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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제탐방] [한국화학연구원] “혈압조절기전과 무관한 심부전 치료제 개발 도전”

  • 2016.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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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압조절기전과 무관한 심부전 치료제 개발 도전”

심부전 5년 생존율 50%...질환에 직접 관여하는 메커니즘의 신규 치료제 개발 필요

 

전 세계적으로 인구대비 심부전 환자의 비율은 1-2%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최근 Novartis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유럽인구의 2%가 심부전을 앓고 있으며, 70-80의 고령인구의 1/5은 심부전 환자라고 분석하고 있다. Datamonitor의 보고(2015년)에 따르면 진단된 만성 심부전 유병 환자 수는 대부분의 국가들에서 지속적으로 증가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는데, 실제로 고령인구의 증가, 관상동맥질환 후 생존률의 증가, 고혈압 및 환경요인에 의하여 심부전의 유병율은 증가 일로에 있으며, 미국, 영국, 중국 등 3개 지역에서는 10만 명당 100-200명의 새로운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

 

지속적인 유병율의 증가뿐만이 아니라, 빈번한 재입원율과 개선되지 않고 있는 높은 사망률로 인해, 환자들 생활의 질이나 의료비 부담은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실제로 심부전으로 인한 사망률은 입원 환자의 4-7%, 진단 후 30일, 1년, 5년 후 각각 10%, 20%, 50%에 이를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다.

 

아울러 심부전에 소모되는 비용 중 장기간의 입원에 의한 의료비용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조사되었으며, 전체 의료비용 중 약 10%가 심부전 치료제 시장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 보건산업기술이전센터에서 공개한 심부전증 치료제 시장 분석결과 (2014년)에 따르면, 국내 심부전증 치료제 시장 또한 2012년 1조 8,000억원 규모에서 2014년 2조 1,386억원으로 지속적인 성장을 보였으며, 미국, 일본, 유럽 등 글로벌 의료시장에서 심부전 치료제 시장은 2007년 180억불에서 2017년 300억불로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고혈압 치료제로 대신하고 있는 치료 한계

현재 심부전 치료제 대부분은 심부전의 원인 혹은 기저질환인 고혈압, 동맥경화, 당뇨 치료제들 (Statins, ACE 억제제, angiotensin 수용체 길항제, insulin sensitizer 등)을 이용한 병용치료법이 상용되고 있으나, 이들 치료제들은 부정맥, 혈압강하, 마른기침 등 많은 단점들이 보고되고 있다. 또한, 기존 심부전 치료제들의 대부분은 혈압강하 작용이 있어 혈압이 낮은 심부전 환자의 경우 치료효과를 극대화 하기 위한 고용량 처방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사업단의 지원을 받아 ‘GRK5 조절에 의한 심부전 치료제 후보물질 개발’에 나선 한국화학연구원 이병호 박사는 “혈압이 낮은 심부저 환자 또는 HFpEF 심부전 환자와 같이 특히 심부전 징후로 인해 치료제 혜택에서 소외되어 있는 환자 집단을 대상으로 하는 새로운 신약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일반적인 심부전인 heart failure with reduced ejection fraction(HFrEF) 심부전은 심장의 수축 기능이 감소되어 나타나는 증상인 반면에 heart failure with preserved ejection fraction (HFpEF) 심부전은 심장의 수축 기능은 정상에 가깝지만 심근비대, collagen 축적, ventricular stiffness, cardiac remodeling 등으로 인하여 심실내로 혈액이 충분히 충만하지 못하여 발생하게 되는 심부전이다.

 

그는 “심부전으로 인한 병리상태를 정상 수준으로 돌릴 수 있는 이상적인 치료제의 부재로 인해 아직도 심부전 환자의 5년 생존율이 50% 정도 밖에 되지 않는 심각한 상황”이라며, “생존율을 향상시키는 고효능의 심부전 치료제 개발은 여전히 높은 의학적 수요가 있는 분야”라고 꼽았다. 아울러 “현재 기전질환 치료에 기반한 표준요법이 심부전 치료에 일정부분 기여하고 있으나, 보다 실질적이 심부전 치료를 위해서는 심부전 병태생리에 직접적으로 관여하는 메커니즘에 기반한 신규 치료제가 절실히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혈압, Non ATP-competitive”

GRK5는 심부전 치료제 관련 first-in-class의 타겟이다. 본 과제의 주요 경쟁력은 혈압조절기전과 무관한 작용기전을 가졌다는 것과 non ATP-competitive라는 것이다. 이 박사는 “GRK5 타겟은 어떠한 혈압과 관련된 기전과도 연결이 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혈압과는 무관한 새로운 메커니즘 기반의 심부전 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실제로 conscious rat 실험에서 F3-2는 혈압에 어떠한 영향도 미치지 않았다.

