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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_곽재원] “바이오 생태계...보호막이 아닌 치열한 싸움터 돼야”
운영자 2017-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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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 생태계...보호막이 아닌 치열한 싸움터 돼야”

- 곽재원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객원교수 / 바이오특별위원회 민간위원 -

 대담 : 김태억 범부처신약개발사업단 사업본부장(CBO)

 

 

 

 

▲ 곽재원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객원교수 / 바이오특별위원회 민간위원

 

 

 

Q : 간단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A : 저는 중앙일보의 산업부, 정보과학부 기자를 거쳐 과학기술 대기자를 지냈으며, 일본 도쿄 특파원 시절, 과학기술산업정책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이를 기반으로 경기과학기술진흥원 원장, 서울공대 객원 교수를 거치면서 과학기술 정책을 산업정책으로, 이를 경제정책과 국가 경쟁력으로 연결되도록 그 시퀀스(Sequence)를 정립하는 것을 저의 가장 중요한 과제로 삼아왔습니다. 그간 정부에 많은 자문도 해왔습니다. 정부로서는 정책을 어떻게 펼칠 것인가가 중요하지만 정책을 제대로 알리는 것 또한 중요하기에 미디어 소양이 있는 사람이 자문기구에는 필요하다고 생각하겠지요. 제가 바이오 특별위원회의 민간위원으로 참여하게 된 배경중의 하나가 아닐까 싶습니다.

 

 

Q : 부처별로 분산된 바이오 정책을 종합?조정하고, 전략적인 관점에서 바이오 R&D의 기획, 투자, 사업화 연계를 지원하고자 설치된 우리나라의 바이오 컨트롤타워 ‘바이오 특별위원회’의 민간위원으로서 ‘바이오 특별위원회’의 역할 및 기능, 핵심 아젠다, 목표 등 전반적인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A : 총리실 산하에 있으며 예산을 컨트롤하는 국가과학기술심의회에 바이오 분과가 있습니다. 실제, 다른 분과에 비해 큰 주목을 받고 있지 못합니다. 이를 어떻게 활성화 시킬 것인지에 대한 정부의 고민 결과, 바이오 정책을 범부처 차원에서 종합·조정해 추진할 필요성이 있다는 판단 하에 관련 부처 의견수렴 및 국과심 의결을 통해 산하에 바이오 특별위원회를 신설했습니다. 바이오 특위는 범부처에 난립한 정책을 하나로 수렴하고, 바이오 R&D가 전략적 관점에서 기획, 투자, 사업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지원하며 R&D 중복과제를 정리하는 등의 역할을 합니다.

 

바이오 컨트롤 타워로서 국가 정책 아젠다를 만드는 등의 매크로한 역할을 특위가 수행한다면 범부처신약개발사업단의 경우, 정부 정책을 실행하는 마이크로한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바이오특별위원회와 범부처신약개발사업단은 자동차의 앞바퀴 뒷바퀴처럼 양대 축과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Q : 말씀해 주신대로 바이오 특위는 R&D, 산업, 경제 정책을 아우르는 역할을 하지만 실제 공개된 안건을 살펴보면 산업정책에 대한 부분이 부족하다고 봅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A : 맞습니다. 바이오 특별 위원회는 2016년 3월 신설 이후 올 9월까지 총 6회 개최되었습니다. 특위가 낸 안건을 과기정통부 장관이 바이오 전략으로 이끌어 범부처적으로 나아가게끔 하는 것을 목표로 하지만 실제 컨트롤타워가 할 수 있는 것은 공감대를 가지고 아이디어를 만들어 내는 것에 그치고 있습니다. 따라서 특위를 만들어 컨트롤타워 역할을 부여한다면 미국의 선례를 벤치마킹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범부처 사업은 대통령이 직접 챙겨야 합니다. 미국의 경우, 나노 테크놀로지 이니셔티브처럼 ‘이니셔티브’라는 이름을 붙여, 대통령이 컨트롤을 합니다. 바이오도 좀 더 힘을 얻기 위해서는 대통령이 이니셔티브를 잡아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그렇게 되지 않고 있는 실정입니다.

