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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제탐방] [엔지켐생명과학] ‘경구용’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개발

  • 2016.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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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구용’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개발

기존 치료제 대비 안전성, 투약 편의, 부작용 개선 등 글로벌 경쟁력 기대

 

 

암의 치료에 있어서 수술을 제외하고 전신치료인 항암제 치료나 국소치료인 방사선치료는 모두 골수에 영향을 주게 된다. 특히 항암제치료는 골수기능을 저하시키고 혈구세포들의 생성을 감소시키는데 이로 인해 호중구 역시 적게 생성되어 환자들은 호중구감소증을 겪게 된다. 또한, 항암제 투여로 인해 혈관내에 있는 호중구가 혈관 밖으로 과도하게 유출되기 때문에 혈액 중에 호중구가 고갈되는 현상이 더욱 유발된다. 이런 결과로 빚어지는 호중구의 감소는 감염에 취약하게 됨을 의미하므로 임상현장에서는 매우 중대한 문제로 간주되고 있다.

 

호중구감소증(CIN)이 발생할 경우 암환자들은 항암제 투여를 중단하고 호중구 수치가 정상으로 회복될 때까지 기다리거나 아니면 항암제의 용량을 감량해서라도 항암요법을 계속 하게 된다. 그러나 항암제 투여를 중단하거나 항암제 용량을 줄일 경우 그 만큼 항암 치료효과가 반감되는 것이 문제로 대두된다.

 

현재 임상현장에서는 항암화학요법시 나타나는 호중구 감소를 개선하기 위해 Hematopoietic growth factor인 G-CSF (Granulocyte colony-stimulating factor) 성분의 치료제들이 이미 상품화되어 있다. 그러나 G-CSF 제품들은 열을 수반하는 호중구감소증을 위주로 사용되고 있으며, 주사제이므로 환자들이 사용하기 불편하고 투여 후 많은 환자들이 뼈 통증을 호소할 정도로 부작용이 심하다. 대상 환자의 호중구감소증 발생률을 절반 정도 밖에 낮추지 못 할 정도로 약효가 미흡하며, 엉뚱하게도 암의 진행을 촉진하는 문제점을 갖고 있다.

 

 ■ 안전성부터 가격 경쟁력까지...기존 치료제 한계 극복 가능성

안전하며 동시에 효능이 확실하고 경제적인 가격의 경구용 치료제의 개발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는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연구가 국내에서 진행 중에 있다. ㈜엔지켐생명과학의 ‘항암 화학요법으로 유발되는 호중구감소증을 치료하는 경구용 신약 개발’이다. (재)범부처신약개발사업단의 지원을 받아 최근 임상 1상 연구를 미국과 한국에서 마쳤다.

 

본 연구책임자인 한용해 사장(사진)은 “호중구감소증은 거의 모든 항암제에서 나타나는 항암치료의 심각한 부작용이지만 현재 많은 한계를 가진 G-CSF 성분의 제품들이 대안 치료제가 없다는 이유로 임상현장에서 폭넓게 사용되고 있다”면서 기존의 한계를 넘어선 새로운 기전의 치료제 개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In vitro, In vivo 및 Pilot 임상연구를 통해 혈액 중의 호중구 수를 증가시키는 EC-18의 작용기전을 규명하였고 이를 호중구감소증 치료를 위한 경구용 신약으로 개발하는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한 사장은 EC-18의 차별적인 작용기전으로 높은 안전성, 호중구감소에 대한 효능, 경구용 제제, 경제적인 가격을 꼽았다. 안전성의 경우, ICH가이드라인이 허용하는 최대 용량인 2,000mg/kg으로 9개월간 반복투여 한 독성실험에서도 안전함을 확인하였다는 설명이다. 또한, “임상1상 시험 중 4,000mg까지 반복적으로 투여하여도 문제가 없을 정도로 인체에서의 안전성은 충분히 확인하였다”고 부연했다.

 

두 번째는 경구용 제제가 가지는 투약 편의성을 특장점으로 꼽았다. 이를 단순 편의성 개선으로만 볼 수는 없다는 설명이다. 그는 “G-CSF 제품들은 피하주사를 해야 하는 불편 뿐만 아니라 독성 염려 때문에 항암제 투여 후 24시간 지나야 주사할 수 있어 환자들은 병원에서 24시간을 기다리거나 집에 갔다가 다시 와야 하는 불편이 있다”면서 “EC-18은 복용하기 편리한 경구제이면서 부작용이 거의 없기 때문에 기존 치료제에 비해 복용 순응도가 개선되어 호중구감소증 치료 효과도 더 좋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항암요법에 의한 호중구 감소증에 대한 효능을 In vitro, In vivo 및 Pilot 임상을 통해 확인하였고, 현재 연간 10톤까지 자체 생산할 수 있는 GMP 규격의 제조 시설을 완비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경제적인 가격으로 환자에게 공급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저분자 합성신약이라 제조 원가가 매우 적게 든다”면서 “이에 기존 치료제에 비해 높은 가격 경쟁력으로 시장에 진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 임상 2상 진입 통한 글로벌 기술이전 목표

현재의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시장은 전체 시장의 약 90%가 G-CSF 제품으로 형성되어 있지만, G-CSF 제품들이 충족시키지 못하는 의료적 수요를 감안하면 미래의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시장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한 사장은 “한국과 미국에서의 임상 1상 연구가 성공적으로 마무리 되었다”라며, “1상 시험에서 확보된 안전성 및 PK 자료를 기반으로 미국 FDA와 임상2상시험을 위한 협의도 무난히 잘 마쳤기에 글로벌 임상 2상을 계획대로 수행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덧붙여 FDA와의 미팅에서 FDA측이 G-CSF가 갖는 암 촉진 문제에 대해 심각하게 거론하며 새로운 기전의 치료제인 EC-18의 개발을 큰 관심으로 지켜보겠다라고 한 발언에 크게 고무되고 있다고 했다. 이어 기술이전 계획에 대해서도 “국제 학회와 세계 규모의 전시회에 적극 참여하며 과제의 글로벌 경쟁력을 알리고 있으며 여러 회사들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다”면서 “임상 2상을 수행하며 EC-18의 차별성과 장점을 부각하는 데이터를 갖춰 큰 가치를 창출하는 글로벌 기술이전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고 말했다.

 

■ 사업단에 바란다

범부처신약개발사업단의 지원을 위한 평가 과정에서 혹독한 검증(평가)을 거치면서 연구자로서 생각지 못한 부분에 대한 많은 의견을 들을 수 있었고, 그 과정에서 더욱 내실 있는 연구를 진행할 수 있었다는 것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더 꼼꼼히 일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또한, 범부처 과제를 통해 얻어진 연구성과들로 인해 FDA는 물론 여러 제약사들로부터 인정을 받게 되어 큰 보람을 느낀다. 범부처신약개발사업단에 깊이 감사한다.

 

한 가지 부탁은 협약 변경의 요건이 좀 더 유연했으면 좋겠다. 엄격한 규정에 의해 여지가 많이 없다. 연구를 진행하다 보면 예상외의 연구결과들을 얻게 되고 연구계획서에 담긴 내용과 달리 협약 연구방향이 달라질 경우가 생긴다. 또한, 글로벌제약사들과 기술이전 논의 과정에서 연구수요가 새로이 발견되어 추가로 진행될 필요가 있는 연구항목이 있을 수 있다. 성공적인 과제 수행을 위해서는 애초에 예측하지 못 했던 부분에 대한 유연성이 좀 더 발휘될 수 있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