 

또한 그는 “GRK5는 상대적으로 심장 및 폐에 높게 분포하고 있고, 특히 심부전 환자의 심근에 과발현되어 있기 때문에, 심부전 환자의 심장 및 폐만을 주 타겟으로 할 수 있어서, 신약개발 과정에서 볼 때 부작용 측면에서도 보다 유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따라서 GRK5의 저해를 목적으로 하는 치료제의 개발은 저혈압을 가진 만성심부전 환자의 2기 혹은 3기에 투여함으로써 심장비대를 예방하고 심기능을 유지시킬 수 있을 것은 물론, 기존에 처방되고 있는 고혈압 치료 기반 약물 (Beta blocker, ACE inhibitor, Adenosine A1 receptor antagonist 등)들의 혈압 강하 부작용으로 인하여, 충분한 치료용량 확보에 한계가 있는 저혈압 심부전 환자군을 대상으로, GRK5 저해제를 병용투여 함으로써 기존 치료제들의 한계를 극복하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측이다.

 

그는 “GRK5가 심부전 병인기전에 핵심적으로 관여함이 밝혀지고, 심부전 치료제의 새로운 first-in-class 타겟으로 인지됨으로서, 학계와 산업계에 높은 관심을 받고 있는 상황이지만, 현재까지 글로벌 신약개발은 biological test 단계에 머물러 있는 상황”이라며, “GRK5 저해 유효/선도물질을 기반으로 한 심부전 치료 후보물질의 선도적 개발은 심혈관질환을 대상으로 하는 글로벌 first-in-class 신약으로의 높은 성공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고 자신했다.

 

이 박사는 현재 확보하고 있는 선도물질 보다 분자량이 작은 유도체 중심의 합성 및 Permeability를 개선할 수 있는 유도체 중심의 합성 등의 최적화 과정을 거쳐 혈압 에 영향을 미치지 않으면서 독성 및 PK profile이 우수한 후보물질 도출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타겟 시장, 연간 1000억원 이상 기대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현재 심부전 치료제로 처방되고 있는 고혈압치료제 기반의 표준적 약물요법은 혈압이 떨어지는 부작용으로 인하여, 치료효과 증대 목적의 고용량 처방이 어려운 한계가 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직접적 심부전 저해 메커니즘 기반의 GRK5 억제제가 새로운 신약으로 개발된다면, 신규시장의 개척 및 기존시장의 대체를 통하여 연간 1,000억원 이상의 가치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실제로 2010년 GlobalData 12월의 분석 자료를 보면 현재 치료제로 사용되는 기저질환 치료제 약물들 대부분이 안전성과 약효능이 낮은 문제점을 가지고 있으며, 향후 심근비대의 직접적 메커니즘을 포함한 효율적으로 심기능을 보전할 수 있는 새로운 메커니즘 기반의 신약의 시장점유율이 매우 높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 박사는 “GRK5 억제제는 심부전 병인기전에 직접 관여하는 새로운 신규 타겟을 대상으로 하는 약물이기 때문에, 기존 심부전 치료제가 가지는 한계를 극복, 보완함으로써 단독투여 혹은 병용투여를 통해 기존 치료제보다 사망률을 낮추고 장기 생존률을 개선할 수 있는 새로운 시도가 될 수 있다”며, “기술이전 또는 비임상시험 진입이 가능한 신약후보물질 도출이 성공적으로 진행되면 1단계로 국내 파트너링을 통한 좁은 의미의 국내 라이센싱 아웃을 시도하고, 2단계로 해외 CRO를 적극 활용하여 해외 라이센싱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업단에 바란다.

과제를 시작한 지 3개월 정도가 지난 시점이라 전반적인 의견은 말하기 어려울 것 같고 한가지 제안은 초기단계 과제들의 경우 선정 평가에 있어 조금 더 유연한 평가를 진행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해 주면 좋겠다.

 

그리고 한 사업에서 지원하고 있는 과제를 다 모아서 볼 수 있는 기회는 흔치 않은 일이다. 그 정도의 사업 규모는 없었던 것 같다. 사업 초기부터 꾸준히 진행해 온 것으로 아는데 지난 11월에 열린 R&D 행사와 같은 자리가 지속적으로 마련되면 좋겠다. 연구원에서도 실제 과제 담당자 뿐 아니라 관심 있는 여러 사람이 참석해서 보았다. 엄격하게 선발된 과제들을 한 자리에서 보는 것 자체로 꽤 괜찮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