 

 

Q : 정권이 바뀔 때 마다 지식경제, 창조경제 등의 정책 기조에 따라 다양한 특위가 생겼다가 사라집니다. 미국의 경우, 예를 들어 국가 과학기술정책을 평가하는 기구를 의회 밑에 둬서 꾸준하면서도 효율적으로 운영한다고 들었습니다. 특위에서 하는 일을 관리, 평가하는 것을 포함하여 미국처럼 정부의 사업을 꾸준히 효율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길이 있을까요?

A : 비슷한 이유로 현재 국회의 모의원이 법안을 발의하여 입법화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공청회를 열어 (가칭) 기술평가국(OTA)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다만 여기에는 몇 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미국은 예산권을 의회가 가지고 있습니다. 한국은 의회가 예산권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과연 새 기구가 제대로 운영 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있습니다. 또 한 가지는 의회가 이 기구를 운영할 경우 감사원, 과학기술혁신본부(정부 R&D정책 주관), 국가과학기술연구회(25개 이공계 정부 출연연구기관 관리)등이 존재하므로 옥상옥이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따라서 매우 신중히 접근해야 합니다. 실제 미국도 OTA를 95년도에 없앴고 이후 행정처로 넘어갔습니다. 대신 독일은 이를 벤치마킹하여 의회 중심이지만 중립성을 높이기 위해 운영권을 아헨공대에 줬습니다. 독일의 모델이 우리에게 좋은 선례가 될 수도 있다고 봅니다.

 

덧붙여 국가적 아젠다에 대한 정권 연속성에 대한 질문에 답변하자면 대통령이 새로이 선출되면 정권이 바뀌는 것이지 정부가 바뀌는 것은 아닙니다. 즉, 네이밍과 악센트가 달라지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미국도 마찬가지입니다. 에너지 문제에 관해서 부시 정권이 2030년까지 수소경제학을 강조했고, 오바마는 이를 그린뉴딜이라고 했습니다. 반면 트럼프 같은 경우 기후협약을 탈퇴하기도 했습니다. 우리는 그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아시다시피 바이오 산업 육성이라든지, 범부처전주기신약개발사업의 경우도 9년 프로젝트로서 정부가 바뀌어도 계속 유지되고 있지 않습니까. 따라서 정부가 바뀔 때마다 정부를 둘러싸고 있는 기관들이 오피니언을 모아서 이를 정부에 제대로, 잘 전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봅니다. 덧붙이자면 정권의 자세도 매우 중요합니다. 정권이 바이오에 대해 잘 알고 있고, 이를 중시하는 소양이 필요한 것 또한 사실입니다.

 

 

Q : 우리나라 바이오산업은 태동기를 거쳐 성장기를 맞는 과도기에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바이오산업에 대해 오버뷰(Overview)를 해주실 수 있으신지요?

A : 엊그제 미국 뉴스에서 제약산업을 포함한 의료사업 전체를 수직 통합하여 구조재편을 한다는 보도가 있었습니다. 미국은 바이오 분야의 힘을 가지고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새로운 전략을 펼치고 있습니다. 그런가하면 일본은 제약회사들이 그동안 벌어놓은 수익금을 기반으로 해외 M&A를 적극 추진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자신이 생긴 것입니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의 경우 90년대 의료분업 이후 제약 산업이 새로운 변곡점을 맞이하며 제약회사가 크게 2가지로 구분되어 성장하고 있습니다. 한 쪽은 퀵(Quick)-윈(Win) 패스트(Fast)-패일(Fail) 전략을 펼치고, 다른 한쪽은 장기적 관점으로 R&D에 투자를 합니다. 전자는 수익을 창출해 성숙됐고 후자는 세계적으로 진출하는 역량을 갖춰가는 시점이 됐습니다. 따라서 제네릭, 바이오시밀러 부문의 성공 단계를 뛰어넘는 성과를 내기 위한 노력이 더욱 필요한 때라고 봅니다. 다시 강조드리지만 현재 우리는 90년대 이후 제2의 변곡점에 있습니다. 즉 한국의 바이오와 제약의 성패가 달린 기로에 서있는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 김태억 범부처신약개발사업단 사업본부장(CBO) 

