR 리간드를 포함하여 광범위하게 우수한 억제효과를 보인다는 것. 그는 “GC1118 연구가 성공적으로 진행될 경우, 기존 EGFR 타깃 항체 치료제 대비 넓은 범위의 환자를 가질 것으로 예측된다”면서, “특히 EGFR을 발현하며, 고친화 EGFR 리간드가 암의 진행 및 치료제에 대한 저항성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하는 암 종에서 우수한 효과를 보일 것”이라고 기대했다.

 

고친화 리간드가 과다 발현되고 임상적 의미를 가질 것으로 예측되는 암은 대장암, 위암, 뇌암, 유방암, 난소암 등이다. 이중 녹십자에서 가장 주목하고 있는 부분은 선행연구를 통해 차별적 효과를 관찰한 대장암과 위암. 이 암 종은 세계적으로 증가 추세에 있으면서 국내 발병율 또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는 분야이기도 하다.

 

대장암 환자 수는 인도, 중국을 포함하는 9개 Major Market에서 2014년 1,321,758명으로 추산되고 있으며, 평균적으로 매년 4.22%의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한국에서 발생율은 남성 인구 10만 명당 58.7명, 여성 인구는 33.3명으로,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위암의 경우도, 한국, 일본, 중국에서 환자 발생율이 가장 높다. 환자수로 본다면 2012년 한국은 31,269명, 중국은 404,996명, 일본은 107,898명이었다. 2025년에는 한국과 중국은 1.5배, 일본은 1.2배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GC1118 예상 출시 시점인 2025년 예상되는 대장암과 위암의 GC1118 타겟 환자 규모는 각각 1,260,770명 (미국, EU, 한국)과 497,454명 (한국, 중국, 일본)이다.

 

원 박사는 “이미 진행된 비임상 효력 시험 및 작용기전에 의하면, GC1118은 대장암 및 위암, 뇌암 등에서 기존 항체가 제공하지 못하는 차별적 치료효과를 보일 뿐 아니라, 기존 치료제에 저항성이 생기는 환자에 대해서도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이같은 가정하에 GC1118의 시장성은 1000억 원에서 크게는 1조 원까지도 가능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술이전 목표 시점은 “임상2상”

 

현재 원 박사는 GC1118의 안전성, 내약성 및 탐색적 유효성을 평가하고 임상2상 용량을 설정하는 것을 목표로 연구를 수행 중이다. 또한 중개연구를 통하여 타 치료제 대비 경쟁력 및 개발전략에 대한 근거도 마련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현재 임상 증량 시험을 완료하여 최대 용량 및 임상2상에서의 용량 시험은 끝났다.

 

원 박사는 “우리가 생각하는 용량에서는 안전하다는 결론을 내렸고, 그에 대한 근거도 마련했다”며, “앞으로는 대장암이나 위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효과를 검증하는 연구를 통해 어떤 환자에서 효과가 있을지 예측하는 시험이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약물에 대한 반응 정도 등을 객관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바이오 마커 스터디에 대한 대략적인 결과를 내년 말 완료하고 나면 기술이전에 대한 논의도 본격화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도 유럽과 중국 등에서 과제에 대한 많은 관심을 표하고 있는 상황.

 

임상2상 전기의 기술이전을 가장 적기로 내다보고 있다는 원 박사는 “올해에도 15개 회사와 다양한 논의를 진행했다. 제출된 논문을 근거로 세계적인 학회 및 비즈니스 미팅에 나서 더 많은 회사와 적극적인 논의가 진행하게 될 내년이 기술이전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했다.

 

사업단에 바란다

 

범부처전주기신약개발사업 과제로 지원하기 위한 연구개발계획서를 작성할 때 무척 어려움을 겪었다. 연구자 입장에서 하고자 하는 연구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과정을 계획해 나가는 부분이 필요하지만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협약을 하고 사업을 진행하면서 불편이 도움으로 바뀌었다. 미리 계획된 일정을 월단위로 관리받는 것이 실제 연구 진행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 체계적인 관리로 진행이 수월했던 것은 물론 생각을 정리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그러나 효율적인 연구 진행과 달리 연구 항목 변경이 너무 까다롭다. 중요한 연구 항목에 대한 변경과 같이 연구 진행에 직접적인 영향이 미치지 않는 부분에 대해서는 유연성이 더 발휘되면 좋겠다.

 

또하나 제안하고 싶은 것은 사업단이 개별 과제에 대해 전문성을 가지고 컨설팅을 해주는 것에 더 나아가 여러 과제를 진행하면서 쌓인 노하우를 공유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았으면 좋겠다. 공개가능 한 범위에서 과제 진행 중 어려운 일을 해결했다든지 한 사례를 공유하면 타 연구자들에게도 도움이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