 

 

Q : 제약 산업의 본 무대는 글로벌 시장이며 이를 향한 진출은 필연적인 방향이긴 하지만 실제 국내 기업의 경우 규모가 작고 R&D 역량과 기초 원천기술이 상대적으로 낮다보니 현재 우리가 가진 역량에 대한 자문을 하게 됩니다.

A : 이는 규모의 경제를 지향하는지 범위의 경제를 지향하는지에 따라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규모, 크기 측면에서 보는 것이 아니라 생태계 측면에서 보는 것이 옳다고 봅니다. 실제로 바이오 분야의 투자가 엄청나게 이뤄졌습니다. 그 예로 대학을 살펴보면 서울대의 경우 의대, 약대, 농대, 공과대 등 서울대 전체 역량의 60%가 바이오 분야에 속해있습니다. 모든 대학이 거의 동일한 구조입니다. 한국 전체가 바이오에 대한 역량을 많이 쌓고 있기 때문에 좋은 생태계를 갖추는 것이 중요합니다. 실제 판교를 보더라도 R&D형 스타트업이 많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여기에 생산까지 겸하는 중기벤처와 세계적으로 나아가는 대기업까지 같이 어울리고 뭉쳐서 생태계를 만들면 글로벌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는 것은 결코 어렵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Q : 생태계라는 것이 정의하는 사람마다 다르다고 봅니다. 제 경우는 기술, 사람, 자본, 지식과 정보의 환류체계를 생태계를 구성하는 4대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교수님이 보시기에 생태계 부문에서 우리나라에서 가장 취약한 분야는 어디이며, 보완을 위해서는 어떠한 정책 이니셔티브와 기타 노력 등이 필요하다고 보십니까?

A : 기술, 사람 등은 부족하지 않고 생각합니다. 자본은 국가 전략을 통해 집중적으로 구축할 수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제도라고 봅니다. 특히 바이오 분야는 규제완화가 없으면 상당히 어렵습니다. 사업단의 주특기는 산업플랫폼이지 않습니까. 플랫폼을 만들어놓고 단계를 넘어가게 할 때, 어떻게 제도 및 규제를 풀어주느냐가 굉장히 큰 과제입니다. 플랫폼 이코노미로 갈 때의 가장 중요한 요소인 규제완화가 어려운 상황이다 보니 잘못하면 생태계 스스로가 규제를 먹고 살게 됩니다.

 

오히려 생태계라는 것은 어떤 의미에서는 보호막이 아닌 치열한 싸움터가 되어야 합니다. 적자생존, 약육강식을 잘못 이해해서 보호막을 친다고 생각하는데. 보다 정확한 의미에서는 살벌하게 싸우는 가운데 살 만한 사람들이 모여서 공존할 수 있는 하나의 시스템을 만들자는 것입니다. 이때 정부는 제도를 벗어나야 합니다. 이와 동시에 정부가 반드시 해야 할 일, 민간이 반드시 해야 할 일, 정부가 반드시 하지 말아야 할 일은 필히 구분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Q : 규제에도 여러 가지 분야가 있습니다. 사업단을 예로 들면 국가연구개발사업 규정이라는 것이 있는데 이는 제약 분야, 바이오 분야에 특정된 것이 아닌 모든 기술을 포괄하는 최상위 규정입니다. 해당 규정을 따르다 보면 치열한 적자생존, 약육강식의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고 봅니다. 이와 관련하여 의견을 주시겠습니까?

A : 국가연구개발사업은 1/N 사업이다 보니 될 만한 데를 한쪽으로 밀어주지 않고 전체적으로 동일하게 지원하는 구조입니다. 답변에 앞서 먼저 말씀드리고 싶은 부분은 일단 중소기업, 벤처기업의 전략은 생계형과 미래를 담보할 수 있는 기술 중심형으로 구분된다는 것입니다. 생계형들은 국가가 나서서 유지시켜줘야 합니다. 죽지 않도록 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기술 중심형 기업의 경우는 국가가 제대로 선발하여 집중 육성해야 합니다. 따라서 플랫폼에 올려 앉힐 때, 엄선할 필요가 있습니다. 인력풀을 조성하여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틀을 만들어 선별한 후, 장기적으로 지원해야 합니다.

 

 

Q : 글로벌 신약개발을 위한 국가 R&D 지원 정책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출범 6년을 맞이한 범부처전주기신약개발사업에 대한 평가를 해주겠습니까? 더불어 향후, 사업단이 나아가야 할 바람직한 지원 방향에 대한 제언을 듣고 싶습니다.

A : 사업단이 R&D 지원을 위해 연구 단계를 선도물질, 후보물질, 전임상 및 임상 연구개발까지 폭넓게 설정하고, 지원 대상 즉, 주관연구기관을 국내 기업, 바이오벤처, 대학, 정부출연연, 국공립 연구소 등으로 둔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합니다. 특히 임상개발단계의 경우, 대상 기관을 기업과 바이오벤처로 제한한 것은 매우 좋은 기준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를 꾸준히 밀고 나가기 바랍니다.

 

왜냐하면 다시 이야기의 원점으로 돌아가서 정부의 R&D 전략을 살펴보면 과기정통부는 주로 입구 전략를 취합니다. R&D를 지원하고 기술적으로 성공했는가, 실패했는가 즉, 성공 기준을 기술적 목표로 두기 때문에 대개 성공이라는 결과를 낳지만 이는 ‘시장화’와 별개입니다. 따라서 R&D 지원에는 입구 전략과 출구 전략이 동시에 필요합니다. 사업단의 경우 연구개발이 아닌 기술개발로 사업화시키는데 더욱 중점을 두어, 죽음의 계곡(데스밸리)을 넘어 온 결과물이 다윈의 바다를 넘어 시장으로 나아갈 수 있게 도와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출구전략이 필요합니다.

 

따라서 임상개발단계의 지원을 기업, 바이오벤처에 제한하는 규정을 좀 더 다듬어서 이를 사업단의 출구전략과 연결시킬 수 있도록 성공사례를 빨리 그리고 많이 만들어가야 합니다. 즉 사업화 성과인 출구 부분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특성화, 전문화 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사업단이 만들어진지 이미 6년이 됐지만 사실 이제부터가 또 다른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올해를 4차 산업혁명의 원년으로 봤을 때, 이는 향후 사업단의 나아갈 길과 맞물린다고 봅니다. 새 정부 출범이후, 다시 한 번 신약개발 부문의 전략을 다듬어야 하는 때인 동시에 사업단의 산업 플랫폼이 주목을 받는 현 시점이야 말로 새로운 도약을 위한 적기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 곽재원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객원교수 / 바이오특별위원회 민간위원

 

 

Q : 이 외에도 다양한 주제 및 범위에서 제언의 말씀을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A : 끝으로 한 가지 당부의 말씀을 드리자면, R&D 지원 부문에 AI 치료제, 구제역 치료제, 백신 등 이른바 사회적 기술에 대한 영역도 포함할 것을 제안 드리고 싶습니다. 이 분야는 개발 과정에서 돈과 시간이 많이 소요됨에도 불구하고 시장 형성이 어렵습니다. 따라서 해당 분야를 사업단의 지원 분야로 포함시켜 진행한다면 나중에 적정 기술화를 통한 제3세계 도입 등 글로벌 이슈, 글로벌 과제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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